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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조각예술 행사에 대한 연구를 통한 창원조각비엔날레의 발전방안 연구

하계훈


1. 들어가며
 
2012년에 출범하여 이번에 3회째를 맞는 창원조각비엔날레는 미술 장르 가운데 조각이라는 분야를 한정하여 특성 있는 비엔날레 행사로 발전시켜 나아감으로써 역설적이게도 이 행사를 단순한 미술행사로 국한시키지 않고 도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공간 미화를 겸할 수 있는 문화자산을 축적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이렇게 형성된 미적 환경을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게 활용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창원조각비엔날레의 바램과 노력에 비하여 우리나라 미술계에서 조각의 위상은 회화에 비하여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2015년 기준으로 미술시장에서 조각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7% 정도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1) 공공 혹은 사립 전시공간에서의 비중이나 미술대학에서의 학생모집과 관련된 추세도 이와 비슷한 관심과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도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역할과 위상은 조각계를 위해서라도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여야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조각은 주로 종교적인 주제를 가시화하는 방법으로 이용되어 왔으며, 근대에 이르러 재료의 다양화와 미술에 대한 미학적 사고의 확장에 따라 그 표현의 기법이나 형식 등이 다양화되고 주제의 폭도 상당한 정도로 넓어지게 되었다. 르네상스를 지나 절대왕정 시대에는 종교를 대신하여 왕권과 귀족들의 위력을 가시화하기도 하였고 계몽주의 시대와 근대 시민사회에서는 그 사회가 추구하는 도덕적, 정신적 가치를 가시화하는데도 적지 않게 기여하였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조각은 회화에 비하여 입체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재료가 가진 제한성 때문에 색채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도 함께 지니고 있었다. 또 그 제작방식에 있어서도 물리적 에너지가 더 많이 소모되며 작품의 표현에 있어서 디테일의 풍부함이 회화에 비해 다소 모자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재료와 기법의 확장에 의해 이러한 단점을 점차 극복할 수 있었으며 장르간의 통섭과 기술의 발전으로 그 표현 향식이 더욱 풍부해질 수 있었다. 다만 최근에 들어서면서 공공미술의 영역에서 그 역할이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추세 속에서 미술계의 움직임이 점차 시장 중심으로 흘러감으로써 회화 중심의 기조가 형성된 점은 조각계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조각을 그 사회에서 수용하는 정도나 방식은 각 지역마다, 국가마다 서로 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념이나 종교를 떠나서 무엇보다도 재료적인 측면에서 지역의 자연환경과 조각이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지역적 특성은 현대사회에서 교통과 통신 수단의 발달로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경향을 찾아볼 수 있지만, 최근까지 이어온 작품 제작방식에 내재되어 있는 전통의 계승과 지역 문화와의 연관성 때문에 이러한 지역적 특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과거에는 조각의 주재료인 대리석이나 목재 등이 풍부하게 생산되는 지역에서 이러한 재료를 이용한 조각 작품들이 양적, 질적으로 타지역에 비하여 앞서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였다. 조각은 그 속성상 주로 실내 공간에 한정되는 회화에 비하여 대중적 접근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야외공간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일부 작품은 재료의 성격이나 보안과 안전의 문제로 야외에서 관람객과 조우하기에 부적절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실내보다 야외에서 관람객과 만났을 때 조각의 가치가 더욱 잘 부각되기도 한다. 이러한 점은 조각이라는 미술 분야가 갖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점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활용하는가에 따라 조각 분야의 활성화가 어느 정도 좌우된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최근에 개최되는 많은 조각 심포지엄이나 비엔날레에서는 조각의 개념을 더욱 확대하여 영상이나 설치, 그리고 퍼포먼스까지 수용하는 다채로운 내용을 담는 행사가 적지 않다.

이러한 조각의 속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국내외적으로 열리는 조각 관련 행사에서는 적지 않은 경우에 그 장소를 야외로 설정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공간 설정이 행사의 결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창원조각비엔날레 역시 창원 시내의 문신미술관과 성산아트홀 이외에 용지호수 공원과 같은 야외 공간을 행사 장소로 채택하고 있는데, 이처럼 실내와 실외의 공간을 적절하게 이용하여 조각의 특성을 최대화하는 것도 창원조각비엔날레 측에게 부과된 발전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창원조각비엔날레가 향후의 발전과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고려해보아야 할 사항들 가운데, 주로 유럽지역의 유사 사례들을 참조하면서 이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창원조각비엔날레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형식, 담론 생산방식과 조직구성 및 행사운영 시스템 등을 간단하게 검토해보고자 한다.

