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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 그림은 내게 술을 만드는 일이다

김종근

김종근 (이하 김): 어떻게 <범죄와의 전쟁> 과<러브 픽션>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 등 바쁘시지요?

하정우 : 네, 시사회와 광고 촬영등 좀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어요. 영화 개봉이 늦어져 한달 간격으로 개봉하게 됩니다.

김: 그렇게 바쁘신데 언제 어떻게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 그림을 원래부터 좋아했는지 참 궁금해요.

하정우 : 시간을 잘 조절해요, 촬영 후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작업공간에서 그림을 그리지요. 아버지 (탈렌트 김용건)께서 그림 컬렉션 하시는 것을 많이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그림에 대해서 친근감이 형성 되었던 것 같아요.
문뜩, 어느날 대학을 졸업하고, 누구나 다 사회에 처음 나왔을 때에 처럼 어떤 미래에 대해서도 불안하고,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그 때 쯤 뭔가 집중하고 쏟을 수 있는 뭔가가 있을 까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때가 스물 일곱 살 이었던 것 같습니다. 2004년도 이지요.

김 : 그림에 대한 어느 정도 이해가 있었군요, 계기는 뭐 현실에 대한 불안, 자기 진로에 대한 불투명성 그런것 들이었나 ?

하정우 :네,네. 그러니깐 뭔가 당장 나가서 할 수 있을 것만 같았고, 당장 뭔가 에너지가 넘쳐나는데, 이게 뭐 당장 배우로서 작품을 할 수 없었던 여건이었고, 그것이 운동이나 술로 풀 수 있는 문제들도 아니고, 그랬을 때에 막연하게 그림을 한 번 그려 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때에 처음으로, 아주, 굉장히 오랜만에 스케치 북에다가 그림을 그렸는데, 더 이상 진도가 안 나가더 라고요. 그러다가 우연히 화가이자 쥴리앙 슈나벨이 만든 영화에서 <바스키아> 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어요.

김; 화집이 아니라 영화에서 먼저 보았군요 금세기 뛰어난 낙서화가라 불리는 작가이지요.

하정우 :예에.. 그러면서 접근하는 것이 아아, 저 사람이 저런 그림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어떤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아요.
아 나도 뭔가를 그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고정관념에 휩싸여서 그림이라는게, 어떤 꼭 이게 꼭 사실과 같아야 할 필요는 없는 거구나 라는 생각도 갖게 되고 저에게는 충격적인 영화였던 것 같아요. 아 그럼 내가 내 스타일대로 물고기를 그리고, 나무를 그리고 꽃을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컬러를 쓰면서 그려야겠다 생각하면서 그때부터 그림에 불이 붙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다른 작가의 화집도 많이 보고.

김: 그래서 작품속에 바스키아나 잭슨 폴록 같은 강렬한 인상과 영향이 종종 보이는 군요.

하정우 : 그러면서 그림에 집중하는게 너무너무 즐거웠어요. 감정이 업되고 그 시간 만큼 기분 좋은 두통이 일으켜 질 만큼 그러면서 제 연기에 변화가 생겼던 것 같아요.

김: 그래요? 그림이 영화에 어떠한 감정과 변화를 주던가요?

하정우 : 네, 그러니깐 뭔가를 고상한 척 하지 않고, 포장하지 않고 내 식대로 이것이 나을 거라면 이것도 진정성이 있을 것이다. 라는 어떤 표현에 있어서 거침 없는 것들이 생겨나게 되었어요. 남들이 보았을 때에는 내가 그린 자동차와 나무가 볼품이 없다고 하겠지만, 난 최선을 다해 내가 경험하고 느껴왔던 모든 것들, 내 몸 안의 세포가 기억하고 있는 모든 것들을 나는 표현해 낸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 안에 있는 것에 대해 확신을 느꼈어요. 그러면서 제 연기에도 그런 자신감이 붙고, 그러면서 영화를 찍어 나가게 되고, 그런 시기적으로도 또 맞물렸지요.


김: 그림이 어떤 한 배우의 캐릭터라던가 뭐 어떤 정신적인 에너지가 되었던 것인가요?

하정우: 네. 그 때부터 어떤 전시나 미술이나 화가에 대해서 심층적으로(웃음)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던, 공부라기 보다는, 연기 외에 뭔가 자양분이 될 수 있는, 취미가 굉장히 깊어졌던 것 같아요.

김: 따로 그림을 누구한테 배우거나 그러지는 않았고요? 집에 보니까 화집과 화가들에 대한 책이 많던데 혹시 어떤 작가들을 좋아 하나요?

하정우 :네, 그러지는 않았어요. 화집이나 미술책을 보고 그러면서 작가들에 대한 취향이 다양해요, 에드워드 호퍼, 베르나르 뷔페, 잭슨폴록, 마티스도 좋아하고요.

김: 그림이 인간에게 하나의 카타르시스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하나의 어떤 자양분이 될 수도 있는데, 하정우의 씨경우에 어떤가요?

하정우 : 저는 거실에 다 펼쳐 놓고요, 네, 거실에 그냥 그림만 볼 수 있는 공간을 다 마련해가지고 거기서 항상 흰 캔버스를 준비해놓고, 항상 생각 날 때마다, 시간 날 때마다 땡길때 마다 해요. 그림은 나에게 있어서 무엇이다. 저는 뭐... 아직은 연기도... 나에게 있어서 연기란 무엇이다 라고 말해본 적이 없어서..... (웃음) 잘 모르겠고...
그리는 일이 그냥 너무 너무 재미있는 일임은 분명하고, 이제는 이건 손에서 뗄 수 없는 일이구나. 또한 더 하면 할수록 깊어져 가고.

김: 하정우에게 영화와 그림은 무엇일까요? 어느 때 그림에 대한 영감을 받는지

하정우 : 나에게 물려받은 달란트가 쌀이라고 가정을 한다면, 영화는 쌀로 그 밥을 짓는 것이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그 다음 남은 것으로 술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그림은 나의 피와 살이며 내 자식 같은 느낌이다. 그림을 그리면서 느낀 것은 세상에는 아무 의미 없는게 하나도 없는것 같다고 말이다. 그림은 여행을 하면서 가졌던 감정을 드러낸다든가, 우연히 어떤 잡지에서 만난 사진 이미지, 길 가다 본 인상 깊은 풍경을 보면서 그는 인물들을 설정하고 이미지와 형태의 조합을 통하여 그림을 만들어 냅니다. 수백 장의 그림이 될 만한 모티브의 사진들을 찍어 보관하고 있는데 그것들은 자세히 보면 하나하나의 의미와 사연을 갖고 있으며 후에 그것들이 그림으로 태어납니다.

