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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의 기쁨이 두 배가 될 수 있도록 해주는 마을미술 프로젝트

하계훈


어느 새 여덟 번째 해를 맞은 2016년 마을미술프로젝트는 기쁨 두 배 프로젝트로 대전, 대구, 부산, 해남에서 사업을 수행하였다. 이들 지역은 이미 한차례 이상 마을미술프로젝트와의 협업에 의해 공간을 예술적으로 개선한 곳들로서 다시 그 공간에 심층적으로 예술을 개입시킴으로써 지역 공간과 그 공간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주된 목표 가운데 하나로 설정하고 있다. 미술을 통해 지역의 생활공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생각은 산업사회를 지나 탈산업사회 즉, 정보화사회로 이행한 지역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마을미술프로젝트와 유사한 사업은 무수히 많았고 현재도 계속해서 사업들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들 사업 가운데 비교적 성공적으로 평가되는 사업들 중에는 그 규모가 상대적으로 대규모이고 국가 차원에서 기획 설계와 재정 투입이 개입됨으로써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고 그것이 도시재생 연구의 사례로서 학술적 연구와 분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그 규모는 작지만 지역주민들이 주도하여 성공적인 출발로 사업의 외연이 점차 확장되면서 사업 현장의 주민으로부터 국민 전체 그리고 더 나아가 국제적으로까지 인지도를 획득하는 사업도 있다. 



1. 부산 감천마을 프로젝트


이번 기쁨 두 배 프로젝트 사업 가운데 비교적 인지도가 높고 성공사례로서 평가되는 대표적인 사업은 부산의 감천마을 사업일 것이다. 좀 과장된 표현이지만 ‘한국의 산토리니’라고 불리기도 하는 감천마을 공간개선 사업은 여러 해 동안 주민들을 비롯하여 해당 자치단체와 광역단체, 그리고 중앙정부 등의 집중적인 관심으로 지금은 부산지역의 중요한 문화관광 자원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6·25 전쟁 때 북한 공산정권을 피해 남하한 피란민들의 집단 거주 지역이었던 만큼 주거환경이 열악했지만 이곳에 2009년 미술프로젝트가 시작되고 골목 곳곳에 예술적 분위기가 개입되기 시작하자 주민들 뿐 아니라 관련 지방자치단체, 지역 예술가들과 언론 등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외지의 관광객들이 이곳을 방문하게 되고 그들이 미치는 영향은 조금씩 지역의 변화를 촉진시켰다. 감천마을 공간개선 사업에 대해서 대부분의 평가는 긍정적이었지만 관광지와 주민생활공간이 분리되지 않다보니 소위 민폐 관광객에 의한 주민들의 사생활 침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주민들의 불편은 초창기보다는 많이 줄어든 상태며 관광객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금이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쓰이기 시작함으로써 이 사업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각이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9개의 마을기업이 운영되어 수익금이 주거환경 개선 등 직접적으로 주민들에게 쓰이면서 주민들의 우호적인 태도가 점점 더 커지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2009년과 2012년에 이미 두 차례 마을미술프로젝트 사업에 의해 주로 김천마을의 윗동네가 마을 환경개선을 이룬 가운에 이번 프로젝트는 마을의 아랫동네 지역에 집중되었다. 사업 장소가 아랫동네로 내려감으로써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공간적으로 확대되는 효과를 낳을 수 있었으며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도 자연스럽게 위에서 아래로 동선을 확대시키면서 지역주민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성숙한 관광문화가 정착되고 관광객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선순환의 고리가 완성돼 체감복지가 높아짐으로써 주민들이 불만보다는 혜택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은 공공미술을 통한 미적 체험과 지역의 공동체성 회복, 그리고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통한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심화시키는 단계로서 <마을사람 그리고 이야기>라는 주제 아래 전체 12점의 작품들 가운데 6점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10명의 인물을 실제 주민들을 모델로 구성하고 있다. 