2. 유럽에서의 조각예술과 조각 공간들

유럽사회에서 조각은 고대로부터 유럽인들의 생활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다. 중세 초기에는 건축과 조각이 미분리된 상태에서 주로 유럽인들의 종교생활과 관련된 물리적, 정신적 영역에 관여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근대까지 이어져서 조각이 건축과 밀접하게 연관된 상태로 생활공간의 곳곳을 차지해오면서 유럽인들의 종교와 역사를 작품 안에 담아왔으며, 지역적인 차이는 있겠으나 전반적으로 신앙심과 도덕정신의 부침, 그리고 경제 상황에 따라 예술성과 완성도, 그리고 더 나아가 작품과 주민 사이의 밀착도 등이 읽혀질 수 있도록 작품 안에 그러한 것들을 담아왔다.

조각이 건축에서 분리되고 독립된 장르로서 미술의 한 형태를 차지하며, 교육기관에서 당당하게 자리 잡는 시기는 유럽의 근대에 들어서서, 산업혁명 시기와 어느 정도 중첩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제조업의 발달에 의한 철강이나 유리와 같은 재료의 등장과 그에 따른 공구와 동력 등이 조각 작품의 창작에 동원될 수 있게 되면서 작품의 내용뿐 아니라 형식과 규모에 있어서도 이전보다 크게 확장될 수 있었으며 그로부터 더욱 더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2) 사회의 모든 분야가 그렇고 미술 장르 전체가 그렇겠지만, 조각의 경우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멸의 과정이 상당한 정도로 진행되기도 하였다. 특히 조각은 건축과 함께 야외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고 쉽게 이동할 수 없다는 성격 때문에 자연적 재해에 노출되기도 하였고, 더 나아가 유럽에서 일어난 대규모 전쟁에서 직, 간접적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기도 하였다. 과거에는 종교분쟁과 전쟁의 결과에 따라 약탈과 파괴의 대상으로서 조각 작품이 그 피해를 입었으며 현대의 전쟁에서는 폭격과 시가지 전투 등에 의한 대량 파괴의 희생물이 되기도 하였다. 3)

유럽에서 이러한 역사를 거쳐 온 조각 작품들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의 상처로부터 회복되고 더 이상 유럽 대륙에서 커다란 전쟁이나 사회적 혼란을 겪지 않게 되자 점차 조각의 본연의 미학과 사회적 기능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하였다. 도시 곳곳의 크고 작은 공원과 광장에는 기념 동상, 기념탑과 분수대 등이 복원되거나 새롭게 설치되면서 조각가들이 자신들의 솜씨를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맥락의 연장성상에서 현재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는 심포지엄과 비엔날레나 페스티벌 형식의 조각축제가 일정한 기간을 주기로 개최되고 있다. 조각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이러한 행사는 주로 야외에서 겨울을 제외한 나머지 세 계절에 열리고 있으며 작품제작에 있어서 가장 보편적인 재료로 석재와 철재, 그리고 목재가 주로 사용된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서 디지털 미디어를 응용한 영상 작품이나 설치미술, 퍼포먼스도 넓은 의미에서 이러한 조각 행사의 범위에 포섭되고 있다.

