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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주제와 형식의 확장을 시도하는 작품들

하계훈


주제와 형식의 확장을 시도하는 작품들

하계훈(미술평론가) 

최연의 이번 전시에는 ‘여성’이라는 키워드가 앞에 나온다. 화가로서 꾸준한 창작과 사유를 이어온 작가가 이번에는 이러한 주제에 포커스를 맞춰 제작한 작품들을 위주로 전시회를 갖는 것이다. 작가가 인식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국제적 미술의 중심지에서 작년 말부터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는 최신의 컨셉트 역시 ‘여성성’이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인종적 다양성을 다루려고 했으나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거의 모든 전시 계획이 중단된 상태여서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지난번 전시에서 필자는 최연의 작품에서 대상을 관찰하여 과장됨 없이 표현하는 묘사력, 거기에 드러나는 색채 감각, 그리고 모델에 대한 공감능력 등을 작가의 장점으로 언급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 출품된 다수의 작품에서도 동일한 점이 발견되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작가가 화면 공간 구성에 실험성을 가미하거나 모티브를 선정함에 있어서 그 공간적인 범위를 확장하여 동유럽과 피렌체 등의 여행에서 발견한 소재와 그곳에서 마주친 인물들에 대한 관찰과 교감을 추가한 점이 눈에 띤다.

지난 몇 해 동안 작가는 파스텔 작품을 중심으로 꾸준하게 작업해왔으며 종종 유화 작품에 대한 실험을 병행하기도 하였다. 그러는 가운데 몇몇 의미 있는 공모전에서 수상이 이루어지기도 했고 주변의 긍정적 반응과 작품제작 의뢰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이러한 작가의 창작활동을 반영하는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보여주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마치 인상파 화가 드가가 포착하는 것 같은, 스냅사진을 떠올리게 하는 구도라고 할 수 있다. 미사에서 성가를 부르는 여인과 빈 물통을 들고 어딘가를 바라보는 여성, 장터에서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뭔가에 몰두하는 남자들, 맑은 날 마당에 모여 있는 아이들, 그리고 양지바른 담벼락을 배경으로 반갑게 수다를 떠는 세 여성들과 같은 작품들은 작품 속 인물들이 미처 모델로서 자세를 갖추기도 전에 작가의 프레임에 포착됨으로써 자연스런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단독 인물 초상화의 경우 전형적인 초상화도 있지만 한 화면에 주름진 노년의 여성의 모습을 중복해서 표현하거나 한손으로 뺨을 고이고 정면을 응시하는 듯한 인물의 푸른 머리카락 표현 등을 통해 작가가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작가가 일부 작품에서 책이나 신문지와 같은 질감의 오브제를 도입하여 화면의 다양성을 모색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점이다. 작품에 따라 의미의 해석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이러한 콜라주 형식의 작품들은 회화의 개념에 대한 확장으로 해석되어 온 것으로 볼 때, 작가는 지속되는 작업을 통해 여성이라는 주제를 천착하는 동시에 회화의 개념과 화면의 표현 형식에 대해 실험을 모색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이번 전시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최연의 창작 태도에 긍정과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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