작업에 참여한 작가들을 이른바 주민참여형 “지붕 없는 미술관”을 지향하였다. 이를 위하여 마을 곳곳에 작품들을 설치하는 괴정에서 주민들을 작품의 모델로 참여시키는 것 이외에도 감천마을의 아랫마을로 들어가는 삼거리 입구에 도로를 확장하여 철거된 ㄱ자형의 빈 벽이 생긴 집터에 부스를 설치하고 주민과 방문자가 준비된 나무물고기에 자신과 마을의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2016 마리의 나무물고기 하나하나에 희망의 메시지들을 담은 대형 벽화를 만든 것 등은 마을미술프로젝트가 지향하고 있는 주민 중심의 사업 취지에도 잘 부합하는 것이다. 감천문화마을의 전반적인 성공은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동의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사업의 긍정적인 측면을 바라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감천마을이 고려해야 하는 것은 향후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하는 점과 사업의 성공에 가려진 부작용은 무엇인가 하는 점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감천문화마을은 지속적인 행정의 배려와 재정적 지원으로 계속 발전하였으나, 앞으로는 주민들이 주도하는 자치적 사업을 통하여 운영의 동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야 하며 그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자체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누구보다도 주민들이 사업의 중심에서 주체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예전에 활동력이 없었을 때 비슷비슷한 생활환경과 생활수준을 유지했던 주민들이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활동의 정도에 따라 환경과 생활의 격차가 일어나는 것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도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감천마을이 참고할 만한 외국의 사례를 하나 들자면, 흔히 지역 재생사업의 모범으로 거론되는 스페인의 빌바오 도시재생 사업의 경우에도 초기의 활성화 동력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떨어지는 가운데 지역의 고용과 개발의 그늘에서 주민들 간의 소득격차가 도시재생사업 이전보다 더 벌어지고 개발 대상지인 도심과 개발에서 소외된 외곽지역의 환경 차이가 더욱 더 벌어져 새로운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보고서가 제출되고 있다. 물론 이 사례가 곧바로 감천마을과 비교될 수는 없겠지만 일부 사례는 감천마을에서도 향후에 발생할 수 있는 사례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참고가 유효하다고 생각된다.



2. 대구 약산마을 프로젝트


두 번째로 대구의 2013년과 2014년의 사업에 이어 세 번째로 실시된 2016마을미술프로젝트 '약산에 살어리랏다'의 작품들은 이전의 마을미술 프로젝트인 '더 하리', '약산벽화마을'의 작품들과 잘 어우러져 있으면서 과거와 현재 마을의 삶에 초점을 두고 진행되었다. 약산마을 사업 역시 기쁨 두 배 사업의 성격에 맞추어 기존에 시행된 마을의 문화사업을 지리적으로 확장시키면서 문화적 혜택이 주민들에게 고르게 돌아갈 수 있도록 분포, 확산시킨다는 취지에 맞게 진행되었다. 사업 대상지인 달성군의 약산마을은 대구광역시에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매우 낙후되고 도시간의 소통이 상당히 단절되어 정체된 농촌마을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문화적 불모지와 같은 곳으로 인식되어 왔다는 점에서도 사업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마을 입구에서 시작하여 22개의 작품을 설치하는 이번 사업은 자연과 어울려 사는 조용한 마을인 약산마을을 대상으로 마을의 유래를 모티브로 삼고 약용 동,식물들을 모티브로 청정자연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데 그 목적이 있다. 무엇보다도 약산마을이 한약재의 주요 공급지였던 역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한의원, 약봉지, 약짜기 등을 테마로 벽화를 장식한 것이 이 마을의 특성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마을의 천연자원인 저수지(하동지)를 향하는 방향으로 청정지역에서만 서식하는 무지개숭어를 낚는 낚시꾼을 형상화한 조형물은 도입부에서부터 약산마을의 특성을 잘 요약해주고 있으며, 운지버섯이나 송이버섯을 조형화한 작품들과 레이저커팅으로 벽화 장식된 흑염소들 역시 이러한 마을의 특징을 강화시켜주고 있다. 


설치된 작품들 가운데에는 예술성이나 역사적 상징성 이외에도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을 염두에 둔 작품들도 있었다. 예를 들어 약산 벽화마을 쉘터나 하리마을에서 배출되는 쓰레기가 마을 입구에 무분별하게 투척되고 있는 쓰레기 수거장을 아늑한 느낌의 투명 판잣집 모양으로 설치한 작품들은 작품이면서 동시에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약산마을의 마을미술프로젝트 과정에서 기획자와 참여 작가들은 마을의 지리, 역사, 자연 환경적 특성을 테마로 하여 공공미술 작품들을 설치하고 미술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의 예술향유 기회 제공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40여 호에 지나지 않는 작은 마을이지만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내서 문화마을 형성을 통한 외부 유동인구의 유입을 목표로 하고 있기도 하다.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약산마을은 단순히 볼거리를 제공하는 마을에서 더 나아가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과 연계하여 체험프로그램 등을 통해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목표로 삼아볼 수 있을 것이다. 우수한 생태 조건을 가지고 있으나 낙후된 환경이 걸림돌이 되어온 약산마을의 '약산에 살어리랏다' 사업이 이번 마을미술프로젝트의 기쁨 두 배 프로젝트를 통해 환경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다면 약산마을은 문화적 공간이 확대되고 문화로부터 소외된 쇠락한 지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 공공미술을 통해 문화적 소통의 기회와 공간의 활력회복을 이루어낸 모범 사례로 남을 것이며 이를 통해 주민들의 실질적인 생활환경 개선 뿐 아니라 그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3.대전 중촌동 프로젝트