유럽에서 조각과 관련된 심포지엄과 비엔날레 등의 행사는 각 나라마다 복수의 행사를 개최할 정도로 많다. 행사에 따라 성격이 다를 수 있지만 주로 그 도시가 갖고 있는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행사이거나 쇄락한 도시의 산업공간을 재생하여 관광자원화하고 주민들에게 예술적 체험과 역사, 그리고 치유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하는 행사가 대부분이다. 조각과 관련된 행사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을 꼽아보자면 대리석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는 이탈리아의 카라라(Carrara) 국제조각 비엔날레와 국제조각 심포지엄 등이 있는가 하면 몬티뇨소(Montignoso) 국제 야외 조각전, 스위스의 휴양도시 바드 라가즈(Bad Ragaz)와 같은 소도시에서 개최되는 조각 비엔날레 행사들도 있다. 노르웨이 조각 비엔날레(Norwegian Sculpture Biennial)와 오슬로의 비겔란드 조각공원(Vigeland Sculpture Park), 라트비아 리가의 조각 쿼드리엔날레(Sculpture Quadrennial Riga), 10년에 한 번 개최되는 독일의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2008년에 시작하여 2016년에 9회째 행사를 치룬 러시아의 펜자(PENZA) 국제회화 및 조각심포지엄, 그리고 연례행사는 아니지만 영국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요크셔 조각 공원(Yorkshire Sculpture Park), 도르셋(Dorset)주의 포틀랜드섬(Isle of Portland) 타우트 채석장 조각공원(Tout Quarry Sculpture Park), 스코틀랜드의 글랜킬른 조각공원(Glenkiln Sculpture Park), 이탈리아 시에나 지역의 치나티 조각공원(The Chianti Sculpture Park), 2006년에 개관하여 매년 새로운 작품을 수혈하는 오스트리아의 린츠 조각공원(Sculpture garden Artpark in Linz), 프로파간다 초상 조각 중심의 작품을 설치한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메멘토 공원(Memento Park),  등의 공간도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유럽 각지에서 개최되는 이러한 행사 가운데 일부는 창원조각비엔날레와 유사성을 띠는 부분이 있으며 창원비엔날레의 미래에 도움이 될 만한 시사점을 던져주기도 한다. 따라서 앞에서 열거한 조각 관련 행사 가운데 일부를 지금부터 간략하게 검토해보고 그로부터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참조할 만한 부분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카라라 국제 조각 비엔날레와 조각 심포지엄

유럽에서 고대 조각의 상당부분은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 속 주인공들을 인간의 모습으로 표현한 대리석 조각들이 차지하고 있다. 극히 드문 예를 제외하고 이들의 모습은 흰색 대리석으로 정교하게 밀랍과 물감으로 채색해서 사실적으로 처리되어 신전이나 광장을 장식하였었으며 점차 채색이 사리지게 된 상태로 현대에 들어와서는 유럽 각국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기도 하다. 이러한 대리석 재료들은 여러 곳에서 조달되겠지만 그 가운데 최우선적으로 꼽히는 곳은 이탈리아 북부의 대리석 광산지역으로 잘 알려진 카라라(Carrara)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카라라는 백색 대리석으로 유명한 만큼 자체 조각 행사를 열고 있기도 하지만 카라라 대리석의 유명세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의 조각 행사에서도 카라라의 대리석이 수입되어 사용되는 등 대리석 조각에 관하여서는 세계적인 중심도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조각의 중요 재료 가운데 하나인 돌은 유럽에서도 조각가들에 의해 널리 이용되어 왔다. 돌을 주재료로 하는 조각 심포지엄은 원래 1959년에 조각가 칼 프렌틀(Karl Prantl 1923-2010)과 그의 동료들에 의하여 이탈리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세인트 마가레턴(St. Margarethen)이라는 석산에서부터 출발하였다. 이들 작가들은 경제적은 부담감 없이 기념비적 규모의 대리석을 재료로 작업을 해보기를 희망했으며 이러한 방식의 심포지엄은 점차 유럽의 주요 도시로 퍼져 나아갔다.
 
카라라 미술대학 교수였던 리노 지아니니(Rino Giannini)가 1970년대에 들어서서 카라라에서 처음으로 조각 심포지엄을 개최하자 20 명의 작가들이 참여하여 현장 작업을 수행하였고 매일 수천 명의 관람객들이 작가들의 작업현장인 카라라 중앙 광장을 방문하여 높은 관심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이러한 조각심포지엄 행사는 지역의 시민들 뿐 아니라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자들의 관심을 끌고, 더 나아가 미디어에 관심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의 중요한 관광자원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은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점들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4)

한편 카라라 국제조각비엔날레는 1957년 카라라 시의 안토니오 베르니에리(Antonio Bernieri) 의원에 의해 출범하였다. 미켈란젤로와 카노바 등 서양미술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 작가들과 연관된 카라라 시가 점차 대리석의 도시라는 과거의 명성으로부터 침체해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면서 도시의 재생을 겨냥하였던 카라라 국제조각비엔날레는 원래 베니스 비엔날레와 로마 쿼드리엔날레를 본떠서 수상자를 정하고 수상작품을 매입하여 카라라의 대리석미술관(Marble Museum)에 소장하는 경쟁 방식으로 진행되던 행사였으나 현재는 행사의 주제를 정하고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은 작가들뿐 아니라 젊고 떠오르는 조각가들을 초청하여 비경쟁 방식으로 진행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2) 노르웨이 조각 비엔날레