김: 작년 국제아트페어(KIAF)에서 반응도 좋았고, 스위스 갤러리로부터 전시 제의 홍콩 갤러리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는데 전시 스케쥴과 영화 스케쥴은?

하정우 : 많은 사람들이 지난 번 개인전에서 처럼 잘 보아주셔서 감사해요. 요즘도 지난번 작업처럼 아크릴과 스틱으로 캔버스와 합판에 광대를 모티브로 한 피에로 시리즈를 하고 있습니다. 베를린 영화 촬영이 끝나면 뉴욕 같은데 가서 충전도 하고 가능하면 정규적인 미술공부도 좀 하고 싶어요 .외국에서 레지던시나 뭐 이런거면 좋겠지요. 단순히 배우라는 이름으로 대충 그림을 그려서 보여주기가 너무 싫기 때문이지요.

김: 스타 아티스트 전시에서 하정우씨의 100호가 넘는 전시작품을 본 원로화가 김흥수화백이 실제 정규교육을 받은 작가 못지않게 뛰어난 재능과 표현력으로 전문화가 못지않은 훌륭한 화가가 될 재목이라고 극찬했는데

하정우 : 잘 보아주신것이지요. 개인전 때 오셔서 축하도 해주시고 참 고맙고 감사해요.

김: 혹시 연예인들 중에서 그림을 가까이 하는 친한 사람이 있나요?

하정우: 제 주변에서 굉장히 저한테 자신감을 많이 주었던 분이 고현정씨예요. 미술에 대한 조예도 가장 깊은 것 같고, 또 많은 작가들도 저에게 알려주고, 책도 선물해주고, 또 실제로 컬렉팅도 하고 계세요. 그 누나한테 굉장히 많이 자신감을 얻었죠.

김: 요즈음 인기가 많아 좀 여유가 있을텐데 그림도 좀 사시나요? 참 얼마전 광고료 전액 2억이란 돈도 기부 하셨는데?

하정우 : 에구 참 쑥스럽습니다. 그냥 앞을 보지 못하는 어린 환우들에게 아름답고 밝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고, 배우로서 영화를 통해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자 이번 기부를 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시력을 찾아 마음껏 꿈을 펼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고, 아이들에게 든든한 어른이 되고 싶어서 였구요. 그림은 얼굴 그리는 박미진씨 작품과 베르나르 뷔페 그리고 가끔 기회가 있으면 구입을 하지요.
민망해서(웃음).. 네, 초반엔 그랬었거든요.
서투르고..아무래도 그러니깐? (웃음) 보여주기 싫고... 뭐 네네.. (웃음) 하지만 뭐 그러고 싶진 않더라, 드로잉을 따로 배운다거나 뭐 연습을 한다거나 뭐 그러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뭔가 계속 그리다보면 개선이 되고, 표현을 하는 데에 있어서 개선이 되고 나아지는 점이 있겠지 하는 생각을 했고, 어차피 계속 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지금, 자연스럽게 그때그때에 제가 갖고 있는 생각들이나 제가 봐 왔던 것, 그런 것들을 그냥 엑스레이 사진 찍는것처럼 그때그때, 그날그날 .. 뭐... 네...

김: 그러니깐, 그리면서 일정한 테마를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으신가요?

하정우: 네에, 그건 뭐..

김: 그럼 그때그때에 내가 가지고 있는 그 감정을 표현해 내는게..

하정우: 네에.. 뭐... 우연히 뭐 어떤 잡지에서 사진을 보았다던가, 뭐 길가다가 인상깊은 풍경을 보았다던가 뭐.. 어떤 그런 형태보다는 색깔의 조합을 보고서 어떤 그 아 이런 이런 색을 좀 써야겠다. 요렇게 조합을 해야겠다,... 하는 그런 생각을.. 네, 그런 것들을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김: 으음... 그럼, 어떻게 해서 이렇게 전시를 하게 되었나요?

하정우: 전에 함께 작업을 했던, 영화 작업을 같이 했던 스토리보드 작가님이 계신데, 그 분이 닥터박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작년 초였는지. 아, 작년 말이었나? 아무튼 우연치 않게 그분하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평소에 뭐하고 지냈냐고 물었을 때에 제가 그림그린다고 하니깐, 놀라시면서 보여달라고, 좀 볼 수 있냐고 그러셔서 제가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한점을 보여드렸어요. 그런데 재밌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사님 소개받고..

김: 그림을 제가 이렇게 한번 보니깐, 어음... 화집이(?) 어느정도 있는 것 처럼 느껴져요. 집에, 화집! 화가들이 그린 화집 같은게 ... 어음.. 이런 것들은, 뭐 피카소 그림중에도 이런 것들이 조금 있고, 밥 볼리네르(?) 시인들의(?) 같은 이런게 있거든요... 보니깐 상당히 어떤.. 인스페이션을 받아서 그러니깐 이제.. 보통 작가들이 두가지 스타일이 있어요. 박수근씨나 김창렬씨 처럼 일정한 자기 스타일을 막 찾아가는 부류가 있고, 그렇지 않고 그때그때 감정을 실어서 작업을 하는, 사실 피카소같은 경우도 약간 그런 부류에 속해요. 그래서 그 사람은 추상도 많고, 또 구상도 많고, 사실도 많고, 그래서 사실은 피카소의 경우에는 자기가 만난 여자들에 의해서 그 시기가 정해지곤 하는데, 이 경우는 보니깐 감성이라든가 이런게 민감해가지고, 어떤 이미지나, 말씀하셨던 것 처럼 어떤 풍경이라던가 어떤 이런것들이 바로 감성이 되고, 작품으로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것 같아요, 작품의 텃치라던가 이런것들도 상당히 강렬하고, 네... 그럼 전시장 같은 데에 가끔 가세요 아니면은...?

하정우: 저는 그냥 책으로 보는게 더욱 나은 것 같아요.

김: 책으로...? 혹시 뭐 외국 같은데에 가면은 미술관 같은 곳 들르세요? 어떠세요?