세 번째 사업은 대전광역시 중구 중촌동 일원에서 실행된 ‘펀펀’미술길 사업이다. 마을미술프로젝트의 사업들은 기본적으로 낙후 지역 생활환경을 문화적으로 개선하여 지역주민들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중촌동의 ‘펀펀’미술길 사업 역시 이러한 기본 목적에 부응하고 있고 그 결과로서 지역에 관심을 갖고 타지역으로부터 유입하는 유동인구가 늘어남으로써 지역 활성화를 넘어 지역간의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주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게 되는 효과를 기대하는 사업이었다. 중촌동의 기쁨 두 배 프로젝트 사업지역은 과거에 행정구역 개편으로 대전군 외남면에 편입 되었으나, 1948년 중촌동으로 명명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중촌동에는 예전에 대나무가 많이 자라서 죽말 또는 중말이라 불렸으며 지금의 중촌동이라는 명칭은 그곳에서 시작 되었다고도 하고 도시의 한복판에 위치한 촌락이라는 의미에서 중촌동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현재 이 지역은 한쪽으로 호남선과 대전선 철길이 지나고 앞으로는 대전천, 뒤로는 중촌고가도로가 막고 있어 도심 속의 섬처럼 격리돼 있는 공간이 되어버렸다. 

 

2010년 마을미술 프로젝트 사업 이후 이번에 다시 기쁨 두 배 사업으로 시행되는 ‘펀펀’미술길 사업에는 7명의 작가가 13점의 작품을 제작하였는데 작품들의 대부분은 예술성과 함께 환경 개선이나 주민의 안전과 관련된 목적으로 제작, 설치되었다. 한 가지 눈에 띠는 것은 이 사업이 지역의 주민들, 특히 이 지역의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의 등·하교 길에 잠복되어 있는 위험성을 미술작품을 통해 낮추어보려고 노력하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사업 대상지에 있는 노후 아파트의 많은 학생들은 인근 초, 중, 고등학교 등·하교 길의 중간에 도로와 철도, 고가도로 등의 교통 위험 요소들에 노출되어 있어서 매우 불안하고 위험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펀펀’미술길 사업은 이러한 지역의 학생들과 주민들을 위한 등굣길을 쾌적하고 안전한 미술거리로 조성하여 아이들과 노인들의 안전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보행길과 경관 확보를 목적으로 하였다. 일부 작품들은 기존에 설치되거나 채색된 작품들을 정비하고 그 위에 그림을 덧그리거나 타일과 같은 오브제를 덧붙여 분위기를 정비하는 것도 있고, 기존의 시설물과 구조물에 채색을 가하는 것도 있다. 이러한 작품들과 시설들은 대부분 어린 학생들의 왕래 과정에서 교통사고로부터의 위험성을 낮추고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시각적으로 만족감을 높여줄 수 있도록 명시도가 높고 화려한 원색을 많이 사용한 것이 ‘펀펀’미술길 사업의 특징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특히 이번에 설치된 작품 가운데 송인혁 작가의 <길이 재기 동물 놀이터>는 기존에 설치되어 있는 경계석을 레고 블록처럼 만들거나 전신주를 이용하여 어린 학생들이 건널목을 이용할 때 차도로 나아가지 않고 인도 안쪽의 전신주에 그려진 동물 캐릭터나 자신들의 키를 잴 수 있도록 그려진 눈금자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효과를 내도록 설치됨으로써 실용적인 아이디어가 함께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중촌동의 ‘펀펀’미술길 프로젝트는 지역의 특성상 ‘안전’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예술성과 안전성을 조합하면서 지역 개발과 주민 참여를 유도하여야 하는 사업이었다. 사업의 특성상 명시도가 높은 설치물과 그림들이 작업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이러한 설치물들은 다른 지역에 비하여 설치 후의 관리에 있어서 좀 더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할 것이다. 이미 2010년의 마을미술프로젝트의 결과물이 이번 사업에서 극복과 개선의 대상이 되었던 것처럼 2016년의 ‘펀펀’미술길 프로젝트도 몇 해 뒤에 또 다시 개선과 재정비의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유지 관리가 더욱 필요한 사업이었다고 생각된다. 



