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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연, 그녀는 blind 이다

김종근

정연연의 작품을 보면서 나는 몇 번이고 구스타프 클림트의 발언과 작품 이미지들이 떠올렸다. “나에 대해 알고 싶다면 내 그림을 보라”고 했던 말처럼 정연연은 매우 클림트 적이다. 특히 여인의 이미지에 감추어진 블랙과 화이트의 감추진 비밀들은 그러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물론 그의 작품이 관능적인 여성 이미지와 찬란한 황금빛, 화려한 색채를 꼭 특징으로 하지는 않지만 그는 표정과 자세 이미지만으로 여성의 감추어진 매력에 대해 진술함으로서 여인에 대한 수수께끼 같은 알레고리로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알레고리적인 부분이란 여인의 몽환적인 자태와 표정, 그리고 마주 보는 여인들의 시선과 감정이다. 정연연은 마치 이탈리아 라벤나의 모자이크와 장식적인 패턴으로 고급스런 이미지의 여인들을 전면적으로 그리고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브랜드 화하는데 성공했다.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스타작가처럼 미술잡지나 럭셔리한 여성 잡지에 표지로 소개 된 그녀의 작품은 이국적이고 신선했다. 팜므 파탈 같은 그 요부적인 이미지는 고전적인 아르누보 스타일의 회화 그 자체였고 , 작품들 속에 여인들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여인은 분명 아니지만 무엇인가 감추어둔 신비로운 모델 같은 여인들로 단아하면서 섹슈얼한 유혹으로 강렬한 파장을 일으킨다.

그녀의 작품 속에는 언제나 아름다운 '여성’이 등장 한다. 가끔 성별을 혼동 시킬 듯 한 중성적인 인상의 여인들이 있지만 작가는 별로 성별을 중요시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다만 그녀는 그녀의 인물 안에, 자세히 보면 인물의 머리카락 안에 새로운 이미지의 인물들을 숨겨 놓는다.
물론 이러한 인물들은 “사람들의 내면세계를 상징” 하며 사람의 표면적인 모습뿐 아니라 그 심리까지 깊게 파고들어 작품에 담아내고자 하는 작가만의 브랜드이자 열정의 바코드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들을 지루하지 않게 시즌별로 그녀는 컬러로 <색채 시대>를 만들어낸다. 검은빛이나 빨강이나 흰색의 그림들은 실제 황금빛 클림트의 그림보다 더 강렬하게 화려함을 거부함으로서 역설적으로 극한적 화려함을 제시한다. 특히 그는 동양적인 기하학적 장식에 착안하면서 다채롭고 절제된 얼굴의 표정과 화장으로 그 내면의 감정들을 집약 시키는데 중심을 두고 있다. 그러한 여성에 대한 관심과 표현을 정연연은 인류의 오랜 시각 속에 정착 된 여성의 이중적 선입감의 관념들로 채워진 유혹의 대상으로 전이시킨다.
그녀가 이러한 작품을 탄생 시키는 내밀한 감정과 욕망들은 과연 어디서 출발하는 것일까 ? 그는 이러한 욕구와 의지에 대하여 의외로 분명한 강인한 메시지를 밝히고 있다.

장자연의 자살, 대학생, 청소년 학우범죄, 최근 한국 사회에서 대대적으로 실제 사건을 영화화 한 <도가니>의 광주 인화학교. 등등에 깊은 관심을 가진 작가는 특히, 여성이나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법적 형량에 “합리적이지 않다.”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그의 블랙시리즈 의 출발점인 것이다.
5년 전의 아동 성범죄 사건들을 에서 그는 지금도 충격 그 이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한 사건들을 작가는 결코, 남의 일만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자료를 모으고 공부를 함으로써 작업을 점점 가시적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당신이 무엇을 이리 흥분하고 이들과 관련 있어서 지난 사건을 들추어 피해자들의 아픔을 또 다시 밝히려 하는가? 이슈화 하고 싶은가?”라는 좋지 않은 시선을 받으면서 그는 우리들의 질문에 대답 한다. <그림을 그리는 나에게 있어서는 소심하고 지극히 개인화 된 사회적 메시지를 다 같이 공유하고자 하는 욕심이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이며 최대한의 이 사회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사건들의 사회적 인식을 제대로 갖추고 경비 했으면 좋겠다 라는 바람이자 경고> 라는 것이다. 그러한 동기나 메시지가 더부룩하게 머리를 꾸미고 장식한 여인들 표정 속에서 작가는 자신이 본 시대의 한 여인상을 창조하는 것이다.
그 여인들은 아주 섬세한 붓 터치로 세밀하게 장식되며 정교하게 드러나는 여성의 여성성에서 작가는 그림의 진정한 의미와 힘을 발견 한다. 그러한 배경에서 출발한다고 했을 때 그녀의 회화적 대상은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여성들의 가슴, 엉덩이, 다리 등의 신체 부위들을 특별하게 부각시킴으로써 남성들이 여자 몸에서 특별한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노출한다.

그는 그 인물들의 모델은 주변에 있는 사람이기도 하며 그 때마다 모델이 정해지면 그 인물에 대한 자료도 수집하여 그림을 시작한다. 그러나 단연 그의 인물화에 매력은 그 장식적인 표현에 우아함과 단아미에서 드러난다.
클림트의 영향인 듯 단조로운 색채표현, 대상을 밀도 있게 표현하는 구성적인 방식에서 정연연의 매력은 부가 된다. 기법 상으로 볼 때도 점묘법적인 터치로 조화 된 색채들의 대조와 환상적인 감정의 비교가 그의 그림이주는 가장 멋있는 시각적 즐거움이다. 동시에 여인의 인물에 가해지는 레즈비언적인 가공된 인물 이미지는 색채의 황홀함과 표정의 대조에서 짜릿함을 느끼게까지 한다. 그 바탕에는 아름다운 형상과 색채 그리고 표현력은 그의 예술적 기교에 탁월함이 더하기 때문 일 것이다.
정연연의 드로잉에 자유로움과 역량이 바로 그것이다. 지우개를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거의 완벽한 드로잉의 윤곽선에 그대로 색을 칠하면 입체적 효과를 지닌 여인으로 태어나는 묘사력, 그것에 내면의 심리를 보태는 숨은그림찾기 형식의 인간 심리를 나타내는 단어와 문장들, 작품을 감상하는 이에게 그림의 또 다른 미스터리한 재미와 보는 즐거움의 선물이다. 언제나 식물과 여성이 만나 일어나는 이상적 조화미는 대부분이 환상적인 구성과 결합되어 섹시 미와 환상미를 동시에 전해준다. 많은 사람들이 정연연의 작품에서 아름답다 혹은 매혹적이다라고 찬사를 보내는 것은 이와 같은 아르누보적인 피할 수 없는 매혹이 여인들의 자태에서 샘솟기 때문이다.
우리를 몰아경에 몰아넣는 환희와 정숙한 차림에 중성적인 에로티시즘.
이 중독적이리 만큼 의도 된 연출, 이것이 정연연 작가의 감출 수 없는 남자가 보는 치명적인 필살기이자 유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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