하정우: 항상 들르려고 시도는 했으나.. (웃음)

김: 그런데 시간이 여의치 않거나 그래가지고....?

하정우: 도리어 한국에서 구하지 못한 책을 뭐 서점같은 데에서 구하기도 했고,

김: 아아... 개인적으로 뭐 좋아하는 화가 있으세요?

하정우: 네, 굉장히 많아요.

김: 아... 바스키아 라던가...?

하정우: 에드워드, 잭슨폴록, 마티스 좋아하고...

김: 마티스요?

하정우: 네에... 요즘은 좀 루이스 부르주아...
곧, 2월 말부터 루이스 부르주아 전시가 있어요

김: 아, 한국에서요??

하정우: 네 국제 화랑에서 있어요.
작품 상태를 보니깐 크기가 커요. 이런 것들은 참 감정이 차분할 때에 균형있게 잘 그려진 것 같아. 어우, 굉장히 시간이 오래걸렸던..

김: 그렇죠? 다른 것들은 좀 템포가 빠르게..

하정우: 네,네.. 속 뒤집어지는 줄 알았어요.. (웃음) 처음에는 이러이러하게 그리고 싶다아.. 해서 시작했는데, 어유ㅡ 이게 뭐, 도저히... (웃음) 내 능력 밖의 그 구상인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웃음) 시간이 되게 오래걸렸어요. 그런데 이거를 그리고 나서 그 다음 작품들이 조금 더 자유로워지는,..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음.. 그 때에 바스키아와 어울렸던, 그 사람들은 다 좋아하는 것 같아요.

김: 그럼 이렇게.. 그림을 컬렉션 하거나 뭐 이런 것도 있었어요? 뭐 어땠어요?

하정우: 그러니깐. 어렸을 때에, 아버지, 그 오치균 선생님 컬렉션 많이 하셨었고... 그다음에에.... 굉장히 아버지 주변에는.. 제가 이름모를.. 작가님들 그림들이 항상 많이 있으셨어요.

김: 으음,... 그럼 여기는 그냥 혼자 사는 곳이에요?

하정우: 네네,

김: 아 이거 ... 전시를 하게 되면,... 상당히 그림들이 크네?.. 그으... 조영남씨도 그렇지만, 조영남씨도 그.. 거의 한 백 평 될거야?? 영동대교 있는 데에.. 거기서 뭐.. 바깥에가 보이는 곳은 그 피아노하고 화실을 딱 해놓고, 침대에서 그냥, 거실에서 그냥 막 그림그려요. 할머니가 그 거실 쪽에 방이 하나 있고 이제.. 거실에서 작품 다 펼쳐놓고, 물감하고...

하정우: 네, 이번에 한 여름쯔음에.. 지금 찍고있는 거 다 끝나면요, 아예 공간을 마련해서...

김: 으음, 본격적으로 더....?

하정우: 아 예. 과감하게 한 번 쏟아붓고, 뿌리고 하려고...

김: 지금 작업하고 있는거는 뭐가 있어요? 영화....?

하정우: 네, 영화, 황해라는 작품..

김: 황해?

하정우: 네, 조선족으로 나오는데요. 추격자의 나홍진(?)감독의 차기작.. 찍은 지 두달 되었고..

김: 아 두 달 되었어요? 그럼 지금도 찍고 있나요?

하정우: 네, 오늘 아침에 끝나서 , 오늘 아홉시에 자고 지금 여기나와있는 겁니다 (웃음) 그런것도 있는 것 같아요. 요즘 조선 족 역할을 맡아서 계속 중국 그 연변의 그 상, 사람들, 연변에 다녀와서 계속 그 문화에 관심을 갖고.. 그 사람들하고 어울리고 하다 보니깐, 중국의 색깔도 좀 저거 같은 경우는... 저렇게.. 몇 작품 있어요. 처음에 영화 시작했을 때에 막 보았을 때의 그 임프레션 같은 게..

김: 그으... 이제 또 이렇게 전시를 하게 되면은 또 막 사람들이 또 이렇게 막 그림 갑을 물어보고, 물어보게 될 텐데, 그런 거는 좀.. 생각을 해 보신 적이 있으세요?

하정우: 아니요 저는.. 처음이라서요, 네..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김: 그럼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대략 전부 다 몇 점 쯤....? 으음.. 큰 작품도 상당히 많네요, 보니깐... 그럼 혹시 저런 잭슨폴록... 인스프레이션을 받았던 저런 잭슨폴록 오리지날 작품을 보았습니까? 아니면 그냥 화집에서만..

하정우: 화집에서만 보았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그 잭슨폴록의 일대기 영화, 초반에 2004년도부터 2006년도 가지 그렸던 그림들,... 다 버렸습니다.

김: 아.. 다 버렸어요?

하정우: 네에..

김: 왜 그냥....

하정우: 그냥, 그때는. 그냥 뭐 전시를 해야겠다, 이거를 이렇게 막 갖고 있어야... 갖고 있을 공간도 없었구요, 그 때 당시에는 그냥 뭔가 그리고 그냥, 그런 것들을 더 크게 생각을 하지 않았었나..

김: 혹시 같은 연예인들 중에서 그림 그리는 사람하고 뭐 친한 사람 있나요? 뭐 아는 분이나..

하정우: 아니요 뭐 없는것 같구요. 제 주변에서 굉장히 저한테 자신감을 많이 주었던 분은 있는 것 같아요. 고현정씨가 제일.. 그러니깐 좀, 조예가... 가장 깊은 것 같았어요. 또 많은 작가들도 저에게 알려주고, 책도 선물해주고, 음.. 그렇게 하면서... 또 실제로 컬렉팅 되게 많이 하고 있으세요. 그 누나한테 굉장히 많이 자신감을 얻었죠.

김: 약간 좀 여유가 있으면은 사고 싶은 그림이 있으세요?

하정우: 저요...? 글쎄요.

김: 뭐 바스키아 라던가.. 뭐...

하정우: 어유, 뭐, 엄두가 나지를 않아서... (웃음)
(웃음) 뭐 영화 하나 대박 나면은 하나 살 수 있지 않을까? (웃음)
뭐 그러면은.. 그 모나리자. 만약에 언젠가 돈을 정말 제가 많이 벌어서 그것을 얻을 기회가 생긴다면..