노르웨이 조각 비엔날레의 경우 1999년에 스테너슨 미술관(Stenersen Museum)에서 첫 행사를 진행하였다. 노르웨이 조각가협회가 주관하는 이 비엔날레는 1996년 조각가협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젊은 조각가들의 참여가 높아지면서 조각의 개념과 공공조각에 대한 논의의 장을 펼칠 필요성이 제기됨으로써 행사가 구상되어 첫 번째 비엔날레에 스웨덴 출신의 큐레이터인 라스 네트비(Lars Nettve)가 전시감독을 맡았었다. 노르웨이 조각 비엔날레는 6월부터 8월까지 비겔란 조각공원에서 열리며 조각가협회 회원 자격에 관계없이 노르웨이 국적의 조각가나 외국 작가로서 노르웨이에 거주하는 작가에게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데, 이 행사는 노르웨이 조각가 협회와 비겔란조각 미술관이 공동주최하는 형식으로 불과 8명의 작가가 참가하는 소박한 출발을 보였지만 2004년부터는 장소를 비겔란조각공원으로 옮기면서 비겔란 조각미술관 내부와 외부 공원을 무대로 행사를 진행하여오고 있다. 이렇게 출발과 전개를 해 온 노르웨이 조각 비엔날레는 2017년 행사의 경우 440명의 작가가 참가신청을 할 정도로 규모가 확대되면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노르웨이 조각 비엔날레의 참가 자격은 전시감독과 협회 추천 2인, 비겔란 조각미술관 추천 2인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며 행사의 큐레이터는 양 기관에서 번갈아가며 선임하고 있다. 

3) 리가 조각 쿼드리엔날레

리가는 발트해에 접해있는 북유럽 국가 가운데 하나로서 현재 인구는 75만 정도인 공업도시다. 라트비아에서 1972년에 출범한 리가 조각 쿼드리엔날레는 유럽사회의 현대미술 현장에서 중심부의 예술과 주변부의 예술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행사라고 할 수 있다. 라트비아 공화국 정부의 문화부에서는 리가 조각 쿼드리엔날레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예술경영 및 정보센터(Centre for Art Management and Information (MMIC))라는 민간 기구에 이 행사의 운영을 위탁하였다. 리가 조각 쿼드리엔날레는 조각에 있어서 엘리트주의를 지양하고 예술적 환경에 취약한 대중들이 좀 더 쉽게 예술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2년에 조직된 예술경영 및 정보센터(MMIC)는 리가 조각 쿼드리엔날레뿐 아니라 학제간 소통될 수 있는 문화와 예술을 기획하고 보급한다. 이를 위해 MMIC는 작품 수집과 정보제공, 전시와 심포지엄, 지원금지급 등을 통해 학생, 교사 그리고 젊은 예술가들에게 체험과 활동의 기회를 확대시켜준다. MMIC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라트비아의 대중들에게 미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미술시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리가 조각 쿼드리엔날레는 북유럽 뿐 아니라 서부 유럽과  동부유럽 국가의 조각가들을 폭넓게 참여함으로써 예술이 대중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예술가 1인과 미술사학자 1인을 공동기획자로 선정하여 매 2년마다 9월이나 10월부터 시작하여 약 50일간 실내와 야외에서 쿼드리엔날레를 진행한다. 2016년 행사의 개막은 독일의 유명 작곡가 리차드 와그너의 이름을 붙인 공연장인 와그너홀(Wagner Hall)에서 개최되며 쿼드리엔날레 행사에 맞춰 이 콘서트 홀에서는 각종 공연이 개막되었다.

