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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민 / 카지노의 운명, 승리와 패배

김종근

카지노의 운명, 승리와 패배


김종근(미술평론가)


뉴욕타임즈의 기자가 미라지 리조트 그룹의 스티브 윈 회장에게 카지노에서 돈 따는 방법을 물었다 그는 대답했다. “카지노를 차리십시오.”

카지노의 칩과 주사위를 집요하게 그려내는 작가 두민, 그의 본명은 도성민이다. 오래전 사실주의 그룹인 목우회에서 활동하던 대구 출신의 작가 도팔양 화백의 아들이기도 하다. 또한 숲 그림으로 유명한 도성욱 작가의 친 동생이기도 하다.
그는 다른 사람처럼 이름을 바꾼 이유에 대해 형의 유명세가 부담되어 예명을 쓰고 있다고 했다.
우리에게 두민의 작업은 그 테마에서 매우 흥미롭다. 그림이 될 것 같지 않은 소재이기 때문이다. 그는 카지노에서 쓰는 칩과 주사위를 일관된 작품의 모티브로 하고 있다. 왜 카지노의 칩과 주사위에 그는 예술적 인생을 걸은 것일까?
그는 이 물음에 “고민하던 순간 누군가 말하더군요.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왜 스스로 작가가 되기로 결정을 이미 내려놓고 고민하느냐며 말이죠. 결국 작가의 길을 선택했고 지금 행복하게 그림을 그리고 있다.” 고 대답했다. 그가 이 오브제를 선택한 이유이다.
주사위를 던지느냐 던지지 않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듯이 인생에서 부닥치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과, 그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인생에 깊은 흥미를 보이고 있다.
그 배경은 당연히 카지노 이다. 알다시피 카지노는 라틴어의 카지노는 ‘작은 집’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카자(casa)에서 유래한 말로 르네상스 시대 귀족들의 무도장을 겸한 도박장이었다. 유럽에서 시작된 카지노는 독일에서 세계 최초로 베팅을 위한 칩이 사용 될 정도 이었다. 이미 카지노에는 도박이라는 사행성 욕심이 내재되어 있다.

아마도 두민에게 카지노 칩의 선택은 인생만큼 중요한 결정의 “순간“이다. 작업실이 없어, 10년 넘게 미술학원 강사로 일했던 그는 안정된 삶을 살고 싶기도 했었지만 , 동시에 작가가 되고 싶은 욕망을 접을 수 없어 그 일을 버리고 화가의 길을 선택한다.
두민에게 이 결정은 바로 도박이었다. 그것은 프란시스 베이컨이 인생이 도박이듯이 예술도 도박이라고 하며 카지노에 수없이 드나들었던 그의 카지노 상습출입의 행적과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 작가는 인간의 그칠 줄 모르는 욕심을 이야기 하면서 카지노의 도박이 만들어 내는 시추에이션의 양면성을 노출 시킨다.
그 철저한 두 얼굴의 양면성은 리얼하게 클로즈 업 된 빨간 주사위와 검은 칩의 극명한 대조에서 정점에 달하고 있다.
2003년 추계예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두민은, 네온사인, 쇼윈도의 구두, 포크와 나이프 등에서 “현대인의 욕망을 상징하는 사물들을 재현” 하는 작업으로 인간의 본능적 욕구에 관심을 보여 왔다.
그러다 2007년, 두민은 인간의 욕망과 인생의 두 얼굴에 대한 스토리를 상징하는 카지노 칩과 주사위 그림으로 이름을 얻기 시작했다.
그가 첫 개인전에서 큰 호응을 받은 이유는 무엇보다, 칩과 주사위 시리즈에서도 작가는 인간의 욕망이라는 감정선을 쿨하고 리얼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동시에 카지노 게임이라는 상황이 만들어 내는 도박적인 두 얼굴 때문이다.
도박은 돈을 놓고 승부를 기다리는 하나의 게임이다.
물론 작가는 도박판에서 사람들이 돈 또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고민 끝에 결정하고 주사위를 던지는 형식으로 하나의 오브제에 불과하지만 주사위는 그 대상을 얻고자 하는 욕심을 상징하는 매개체이다.
그는 이 주사위와 칩이라는 오브제를 실재 주사위 재질과 같은 플라스틱 성질의 레진(resin)을 올려 시각적 감각적 리얼리티를 획득하고자 한다.
얼핏 보면 너무나 잘 그려 사진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그의 작품의 이런 특징은 사진을 보고 그대로 똑같이 그리는 포토리얼리즘 작업 스타일로 비쳐지기도 했다.
칩과 주사위로 요약되는 인생의 두 얼굴의 장면 속에는 던져진 주사위가 공중에 떠 있기도 하며 주인을 기다리는 칩들이 무더기로 쌓여있다.
여기서 작가는 철저히 배경을 생략하고 기타의 다른 요소들을 제거하고 카지노 칩과 주사위만을 정밀하게 클로즈 업 한다.