김: 뭐 이번 전시가 단순히 뭐.. 한번으로 그치지는 않겠죠?

하정우: 네,

김: 느낌으로 봐서... 어.. 이번 전시가 아무래도 그 미술 쪽에 훨씬 더 빠지게 되는 계기가 될 것처럼 저는 느껴져요. 보니깐 열정이라던가 뭐 이런게 .. 저는 뭐 이 미술계에 오래 있어서 대충 뭐.. 작가들의 99프로를 아는데, 이렇게 막 작품을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뭐 사실 뭐 그렇게 흔치 않아요. 그림이라는게 사실 뭐 시간이 많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일단은 가슴에서 무엇인가 이렇게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있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게 참 많이 보여요. 그러니깐 뭐... 아주, 되게 경쾌하고 기분 좋게 한 작품들이 있고, 이런 것처럼 그 차분하게.. 그 인내심을 갖고 막 한 것들도 보이고, 어떤 것들은 뭐랄까 감정이 상당히 업 되었다고 하나? 그런 상태에서 작업을 한 것들도 보이고.. 작은 작품들 하고 큰 작품들하고 작업할 때에 차이점들이 있어요? 어때요??

하정우: 이것도 그때그때 다른데... 음, 그게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김: 그러니깐, 화가들은 대개 작은 작품들은 이렇게 에스케스를 하셔가지고 큰 작품으로 이렇게 옮아 가거든요? 근데 뭐 꼭 그렇게 보이지는 않아요. 작은 작품은 작은 작품대로,... 요런 물고기 같은 건 어떻게... 그냥 자연스럽게 생각에서 나온 건가요? 아니면 뭐....그럼 어떤 테마를 꼭 가지고 해야겠다 라는 그런 생각은 혹시라도....??

하정우: 으음... 앞으로는 어떤 색깔을 정해서.. 뭐, 두가지, 세가지 색만을 써서 해야겠다고.. 뭐 그렇게 색깔을 해서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김: 색깔만 해서 이렇게.... 으음.. 대부분이 어떤 구상성이 있는 작품들이 많은 것 같은데, 뭐 저런 잭슨폴록 이라던가, 아니면 뭐 저런 엥포르멜 적이고 추상적인 그림들 있잖아요? 혹시 뭐, 도록을 많이 보셔서 아시겠지만, 마크로스코 같은 그림들 있죠, 뭐 색면만 이렇게 빠알갛게 칠한 그림들.. 그런 걸 그리실 생각은 안하셨어요?

하정우: 그래서 요즘... 아까 전에 말씀 드렸던 것 처럼 작업실 하나 제대로 얻어서 한번 과감히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해봤고요...

김: 그럼 어떤 주제를 가지고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은 어떠세요?

하정우: 글쎄요 아직은..
아직은 없고...
시간이 지나면 어떤 주제나 그런 것들을 가지고 조금 더 구체적이고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그냥 단순히 뭐.. 뭔가 더 감성적으로 하는 것을 더 하다 보면 그것이 조금 더 정리가 되고 아무래도 그것이 좀, 아 내가 그것들을 핸들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좀.. 드는것 같아요

김: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림그리면서...? 어때요?

하정우: 때그때 다른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렸지만, 이거는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그린거였고, 갑자기 왜 이거를 내가... 시작해가지고 (웃음) ...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뭐 색깔만 정해놓고, 해 나가다가 어떤 내가 뭐 이런 그림을 그려야겠다 라는 생각에 갇혀서 하기 보다는 자유롭게 하다보면 어떤 어떤 느낌, 미학이 있지 않을 까, 내 의식이 변하면서 ..

김: 그럼 화가들을 모티브로 한 영화들을 관심있게 보시나요??

하정우: 네, 뭐 바스키아라던가 잭슨폴록이라던가..
프리다.. 프리다칼로 라던가...그렇죠...

김: 뭐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작가들.. 지금 좋아하는 작가들 있습니까?

하정우: 어우, 오치균 선생님 작품이... 어렸을 때부터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굉장히 좋아하고요, 그리고 그 다음에는 물론 굉장히 너무나 훌륭한 작품들이 있지만은 제가 아직은 한국 작가들에 대해서는 제가 아직..

김: 잘 모르는 것들도 있고??

하정우: 네,네... 그런데 분명히 생길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한국 배우들이나 뭐 뮤지션 들이나 뭐 있기 때문에 분명히 멋진 분들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김: 만약에 배우가 되지 않았더라면 화가가 되었을 것이다 라는 상상을 해 보신 적이 있나요?

하정우: 네,네. 그러니깐.. 너무나 웃긴 일인데요. 제가 미국에 가게 되면, 혹은 해외에 나가게되면, 직업 란을 쓰게 되잖아요. 그런데 액터(Actor -배우 )라고 못쓰겠어요. 민망해서.. (웃음) 그래서 저는 페인터(Painter - 화가) 라고 쓰거든요. (웃음 - 허허허 흐윽... 허허허)
(웃음) 아... 상당히 패러독스하고 아이러니컬하고 .. (웃음) 으흐..
외국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액터(Actor -배우) 라고 이야기 하면, 뭐... 배우라는 직업이 그래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뭐 외국 사람들, 외국 친구들, 뭐 어디 뭐 클럽에서 만난다던가 어디 뭐 하면 제가 페인터(Painter -화가) 라고 이야기 하는 이유가 뭔가 더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뭔가 더 자유로운 어떤 무언가가.. 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김: 아주 재미있는 에피소드네... (웃음) 그럼 물감은 주로 뭘....?

하정우: 아크릴 물감... 처음에는 그,.. 오일 물감을 썼었는데, 안마르더라고요.

김: 날씨가 추우면 또 이게 더 더디고..

하정우: 예에... 그래서 답답해가지고, 아크릴하고 오일스틱, 그리고 매직. 세 개로 하고 있습니다.

김: 그림보고 누가 야 이거 팔아라 이런 얘기 한 적 없어요?

하정우: 아, 요즘들어 부쩍 이제 전시회 한다니깐.. 그 뒤로 많은 사람들이 자기 달라고 자꾸.. (웃음) 네.. 주변에서..

김: 그러믄... 전시하고 줄꺼에요?? 어떻게.. 고민하고 있어요??