4)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Skulptur Projekte Munster)는 1977년에 시작하여 매 10년마다 100일간 개최되는 조각 프로젝트다.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는 인구 30만을 조금 넘는 작은 도시에서5) 도시 전체 공간을 활용하는 행사로서 현대미술에 대한 개방성이 적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일련의 강연활동을 하던, 당시 베스트팔렌주립미술관(Westphalian State Museum of Art and Cultural History)의 관장 클라우스 부스만(Klaus Bussmann)과 루드비히 미술관(Museum Ludwig)의 관장이었던 카스퍼 쾨니히(Kasper Konig)에 의해 출범하였다. 현재는 국제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얻은 조각 행사의 대표격으로 성장하였으나,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의 시작은 시민들이 도심에 기증 설치된 미국 출신의 설치미술가 조지 릭키(George Rickey)의 작품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자 이를 잠재우기 위하여 부스만이 자신의 미술관에서 이러한 조각 작품 설치 행위가 도시를 위하여 경제적으로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설득하고 도시민들의 미의식을 일깨우기 위한 일련의 강연을 수행하는 과정에서오늘날의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다.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는 행사의 흥행성을 높이기 위하여 약 200km 떨어진 카셀에서 5년마다 개최되는 미술행사인 도큐멘타(Kassel Documenta)와 개최시기를 연동시킴으로써 국제적으로 관람객들을 유인하는 효과를 증진시키고 있다.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는 조직위원회에서 전세계의 유망작가들을 대상으로 작가선정을 하면 선정된 작가들이 도시 전역을 대상으로 자신의 작품을 설치할 위치를 결정하고 이를 큐레이터와 협의하여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에는 약 30개국에서 참가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행사기간 동안 약 50만 명의 관람객들을 맞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뮌스터시는 창원시와 비교해볼 때 바다에 임한 도시가 아니며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행사의 성격이 비엔날레가 아니라 10년에 한번 열리는 행사라는 상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비슷한 인구를 가진 도시 뮌스터에서 여는 조각 프로젝트라는 행사에서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참고할 점은 이웃한 도시의 연관된 행사와 연동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창원조각비엔날레의 경우에도 이웃한 부산이나 울산, 김해 등의 문화자원이나 이를 이용한 행사뿐 아니라, 더 나아가 광주에서 열리는 비엔날레와 같은 행사와도 보다 더 긴밀한 연동성을 갖도록 적극적인 정책을 모색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의 진행을 위한 인적 구성을 살펴보면 특이하게도 창립자 가운데 하나였던 카스퍼 쾨니히가 1977년부터 2007년까지 4화 동안 지속적으로 큐레이터로서 참가해 왔고 2017년 행사에도 다시 큐레이터로 선정되어있다는 점이다. 무려 40년간을 같은 큐레이터가 참여하는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의 인력운영 방식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매 회마다 전시감독이나 큐레이터를 교체하는 여러 비엔날레나 이와 유사한 형식의 미술행사에 대해 한번 쯤 검토해보아야 할 숙제를 제시하는 셈이다.
창원조각비엔날레나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와 같은 행사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요소 가운데 하나는 주민들이 이러한 행사에 대해 얼마나 공감하고 지원하는가 하는 점일 것이다.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시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제시한 설득논리 가운데 하나가 유럽의 수많은 소도시 가운데 하나에 불과할 수 있었던 뮌스터라는 도시를 이 행사를 통해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도시로 만들 수 있고, 그것이 곳 뮌스터 시민들을 국제적인 도시의 시민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자부심을 불어넣은 점이다. 이와 같은 시민 설득 논리는 칭원시에서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하여 참고해 볼 수 있는 논리일 것이다. 

5) 타우트 채석장 조각공원(Tout Quarry Sculpture Park, Isle of Portland, Dorset)