4. 해남 문내면 프로젝트


마지막으로 해남의 기쁨 두 배 프로젝트인 ‘울돌목의 미소’ 프로젝트는 전남 해남군 문내면 우수영 마을 일대에 11점의 작품을 설치하고 1차례의 공연을 마을 주민들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였다. 전라우수영이 설치되었던 해남군은 조선시대 서남해의 으뜸지역으로서 명량대첩의 주무대 가운데 하나였다. 이번 ‘울돌목의 미소’ 프로젝트의 대상지인 이곳은 조선시대 중기부터 약 500년 동안 우리나라 서남해지역을 지킨 중요한 호국의 상징이며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의 주요 전투 가운데 역사에 남을 전승을 올린 울돌목에 인접한 곳이다. 그러나 1895년(고종32) 폐영된 후 일제강점기동안 성곽과 관아가 훼손된 상태로 남아있었던 문내면 지역은 1970년대 이후 상업지역과 면사무소, 우체국을 비롯한 관공서, 그리고 초등학교의 영외 이전으로 급격히 쇠퇴하여 폐촌 위기에 처해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럽게 신도시 지역으로의 인구 유출을 가져왔으며 특히 고령인구 주민들 중심의 잔류 인구 비중이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이번에 해남 문내면에서 실시하는 기쁨 두 배 프로젝트는 이러한 공간에 2015년 마을미술프로젝트를 통해 문화마을의 기초를 닦아놓은 장소에 두 번째로 문화예술 이 개입됨으로써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표현하기 위하여 실시하는 추가 사업이다. 전라우수영과 이순신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기 위하여 조형물과 벽화 들이 마을 곳곳에 설치되었는데 작품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러한 주제를 직,간접적으로 담아내고 있으며 그 밖의 다른 작품들은 마을의 생활과 역사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을 입구 선착장의 상징조형물에 담긴 판옥선이나 마을길 담벼락에 설치된 난중일기의 동판, 빈집 공간을 이용하여 설치한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상작품 ‘불멸의 이순신’ 등은 이 마을의 특징을 시각적 이미지로 잘 표현해주고 있다. 그리고 우수영 안길의 빈터에 설치된 ‘소년 이순신, 바다를 꿈꾸다’는 이순신 장군의 어린 시절을 상상하여 달의 형상을 한 배 모양의 구조물 위에 늠름하게 서있는 어린 소년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러한 작품은 문내면의 구도심화로 활력을 잃어가는 마을의 분위기를 쇄신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문내면 내에 있는 우물에 설치된 ‘샘터 풍경’은 물이 귀한 우수영 마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화강석으로 만든 작품으로서 물이 귀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이 마을에서 옛날 우물에 물을 길으러 오던 아낙네들의 모습을 단순화된 인체의 동작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묘사적이라기보다는 추상화된 단순한 표현이지만 ‘샘터 풍경’은 우물에 관한 이 마을의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잘 전해주는 친근한 조형작품이다. 빈집 공간을 활용하여 마을의 역사와 민속을 돌아볼 수 있는 전시장 겸 마을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술래 공작소’와 ‘수다방’과 같은 공간 설치 작업들도 지역과 밀착된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5일장이 설 때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북춤, 난타, 사물놀이, 민요, 들노래, 성악가 초청 등 9번의 공연을 벌인 것은 마을주민이 주체가 된 다양한 공연들로서 공연의 전문성을 떠나서 개최 마을주민 간 소통과 공동체의식, 문화연대감 고취시켜주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이번 작품들 가운데 상당수는 참여 작가와 주민들의 협업에 의해 완성되었다. 이와 같은 주민참여 형식의 마을 미술프로젝트는 공간을 문화적으로 개선해주는 효과 이외에도 영내 주민의 소외감을 극복하고 활력을 불어넣음으로써 주민의 문화 자긍심을 고취해주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들이 야외 환경에 노출되어 있거나 빈집 공간을 이용하여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작품 완성 후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과제와 함께 향후 지속적인 유지관리에도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상에서 간단하게 살펴본 것처럼 대전, 대구, 부산, 해남에서 진행된 4개의 사업들은 마을미술프로젝트의 기쁨 두 배 프로젝트의 취지에 맞게 이미 실시된 마을미술 문화 환경 조성사업을 심화시키는 작업이다. 각각의 사업들은 사업의 질적 심화와 함께 사업지역의 공간적 확산이나 마을 주민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사업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대부분의 사업을 그 목적과 취지에 부합되게 사업이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역 주민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일차적으로 참여 기획자들과 작가들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들을 직,간접적으로 도와준 마을미술프로젝트 본부나 해당 지방자치단체에게도 성공의 공을 나눠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업이 해당 지역의 주민들에게 물질적, 정신적으로 도움이 되고 그들로부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현재의 상태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여기서 더 나아가 3차, 4차로 사업을 가중하여 마을의 활력이 배가되는 정책적 배려와 작가 및 주민들의 꾸준한 관심, 그리고 마을미술 프로젝트의 긍정적인 가치와 효과를 신뢰하는 모든 이들의 자발적인 참여 분위기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사업 장소의 특성이 있으므로 일반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마을미술프로젝트 사업, 특히 그 사업의 2차 심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기쁨 두 배 프로젝트와 같은 사업은 예술성, 지역 밀착성, 그리고 향후의 지역 자립의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와 함께 이러한 사업으로 인한 지역민들의 물리적, 심리적 변화가 어떻게 하면 문제를 최소화시키고 긍정적인 결과를 최대화시킬 수 있는지 고민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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