하정우: 음.. 제가 드리겠다고 했던 분들은 이제..

김: 음, 특별하게 사인을 이렇게 하지 않는 것 같네요?

하정우: 뒷면에 한것도 있고요, 없는 것도 있고요..

김: 사인을 해야 할거에요.. 나중에 뭐, 진위문제나.. 그러지는 않겠지만 그럴 수도 있으니깐,

하정우: 네.

김: 그림을 그리면 더 즐겁고 행복해졌어요? 어떻게 되었어요?

하정우: 네 그런것 같아요....

김: 직업이 하나 더 생겨서 좋겠네 (웃음) 영화 황해는 언제쯤 개봉해요?

하정우: 빠르면 추석이고요... 워낙 대작이어서 7월 초까지 촬영을 하느라...
(옥션관련 이야기... 질문은 아니었기에 생략)
김: 그럼 뭐 작품은 몇 점정도 걸을 생각이에요??

하정우: 15~ 20점 정도???

김: 개인적으로 어떤 작품이 제일 맘에 드세요? 뭐 예를들어 내가 뭐 이거 비싸게 준다고 해도 안 팔고 싶다거나 이런 거 있으세요?? 그정도로 애정이 가거나 애착이 가거나..
(일부 그냥 잡담같은 부분들 생략)
저 작품 할 때에는 어떤 느낌이었어요?

하정우: 어떤 감정같은 게..
음.. 얼굴들을 그려야겠다... 원래는 바탕을 저렇게 하려고 했던 게 아닌데.. 어떤 한 사람이 몸 전체가 공중에 떠있는 그런 그림을 하려고 했었는데.. 그 사람의 얼굴을 그리다 보니깐, 얼굴이 재밌게.. 얼굴이 재미있는, 어떤 그런걸로 딱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아 얼굴만 그려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인가 광대 얼굴을 그리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었는데, 제가 그릴 수 있는 최선의 광대 얼굴을 그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웃음)

김: 이런 그림들은 내가 상당히 좀 독특하게 느껴지는데, 그림을 그릴 때에 어떤 감정 같은 것들이 있었나요?

하정우: 글쎄... 이런 것들은 좀 어떤, 엘리자베스테이튼의 어떤 나오는 그림 안에서의 어떤 그 사람의 포즈나 연출이 되는 그런것이, 그냥 재미를 느껴서 또 이런 근육질의 어떤 사람이 과일 같은 것들을 갖다주려고 하고, 강을 건넌다거나 뭐, 그냥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이 그리다 보니깐 들어서..

김: 그럼 생활을 하다가 아 그림을 그려야겠구나 하면은 뭐 메모를 한다거나 에스케스를 한다거나 그러지는 않나요?

하정우: 사진으로 찍어두기도 하고.. 그걸 기억하고 있다가.. 뭐 예를들면, 물고기, 오늘은 뭐 내가 참치를 그릴거야. 그래서 참치를 그리다가 보면은 또 처음에 생각했던 이미지와 완전 달라지기도 하고 그러는데, 뭐 저런 참치가 나온다고는... 나무를 그려야겠다, 어떤 장미 덩굴을 그려야겠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있다가 그림을 그리게된 경우도 있고, 아니면 아예 바탕, 색깔로시작하는 경우도 있고. 연두색 바탕을 칠해봐야겠다. 바탕이 마를때까지 그것들을 칠해놓고 또 다른것들을 하다가 그걸 보고는 아 저기는 또 뭘 그릴까를 생각을 하다가

김: 그럼 사진 찍은 것들은 대략 몇 점 쯤 되어요? 사진 전시 같이할 거에요 어쩔거에요?

하정우: 내가 볼 때에는 작품하고 매치가 되거나 하면은 사진을 찍는게 좋지. 단순하게 그림만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을 수 있고, 그런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런 작품의 탄생이 내가 어떤 영감을 받아가지고서 남겨진 사진과 연관되서 작품 하나하나가 가볍게 탄생된 것이 아니라, 내가 마음속에. 그러니깐 그 상당히 그 인간의 어떤 진정성 같은 것들이 다같이 곁들여 있는 어떤 그런 전시다 라는 느낌을 주어야 훨씬 더 아마 타인들이 볼 때에 그림들에 대한 그런 것들이 훨씬 깊어지죠. 그렇지 않겠어요? 뭐 어디나 다 그러겠지만, 화가들이 뭐 이번 년에 그림 그리는 것에 대해서 네거티브 한 요소들이 있는 부분이 바로 그런 것들 이거든요. 왜 우리가 그런 것들 있잖아요. 한 가수가 2~30년동안 노래를 불러왔는데, 어디서 다른 분야의 사람이 노래 몇 개 가지고 와서는 내가 가수다 이렇게 하면은 약간 우리가 에이 하는것처럼 그럴 수가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볼 때에는 하정우씨 전시에 대한 연출에 대한 측면이 사실 잘 되면은, 아 이사람이 비록 배우지만 예술에 대한 관심과 열정과 이런 것들을 가지고 앤서니킴처럼 그럴수도 있고, 그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서는 작업을 하는 사람이다 그거에 되한 프러스된 이미지를 줘야지 뭐 이거는 그냥 단순히 이거고 배우는 배우고 이렇게 따로 놀면은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어요.

김: 이거는 누구에요? 락커의 모습을 그냥 이렇게..

하정우: 예. 락커가 되게 웃긴 사람인 것 같아요. (웃음) 모르겠어요. 웃긴다는게, 재미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김: 요 작품 이야기 조금만 해주실래요?

하정우: 잭슨폴록이 굉장히 자유롭게 드롭핑을 하는 것을 보면서 그것도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인데, 어떤 색을 확 대비되게 쓰기 보다도 그냥 조금씩 조금씩 아주 조절해 가면서 멀리서 봤을때에 크게 그렇지는 않지만, 흰 색을 쓰기 전에 그냥 좀 다가서서 보았을 때에 굉장히 시간의 어떤 흔적들이나 그런 것들을 좀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김: 그래서 연변 다녀와서 작품들을 몇 점 더 하셨나요? 아니면
연변 다녀와서 강렬한 인상을 받고서 또 한것이 이거하고, 이거하고 저 서랍장하고,
(전시 관련 조언 부분들 생략)
이거 뭐 이렇게 쓴 것들은 노래 제목인가요?