영국 런던 시내의 건물들을 짓는데 사용된 상당량의 석재들은 도르셋 지방의 포틀란드 섬에서 생산된 돌들이다. 18세기 중반부터 250년 가까이 채석장으로 이용되던 이 공원은 1982년 폐쇄된 후 이듬해에 Portland Sculpture & Quarry Trust에서 주도하여 채석장을 공원으로 바꾸었다. 현재 이곳에는 40 에이커 넓이의 공간에 60여개의 돌 조각 작품들이 예전의 채석장 이곳저곳에 설치되어 있는데 이 타우트 공원은 영국의 도시재생 모범사례 상 후보에 몇 차례 오르기도 하였으며 2012년에는 리차드 롱(Richard Long)과 같은 유명작가를 포함하여 8개국에서 27명의 조각가들이 참여한 조각섬프로그램(Stone Island Programme)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조각섬프로그램은 참여한 젊은 작가들간의 교류와 소통을 바탕으로 예술과 과학을 통해 대지를 탐험하고 작가 레지던시를 운영하여 지역사회와 예술가, 지질학자, 생태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포틀란드 섬의 언덕 위에 위치한 조각공원 지역은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여서 관람객들은 가벼운 산책을 겸하여 조각공원을 관람할 수 있으며 공원 내부에서는 이곳 출신의 석공들 몇몇이 작업장을 운영하면서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작업 과정을 공개하고 있다. 
타우트 채석장 조각공원은 도시재생과 자연보호라는 의미를 가진 장소로서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예술과 자연을 체험하게 해주는 야외행사이지만 수 만평의 야외 공간이 개방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종종 작품의 파손이나 자연 파괴라는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점은 야외조각 공원을 운영하는 기관들의 공통된 어려움일 것이다. 2014년 제2회 창원조각비엔날레의 행사장 가운데 하나였던 돝섬에 설치된 작품들의 경우에도 행사 이후에 관람객들에게 개방성을 보장하면서도 작품을 잘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이 꾸준하게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6) 요크셔 조각 공원
1977년에 조성된 요크셔 조각 공원은 영국에서 처음 대규모(500 에이커)로 조성된 본격적인 야외조각공원이다. 18세기에 건축된 고풍스런 저택과 정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간에는 헨리 무어(Henry Moore)나 바바라 헤프워스(Barbara Hepworth)를 비롯한 영국의 대표적인 조각가들의 작품을 포함한 전세계 유명 조각가 60여명의 작품이 영구 설치되어 있고, 이들과 함께 1990년대에는 실내 전시장이 추가되어 로댕과 부르델에서부터 제임스 터렐과 같은 외국 작가들의 작품들도 설치되어 국제적인 성격을 추가하게 되었다. 영국의 공공예술기금인 Art Fund는 이곳 조각 공원에 한화로 10억 원이 넘는 76,000파운드의 기금을 투입하여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과 같은 유명 작가의 작품을 설치하기도 하였다.

지금은 연간 수십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제 조각공원의 위상을 보이고 있지만 요크셔 조각 공원의 첫 출발은 매우 소박하였다. 31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기 위하여 불과 수천 파운드의 예산을 들여 출범하였으며, 이어서 ‘모두에게 명작을(Great art for everyone)’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영국 국민들과 유럽 여러 나라의 관람객을 유치하여 한 한에 약 40만 명의 관람객을 확보하고 있다. 조각공원의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이들 관람객들이 요크 지역을 방문함으로써 발생하는 지역경제 촉진 효과는 약 50만 파운드로 측정되고 있다.

영구 설치된 작품들 이외에도 요크셔 조각 공원은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의미 있는 활동을 하였으나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던 영국의 조각가들의 작품들을 개인전 형식으로 번갈아 가며 전시하기도 한다.요크셔 조각 공원은 인근에 위치한 헨리 무어 연구소(The Henry Moore Institute), 웨이크 필드의 헤프워스미술관(The Hepworth Wakefield), 리즈 미술관(Leeds Art Gallery) 등을 하나로 묶어 문화관광 클러스터를 제공함으로써 방문객들에게 보다 풍성한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창원조각비엔날레도 창원시의 문신미술관이나 경남도립미술관 등을 하나로 묶어 창원조각비엔날레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보다 풍성한 문화 컨텐츠를 제공하도록 하여야 하며 지역민들과 공감할 수 있는 작가들의 공간을 더욱 더 확보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7) 펜자(PENZA) 국제 회화 및 조각 페스티벌