이런 그의 근작들은 마치 카지노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리얼하다. 그러나 이 그림들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카지노의 칩과 주사위들이다.
즉 그는 카지노를 하는 사람들에 관심이 아니라 카지노에 필요한 오브제로서 주사위와 칩에 대한 관심이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는 상징하는 가장 적절한 오브제인 것이다.
인간이 피하기 어려운 원초적인 욕망, 어쩌면 그런 부질없는 인간의 기회주의적인 욕망에 관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는 주사위 이전에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욕망을 보다 사실적으로 드러내려 노력했다. 이후에는 포크나 쇼 윈도우에 진열된 명품으로서의 하이힐은 그러한 인간의 식탐과 소유욕을 상징적으로 표시해준다.
또한 비 내리는 도시의 아스팔트 길 바닥에 비쳐진 화려하고 유혹적인 네온 간판도 현대인이 뿌리 칠 수 없는 은밀하고 내밀한 욕망을 그대로 드러내는 도구로 쓰인다.
과연 그는 그러한 부정적인 것을 노출시키고 드러내는데 흥미가 있는 것일까 ? 그는 그러한 획일화 된 시선을 뒤집어 보거나 비틀어 본다. 부정적인 네온 간판을 그는 아름다운 풍경의 반영으로 본다든가. 카지노의 칩을 그려내는 이유 중 하나도 그것이 인간의 사악한 욕심이 기는 하지만 그것 자체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그의 철학을 구성하는 그림에서 그것을 유지하는 작품에 컴포지션 즉 구성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의 작품들은 보통 하나의 작품이 완결 된 형식을 취하기도 하지만 어떤 작품들은 두 작품이 하나의 시리즈로 연결되어 완결성과 조화를 이룬다.

즉 블랙과 화이트, 좌우대칭, 상하의 균형과 구성 등 절묘하게 그 모든 것이 완벽한 형태와 대비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바닥도 유리처럼 추정되는데, 사물이 비춰지는 모습을 정밀하게 표현한다. 타이틀 제목도 라고 지어진 것처럼 아마도 이것은 모든 행복과 불행 ,승리와 패배가 양면성을 가진 것으로 똑 같은 무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언제나 잊지 말라는 뜻이다.



이것 또한 작가의 철학일 것이다
마치 보석같이 표현 된 화폭의 주사위와 칩은 이런 형상의 작품들을 통해 인간의 행운에 대한 갈망과 돈에 욕망을 적나라하게 제시한다.
하지만 그가 단순히 욕망을 표현하는 데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작업에서 그는 인간의 욕망을 그려냄과 동시에 그 욕망을 실현하라는 행복의 메시지를 아울러 담기 시작했다.
그는 여기서 완성된 그림이 주는 성취감과 카타르시스를 말하고 있다
두민은 사실 카지노 게임에 대한 흥미보다 이들이 소유하기를 강렬하게 갈망하는 돈의 대체 오브제로서 대상인 칩과, 행운을 얻기 위한 매개체인 주사위에 매달리고 있는 인간의 초라한 연약함에도 주의를 기울인다.
두민은 이제 승리와 패배, 그리고 그 인간적인 본능이 벌어지는 카지노 게임의 칩과 주사위. 그리고 그 인간 본연의 진실 , '행운의 두 얼굴'을 뜻하는 'Fortune Janus'전을 통해 대한 인간의 욕망에 대한 표현에 집중 해왔다.
이제 그는 자신이 느낀 감정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만을 위한 작품이 아니라 관람객과 함께 공유하면서 행복을 꿈꿀 수 있는 작품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어느 정도 돈을 얻었고 돈 따는 방법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그는 우리와 그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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