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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송예술상 심사평

하계훈

올해 처음 시행하는 ‘가송예술상’은 우리에게 ‘부채표 활명수’로 잘 알려져 있는 동화약품의 회장을 지낸 가송 윤광열 선생이 2008년에 사재 165억원을 출연하여 젊고 유망한 작가들을 지원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설립한 재단법인 가송(可松)재단의 중요 사업 가운데 하나다. 제약회사와 예술지원사업은 직접적으로 연관성을 찾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요즈음 기업의 사회적 기여 활동 가운데 장학사업과 함께 대표적인 사업으로서 시행되는 문화예술 지원사업은 국내외적으로 기업 메세나 활동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널리 행해지고 있으며 대중적으로 점점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가송예술상은 동화약품의 등록 상표인 부채를 모티브로 하여 창조적 예술성을 발휘하는 작가들을 선발하여 포상하고 지원하기 위한 공모전 행사다. 이번 공모에서는 100명이 넘는 지원자들 가운데 1차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32명의 작가를 선발하고, 다시 이들이 심사위원들 앞에서 자신들의 작품에 대한 프리젠테이션과 질의응답의 과정을 거쳐 16명의 작가가 선발되는 심층적인 과정을 거쳤다. 이렇게 선발된 16명의 작가들은 공아트스페이스에서 작품을 전시하고 전시 기간에 대상 1명과 우수상 2명, 그리고 우리 전통의 부채 장인 2명의 작품과 자신의 작품을 협업할 작가 2명이 선정된다. 가송예술상이 다른 공모전과 차별성을 보이는 점 가운데 하나는 이렇게 부채 장인과 젊은 작가의 협업에 의해 전통예술 분야와 현대미술의 접점을 모색한다는 점일 것이다.

이번이 1회 공모전이었기 때문에 공모전의 지명도가 상대적으로 낮았고 직, 간접적으로 부채를 모티브로 한다는 표현의 제한성 때문에 응모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염려와 달리 막상 공모를 마감해보니 많은 작가들의 훌륭한 작품들이 제출되었다. 특히 요즈음 서양화 위주의 작업이 대부분인 다른 공모전에 비하여 입체나 설치, 그리고 한국화 분야의 작가들이 적지 않게 응모한 점도 가송예술상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는데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되면 좋을 것이라는 바램을 가져본다. 양과 질이 비례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한국화분야의 작가들에게 가송예술상이 좋은 자극제가 되고 개인적으로도 가송예술상의 공모제도가 참가 작가들에게 창작활동의 도약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들은 전반적으로 미술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일부 작품에서는 프로페셔널한 작가로서의 작품의 완성미가 아직 모자란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였지만 예심을 거쳐 최종 출품작들이 선발되는 과정을 통해 압축된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이러한 아쉬움이 배제되고 오히려 작가로서의 개성과 표현 기법의 독자성,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등을 내다볼 수 있게 해주는 작품들로 자연스럽게 농축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번에 본선에 진출한 작품들은 아크릴이나 먹을 이용하는 평면 작품에서부터 천, 나무, 시멘트, 철, 옷칠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오브제와 설치작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재료를 통해 표현된 작품들은 독창성과 표현의 확장성 등을 통해 앞으로 좋은 작가들이 가송예술상을 통해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작가들이 왕성한 활동을 통하여 국내외에서 관심을 받는 작가로 성장하고 궁극적으로 국제무대에서도 중요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작가 스스로의 노력과 함께 컬렉터와 후원자들의 관심과 정부 차원의 정책적인 지원, 그리고 대중적인 관심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요즈음 대중문화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우리 문화의 국제적 약진이 점차 본격적인 예술 분야로까지 확대되기를 바라며 이러한 흐름의 한 축에서 가송예술상이 우리 젊은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후원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오래 동안 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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