2008년에 시작하여 2016년에 9회째를 맞은 러시아의 펜자 국제 회화 및 조각 페스티벌은회화와 조각을 동시에 수용하는 페스티벌 형식의 행사다. 모스크바에서 600km 정도 동남쪽에 위치한 펜자시의 인구는 50만이 조금 넘는 정도여서 인구 규모에 있어서 창원시와 거의 비슷하다. 이 가운데 조각의 경우에는 모스크바 동남쪽 펜자시의 레겐드(Legend) 조각공원에서 예술가들의 국제교류와 지역의 관광자원 확보의 차원에서 행사를 개최해오고 있다. 주최측은 참여 작가들에게 주제와 재료, 그리고 구체적으로 작품의 용도 등을 미리 통보하여 참여 작가들이 미리 작품을 구상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2016년의 경우에는 주로 채색된 철재를 이용하여 공원에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 조성을 목표로 행사를 개최하였으며 10개국에서 16명의 작가가 참여하였다.(참고로 2015년 제 8회 행사에서는 주최측이 “신비 혹은 마술(Mistery or Magic)'이라는 주제 아래 일정한 크기의 대리석이나 화강암을 재료로 제공하면서 행사를 진행하였다. 이처럼 펜자 국제 회화 및 조각 페스티벌의 경우에는 조각가들의 창작활동을 진작하는 한편으로 그들의 창작활동의 결과가 지역의 문화공간 확보와 관광자원으로의 전환으로까지 연결시켜 행사 이후에도 조각페스티벌의 결과가 지역의 발전에 구체적으로 기여하도록 기획되고 있다. 펜자시는 이러한 행사와 관련하여 단기 2주에서 장기 1년 사이의 기간 동안 외국에서 온 작가들의 레지던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창원시의 경우에도 창원조각비엔날레와 관련하여 내한한 작가들 가운데 작품성이나 작품의 내용 등이 시에서 지향하는 방향과 일치하는 작가가 있을 경우 그 작가를 단순히 조각비엔날레 행사에 참가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좀 더 연장된 관계 속에서 레지던시와 같은 형식으로 그 작가의 재능을 수용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8) 린츠 조각공원
린츠 조각공원은 제2차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가 10대 시절을 보낸 도시 린츠(Linz)의 구도심을 재개발하면서 2005년에 문을 연 쇼핑센터인 Lenaupark City의 옥상과 주변 지역에 조각정원 프로젝트(sculpture garden project)를 통해 조성된 조각공원이다. 오스트리아의 3대 도시 가운데 하나인 린츠는 제2차세계대전 당시 전쟁 물자를 생산, 공급하는 중요 공업도시 가운데 하나였다. 1977년 린츠를 관통하는 다뉴브 강가의 수변 공원 다뉴브 파크에서는 공업도시로서의 린츠의 성격을 반영하는 철조각 작품 설치가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포럼 메탈(Forum Metal)이라는 타이틀로 시행된 이 행사의 결과 지금 다뉴브 파크에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조각가들의 작품들이 영구설치되어 있다.
2006년에 오스트리아의 대표작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린츠를 거점으로 작업해 온 만프레드 킬른호퍼(Manfred Kielnhofer)에 의해 시작된 이 조각공원은 원래 기차역이었던 이 지역을 도시재생의 차원에서 2004년부터 린츠 시가 시행하는 개발사업과 맞물려 있다. 43.000 m²의 공간에 20명이 넘는 작가들의 신작 작품이 시범적으로 설치되어 왔으며 매년 공간을 점차 확장시켜 나아가고 있다. 매년 4월 첫 수요일에 조각공원은 새로운 작품으로 공간을 새롭게 단장한다. 린츠 조각공원은 4월부터 10월까지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린츠에서는 다뉴브 강가에 위치한 렌토스 미술관이나 린츠 예술대학에서 조각에 관한 심포지엄이나 그 밖의 학술행사가 빈번하게 개최된다. 그리고 이것은 린츠 조각공원의 방향과 연동성을 가짐으로써 현대조각에 대한 개념과 공공장소에서의 조각의 의미 등의 담론을 생산하고 있기도 하다.


9) 메멘토 공원

1990년 동구권의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되고 나서 이듬해에 헝가리에서 소련 군대가 물러난 2주년을 기념하여 1993년에 만들어진 헝가리의 메멘토 공원은 냉전시대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동구권의 체제 선전과 국민 선동을 위한 레닌, 마르크스, 엥겔스 등의 프로파간다 초상 조각과 그 밖의 집단 활동을 표현한 공공 기념물들을 중심으로 조성된 조각공원이다. 이곳에는 헝가리 공산당의 몰락 이후 수거한 42점의 동상 조각과 기념물들이 설치되어 있으며 2007년에는 사진을 전시하거나 필름을 상영할 수 있는 영상관을 개관하였다. 이 공원을 조성한 사람은 1991년 항가리 의회에서 주최하는 경연대회에서 상을 받은 건축가 아코스 엘레오드(Akos Eleod)로서 공원 운영의 실질적인 책임을 지고 있으며 입장은 유료로 되어있다. 공원의 관람은 자유 관람 혹은 하루에 몇 차례 진행되는 50분간의 가이드를 동반하는 관람 가운데 선택할 수 있게 되어있다.