하정우: 영화제목... 제가 좋아하는 로버트 드니로의 초기작들 ..
김: 아아..

(또 다시 조언이나 협의 부분들 생략)
또 이렇게.. 그림의 이미지로 본 하정우씨의 이미지가 그려지거든요,. 이렇게 약간... 음.. 열정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뭐랄까 냉탕과 온탕 사이를 막 넘나드는 열정같은게 있어요. 아마, 사실 그게 안 나타날 수도 있지. 사실 내면적으로 이렇게 잠재되어 있는, 그런 게 있어요. 그런게 만약에 잘 안나타난다면은 하정우씨는 참 잘 절제하는거지, 이성으로.. 그러니깐 그림은 그걸 속일 수가 없어요. 그러니깐 말이나 이런 것들은 우리가 이야기 하면서 이성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지만, 그 마음은 감출 수가 없고 속일 수가 없거든. 그런데 그림은, 작가의 그림은 그 자신이라고 얘기들을 많이들 해요. 사실은 미술 치료라는 것이 사실은 그런 데에서 많이들 나오는건데,. 그런데 보니깐 뜨거움을 많이 가지고서 사는 배우인것 같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네, 그림 속에 보니깐... 그림 안그리면 폭음 스타일이지 보니깐... (웃음) 술 많이 해요?

하정우: 네 좀 좋아하는 편입니다.

김: 나는 저 작품 테마로는 요게 좀 괜찮은 것 같고, 디자인 상으로는 저쪽에 저... 흑백으로 된 것, 저런 작품들이 좀.. 좋은 것 같아.
(협의부분 또 생략)
앞으로 조금 더 작업을 하실 때에는 조금 더 시간을 할애하시는게... 조금 더, 바쁘시겠지만..

하정우: 예에.

김: 그러면 그림의 깊이도 더 느껴지게 되고, 그림에 대한 그 진지함 같은 게 더 많이 드러나게 되겠죠?? 그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좀 들어요. 음악을 좋아하세요?

하정우: 예 좋아합니다.

김: 어떤 음악을 좋아하세요? 잡식이에요? 아니면은...

하정우: 예...

김: 아버님이 그림 그리는거 아시죠?

하정우: 예

김: 뭐라그러세요? 보고?

하정우: 그냥 재미있어 하시는 것 같아요.

김: 으음~.. 건전하게 취미생활을 잘 하고 있는구나... 그렇게... 으음.. 아, 저게 사진들 인가요?

하정우: 네!
(사진 보며 잡담하는 부분들 약간 생략)
김: 매니저를 그린 그림은 없나요?
(웃음) 저기 저 아까 그 과일 들고 있는 것... (웃음)
김: (웃음) 이거, 제가 말이 많은가...? (웃음.. 으허허헝...)
(또 다시 약간의 협의 부분 생략)
내 생각에는 매니저가 얼굴이 노출이 되어도 괜찮다고 하면은 요런거 하나 작게 넣고, 크게넣고, 하면 좋지..
( 또 약간 협의, 의논부분 생략)


그림은 나의 피와 살이다. - 하정우


하정우는 <국가대표> <추격자> <황해>등으로 널리 알려진 스타배우이다, 그러나 배우이기에 그가 3번씩이나 개인전과 그룹전등에 작품을 발표해도 그는 오히려 작가라는 이름보다 오히려 배우로 더 주목 받는다. 그림을 잘 그려도, 또 열심히 그려도 작가이기 보다 배우로 먼저 불려진다는 점에서 하정우는 많이 억울해 할 부분도 있을 것이다. 차라리 신인작가 같으면 세,네번째 개인전을 가질 정도라면 당당한 작가로 대우 받지만 여전히 그는 그림을 그리는 스타로 먼저 평가 받는다. 그러나 그는 단 한번도 이러한 불려짐에 어떠한 이의도 ,아무런 내색 조차도 하지 않는다. 그는 이러한 시선에 침묵한다. 다만 그는 그림을 정말 미친듯이 그릴뿐이다. 이것이 하정우이다.

과연 배우인 그에게 그림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나에게 물려받은 달란트가 쌀이라고 가정을 한다면, 영화는 쌀로 그 밥을 짓는 것이고 , 그림을 그리는 것은 그 다음 남은 것으로 술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가 그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진솔한 발언이다. 그는 배우로서 영화에 몰입하고, 촬영이 끝나면 아니 촬영하는 순간순간 쉬는 시간에도 그는 무대 세트의 합판에 그릴 이미지를 떠올리며 사진을 찍거나 상상한다. 하정우는 말한다. “그림은 나의 피와 살이며 내 자식 같은 느낌이다. 그림을 그리면서 느낀 것은 세상에는 아무 의미 없는게 하나도 없는것 같다” 고 말이다. 그렇다, 그림은 하정우에게 온전히 자연적인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고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그의 배우 모습과 화가 모습을 나는 2년에 걸쳐 수시로 작업실을 들러 보며 그의 작품들을 지켜 보았다. 갈 때마다 그의 작업실에 늘어나는 100호가 넘는 대작 그림들을 보면서 나는 실제 화가들 보다 훨씬 많은 작업량에 “혹 누가 대신 그려주나”하고 의심할 정도로 그림에 열정을 보여 주었다.

여전히 사람들은 그가 미술대학 출신이 아니고 연극영화과 출신인데 어떻게 처음 붓을 어떻게 잡게 되었는지 어떻게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 궁금해 한다. 그러나 그러한 궁금증은 부친이신 탤런트 김용건씨의 취미를 알면 아주 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는 어린 시절 도상봉 오치균을 비롯한 국내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컬렉션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림에 대해 친근하게 느껴왔다. 그런 그림을 좋아하는 환경에서 성장한 그에게 대학을 졸업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오디션을 보러 다니던 어느 날, 그는 초조함에 무언가에 집중할 대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것은 모든 청년이 갖는 현실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었다. 그 때 그는 정말 막연하게 그림을 한 번 그려 봐야겠다는 아주 소박한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 때가 모든 것이 불투명 했던 청년의 나이, 스물일곱 살이었다. 그 후 배우가 되고 그는 외국촬영 중 시간 나면 미술관이나 화랑에서 전시를 보며 더욱 그림에 대해 깊숙하게 눈을 떴다. 어떤 때는 화가들을 모티브로 한 바스키아나 폴락 등 영화를 보고, 그림을 좋아하는 것을 아는 동료 지인들이 많은 화집을 선물했다. 그러나 그는 처음으로 스케치 북에 그림을 그렸지만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얻을 수가 없었다. 정규적으로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그에게 미술이 마냥 쉬운 것은 아니었다. 그는 거기서 피카소를 더 깊이 이해 하게 되었고 그는 피카소를 그의 이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그와 같은 작가가 되기를 열망했다. 또한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인 잭슨 폴록이나 낙서화가 쟝 미쉘 바스키아를 동경 했다. 그의 초기 그림들에서 피카소나 바스키아의 영향이 유독 많이 돋보이는 이유이다. 그 뿐아니라 여행을 하면서 가졌던 감정을 드러낸다든가, 우연히 어떤 잡지에서 만난 사진 이미지, 길 가다 본 인상 깊은 풍경을 보면서 그는 인물들을 설정하고 이미지와 형태의 조합을 통하여 그림을 만들어 낸다. 그는 실제로 수백 장의 그림이 될 만한 모티브의 사진들을 손수 찍어 보관하고 있는데 그것들은 자세히 보면 하나하나의 의미와 사연을 갖고 있으며 후에 그것들은 그림으로 태어난다. 잠시 쉴 틈이 생기면 어김없이 아크릴과 스틱으로 캔버스와 합판 위에 광대를 모티브로 한 피에로 시리즈를 그려낸다. 이제 하정우에게 더 이상 그림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한 취미가 아니라. 미술은 그에게 영혼을 풀어내고 담아내는 하나의 의식이자 테라피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는 이제 정규적인 미술대학에서 더 공부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또한 외국에서 레지던시를 하거나 유학을 그리워하고 있다. 단순히 배우라는 이름으로 대충 그림을 그려서 보여주기가 너무 싫기 때문이다.

나는 선입관 없이 그의 작품을 주목 할 만하고 훌륭하다고 본다. 서울의 한 전람회에서 하정우의 100호가 넘는 전시작품을 본 원로화가 김흥수화백은 그가 누구인지 그의 작품은 실제 정규교육을 받은 작가 못지않게 뛰어난 재능과 표현력으로 전문화가 못지않은 훌륭한 화가가 될 재목이라고 극찬했다. 이번 그가 보여주는 작품들은 100호가 넘는 대작을 비롯하여 20여점을 선보인다. 하지만 실제 그는 50여점의 신작을 제작했다. 그 중에서 그는 광대 시리즈인 “피에로” 연작 중심으로 고른 것이다. 이번 작품들은 Pierrot 작품 이외에도 그동안 나무판 위에 오일크레용으로 인물들을 단순화하여 자신의 독특한 글씨와 표현양식으로 구성한 작품들로 그의 작품에 방향성을 엿보이게 한다. 나는 특히 이번 광대 시리즈에 보다 특별한 의미를 둔다. 일찍이 피카소나 샤갈 그리고 조르쥬 루오, 배르나르 뷔페 등은 이 삐에로의 Pierrot 테마에 열광한 적이 있다.

삐에로는 일단 희가극에 등장하는 익살꾼으로 극중에서 감정을 위장하여 때로는 시대의 비판을, 때로는 비극적인 입장에 다가서서 현대인의 감정을 대변하는 시대의 아이콘이기 때문이다. 루오는 이렇게 기록했다. “광대는 바로 나였고 ,우리 모두였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광대인지도 모른다”그의 작품엔 우울함과 아픔이나 고통 그리고 숭고함이 묻어나지만 그것은 그의 진정한 내면이자 우리들의 숨길수없는 얼굴이라는 것이다. 배우는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자신들의 고통을 감내해야만 하며 그들의 아픔과 고달픔은 삐에로를 통해서 묻어난다. 그 삐에로가 사실은 배우인 자기자신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하정우에게는 강렬한 색상과 편안하게 그린 듯한 간결한 선들은 그 삐에로의 명료함을 더해준다. 그가 묘사하는 인물에는 다양한 배우들이 익명으로 혹은 상징적으로 나타난다. 예륻들면 의식적으로 틀리게 쓴 “모나리나” 라는 다빈치의 작품을 패러디한 그림에는 몇가지 알듯 모를 듯한 숫자들이 써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 숫자들은 나름대로 고유한 의미를 지닌 숫자들이다. 500이라는 숫자는 스타가 첫 번째 계약하는 500이라는 상징적인 계약금이며, 가슴 싸이즈며 여배우의 조건이다. 얼굴을 자세히 보면 얼굴에는 수많은 상처가 있다.모나리자 원작에서 보이는 단아함보다는 여배우에 대한 곱고 꽃잎 같은 그 이면에 보이지 않는 상처와 흔적들을 담아낸다. 이러한 이미지와 아이디어는 그가 배우이기에 가질수있는 그의 자전적인 매면의 모습들이다. 또한 작품에는 마치 <황해>의 영화처럼 감독과 동료배우 그리고 자신의 모습이 각기 다른 표정과 제스츄어로 익살스럽게 그려져 있다.
어떤 그림들은 색을 칠하지 않고 얼굴은 장난스럽지만 몸이 끈으로 묶여있는 모습의 삐에로도 있다. 이러한 이미지는 어쩌면 자유스럽고 화려한 풍경 뒤에 갇혀있는 사생활과 연예인 만의 프레임 안에 갖혀 있는 모습을 우회적으,로 드러낸것이라 보인다. 그림을 그릴 땐 “식물이 되는 느낌”에 젖는다고 할 정도로 집중적인 몰입의 작업 스타일 보여주는데 또 하나 그의 작품은 매우 평면적인 표현으로 과감한 색채와 파격적인 단순성으로 화폭을 완성하고 지향한다.

적은 색채로 한다. 타고난 색채 감각에 대한 영향을 받은 샤갈 작품중에 빨간색과 짙은 녹색을 섞어 쓴 유태인 할아버지 초상이 있는데 그 그림을 보고 충격적이 였다. 현재 내 그림의 색채와 연결이 된것같고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아버지 패션 감각이 색감에 대한 센스가 어렸을 때부터 봐왔기 때문에 영향을 미친것 같다. 그의 작품이 시대를 넘어 사람들 마음을 움직이는 건 강렬한 색채와 함께 인간에 대한 연민, 측은지심을 담아냈기 때문일 것입니다 . 광대는 자신들의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며 다른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위한 슬픈 존재이다 '사람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은 좋은 일이야. 하지만 인물 시리즈에서 보다 성숙하고 자신의 개성이 돋보이는 명확한 이미지를 가진 작품들이다.
하정우는 현대미술을 자신의 정체성이 돋보이면서 대중이 즐길 수 있는 광대 시리즈로 연계 시키면서 대중성과 소통, 그리고 공감에 중점을 두었다.