3, 결론을 대신하여

이상에서 간단하게 살펴본 바와 같이 유럽의 크고 작은 도시들은 각각의 도시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환경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도시를 국내외에 알리면서 지역재생을 모색하는 수단의 하나로 문화예술을 채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가운데 많은 도시들이 조각공원을 조성하거나 조각 비엔날레, 조각 심포지엄 등의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을 도모하고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관광 자원으로서의 조각 작품들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이제 제 3회를 맞는 창원조각비엔날레의 경우 이러한 유럽 도시의 조각 행사에서 몇몇 경우를 참고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카라라조각비엔날레나 노르웨이조각비엔날레와 같이 비엔날레의 형식으로 진행되는 행사에서는 해당 도시의 자연환경이나 기존의 문화공간을 활용하고, 비엔날레 전시감독이나 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방법 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으며, 리가 조각 쿼드리엔날레가 엘리트주의로부터 벗어나 지역사회와 주변국가들을 끌어들이는 방법의 하나로 선정하는 주제선정 방식,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에서는 행사 주최측이 초기에 시민들을 설득하기 위하여 진행한 노력과 40년 가까이 긴 시간을 카스퍼 쾨니히 큐레이터와 함께함으로써 10년이라는 행사 주기가 가져다 줄 지도 모르는 불연속성을 피하려는 노력 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자료와 연구 시간의 부족으로 창원조각비엔날레와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조각비엔날레 성격의 행사를 많이 찾아내지 못하였지만, 유사한 행사나 공간 가운데 영국의 타우트 채석장 조각공원이나 요크셔 조각공원, 오스트리아의 린츠 조각공원, 그리고 러시아의 펜자 조각페스티벌 등도 창원조각비엔날레에서 작품의 관리나 참가 작가들에게 주제와 재료 등을 제공하는 방식, 담론생산을 위해 지역의 예술학교 등과 연계하는 방식 등의 면에서 참고할 만한 점들이 발견된다.
전세계적으로 미술계의 흐름이 공공미술관이나 비엔날레와 같은 행사 공간에서 미술시장이라는 상업성을 앞세우는 공간으로 중심 이동하는 현상을 보이는 시대에 창원조각비엔날레가 한국 조각의 건강성과 발전을 위하여 앞장서는 점은 우리 모두가 감사하고 격려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여기서 좀 더 나아가 이제 제 3회를 맞는 창원조각비엔날레가 멀게는 1950년대로부터 가깝게는 1990년대에 출발한 유럽 여러 나라의 성공한 조각행사들처럼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그로부터 국제적으로 확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선행사례를 철저하게 연구하는 한편으로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으로 다양한 실험과 연구가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창원시와 예술계, 미술 저널리즘과 경제계, 그리고 창원시민들 뿐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관심과 응원이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 예술경영지원센터, <2015 미술시장 실태조사> 3쪽 및 45쪽 참조
2)  예를 들어 스페인의 조각가 훌리오 곤잘레스(Julio Gonzalez)와 같은 작가는 용접 토치를 사용하여 금속을 절단하고 용접하는 기법을 구사하였는데, 작가는 이러한 기법의 습득을 위하여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면서 기술을 습득하기도 하였다.  <아트폼스 : 사람이 만든 예술, 사람을 만드는 예술> (Patrick Frank 지음 ; 장원 [외]번역, 시그마프레스 2016) 203쪽 참조 
3) Nicola Lambourne, War Damage in Western Europe: The Destruction of Historic Monuments During the Second World War(Edinburgh University Press; 1 edition (February 14, 2001)) 참조
저자는 이 책에서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룩셈부르그, 네덜란드 등의 국가에서 제 2차 세계대전에 의해 파괴된 건물과 작품들에 대해서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서문에서 저자는 히틀러의 나치군대가 전쟁의 와중에서도 서유럽 지역과 동유럽 지역 사이에서 문화재에 대한 차별된 태도를 보이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즉, 나치는 서유럽, 특히 프랑스의 유적에 대해서는 동질감을 가지고 보호하려는 태도를 보인 반면에 동유럽의 문화재에 대해서는 이보다 가혹하게 약탈과 파괴를 일삼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4) 비슷한 시기에 카라라에서는 대리석 공방들을 중심으로 하는 Carrara Marble week이라는 행사도 개최되어 이 시기의 방문객들에게 보다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5)뮌스터는 현재 대학도시의 성격이 강하여 30만 인구 가운데 4만 명이 넘는 인구가 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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