곧 다가올 전시에 공개 할 작품들은 하나같이 서커스의 광대들을 테마로 하고 있는데 이는 곧 자신이 배우라는 모습을 광대라는 것과 이입 시켜 실제 하정우에게 있어 피에로는 모티브는 애초 그 자신의 정체성은 물론 자화상을 연상시키는 높은 상징성을 담아낸다. 하정우는 영화를 촬영하고 자신이 그림을 그릴 때면 “식물이 되는 느낌”에 젖는다고 할 정도로 집중적인 몰입의 작업 스타일 보여주는데 그것은 촬영 중의 이미지와 영감을 캔버스 위에 놓인 공간에 초상화처럼 극중의 배우들 초상을 리얼리티하게 쏟아내며 확인한다. 이제 그는 초기에 바스키아에 영향에서 벗어나 하정우만의 패턴과 이미지를 가지면서 그는 “일관된 주제”로 인물과 자신의 영화 속 캐릭터 등에서 느끼는 영감을 “의식의 흐름” 속에서 형상화 낸다.
그가 회화의 모티브로 하고 있는 < 피에로>시리즈는 하나같이 배우라는 광대의 분장을 때로는 희극적으로 때로는 강렬한 인상으로 표상화 한다. 1917년 쟝 콕토의 무용극 '파라드'의 무대 장치와 의상을 맡은 바 있는 피카소도 무대 위의 광대인물들에 크게 흥미를 지녔던 것과 다르지 않을 정도로 그는 노랑, 빨강, 주홍과 같은 칼라로 유머러스하면서 단호하고 간결한 색채로 피에로의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배우를 비유하는 현실적인 모습으로 큰 공감을 자아내는 이 작품들은 경쾌하면서도 단순 명료한 표현으로 얼굴을 숨기고 광대의 본성을 파고드는 날카로움과 하정우 내면의 진정성을 에 하정우의 진정한 매력이 있다. 물론 그가 연기하는 광대, 구경하는 광대 이런 광대의 모습으로 베르나르 뷔페처럼 마치 숨은 속살을 보여줄 정도로는 아니지만 분명 하정우의 최근 작들은 그의 예술가적 열정과 배우이자 고아대인 자신의 정체성에 진지한 물음에 진지하게 답한 작품이라는데서 주목 할만하다. 구태여 욕심을 부리자면 좀 더 다양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깊이 있고 원숙하게 보여준다면 더 할 나위가 그칠줄 모르는 격정과 열망으로 이어지는 작업들에서 자신을 솔직히 잘 드러낼 줄 아는 성공적인 피에로 시리즈들을 볼 수 있을것이다. 특히 이러한 테마는 하정우라는 존재의 아이덴티티의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독자적인 지평을 열어 보일 것이다. 그것은 하정우 만이 표현할 수 있고, “관객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연기를 새롭게 바라보며 이를 소화해내는 피에로 시리즈의 가장 이상적인 방식이 될 것이다.

김종근 미술평론가.
부산국제멀아트쇼 전시감독 전시회에서는 '피에로'라는 부제로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는 광대의 다양한 모습을 시각예술을 통해 펼쳐 보인다. <오른쪽> 과감한 색과 파격적인 화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래서 현대미술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팝아트'와 '표현주의'의 화풍이 물씬 풍긴다.

놀라운 점은 그가 한번도 제대로 된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가 미술에 눈을 돌린 것은 그의 나이 27세 때다. 아직 대배우의 호칭을 받기 전 현실이 불안한 젊은 청년 하정우는 그러한 초조함을 메꾸기 위한 대상을 그림에서 발견했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국내의 대가들 작품을 모아온 아버지(탤런트 겸 영화배우 김용건)의 영향이 직·간접적으로 미쳤다. 이후 촬영 중 틈틈이 데생을 하고 그림을 그려왔다. 2009년부터 여러 단체전 등에 출품했고, 드디어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단 초대전을 펼쳐 '화가'로서의 재능을 선보였다. 김흥수 화백은 그의 작품을 보고 '전문화가 못지않은 훌륭한 화가가 될 재목'이라고 평했다고 한다. '나에게 물려받은 달란트가 쌀이라고 가정한다면, 나에게 영화는 쌀로 밥을 짓는 것이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그 남은 밥을 가지고 술을 만드는 것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고백했던 대로 그 '술'이 '명주(銘酒)'가 될 가능성에 지금 전시회에서는 '피에로'라는 부제로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는 광대의 다양한 모습을 시각예술을 통해 펼쳐 보인다.<오른쪽> 과감한 색과 파격적인 화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래서 현대미술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팝아트'와 '표현주의'의 화풍이 물씬 풍긴다. 놀라운 점은 그가 한번도 제대로 된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가 미술에 눈을 돌린 것은 그의 나이 27세 때다. 아직 대배우의 호칭을 받기 전 현실이 불안한 젊은 청년 하정우는 그러한 초조함을 메꾸기 위한 대상을 그림에서 발견했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국내의 대가들 작품을 모아온 아버지(탤런트 겸 영화배우 김용건)의 영향이 직·간접적으로 미쳤다. 이후 촬영 중 틈틈이 데생을 하고 그림을 그려왔다. 2009년부터 여러 단체전 등에 출품했고, 드디어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단 초대전을 펼쳐 '화가'로서의 재능을 선보였다. 김흥수 화백은 그의 작품을 보고 '전문화가 못지않은 훌륭한 화가가 될 재목'이라고 평했다고 한다. '나에게 물려받은 달란트가 쌀이라고 가정한다면, 나에게 영화는 쌀로 밥을 짓는 것이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그 남은 밥을 가지고 술을 만드는 것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고백했던 대로 그 '술'이 '명주(銘酒)'가 될 가능성에 지금 미술계는 주목하고 있다. 미술계는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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