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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창원아시아미술제 / 후기도시인의 길 찾기

김성호

‘후기도시인’의 길 찾기
Post Citizen's a finding their way


김성호(미술평론가, 2008창원아시아미술제 전시감독)


후기도시인
2008창원아시아미술제 주제, ‘후기도시인-길을 찾아서’ 중에서 ‘후기도시인(Post Citizen)’은 창원아시아미술제의 첫 번째 화두이다.
‘후기도시인’은 도시문화가 팽배해 있는 동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문명인 일반에 대한 표현에 다름 아니다. 그것은 성장 위주의 근대적 도시개념과 근대적 도시인(modern citizen)을 계승하면서도 이와는 별리되거나 상이한 오늘날 현대적 도시인(contemporary citizen)을 지칭해서 새로이 작명(作名)한 용어이다. 그런 면에서 ‘후기도시인’은 오늘날 다원화된 도시 혹은 도시적 환경에서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지칭하는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그런데, 필자가 고려한 용어 ‘후기도시인’이란 궁극적으로 민족주의로 조직화된 도시국가(polis)로부터 시작해서 현대의 거대도시(metropolis)로 진화를 거듭한 도시(city)의 정체성이 급기야 중심을 잃고 탈주하는 오늘날 막다른 삶의 공간에 존재하는 인간 유형을 지칭한다. 그들은 가상공간과 물리적 공간이 뒤섞이고 중심과 주변이 혼재하는 작금의 메타폴리스(metapolis)라는 초도시(metacity)의 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중심이 해체되고 가상과 실재가 혼재하는 '도시화(urbanization)의 극단의 지점'을 우리는 서구의 도시로부터 쉬이 발견해내고 있지만, 그것을 서울, 도쿄, 홍콩, 싱가포르에서도 예외 없이 발견해낸다. 대부분 아시아지역의 도시들이 식민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만큼, 서구와 달리 전통과의 급격한 단절을 통해 ‘근대적 도시화’(modern urbanization)에 이르게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사실 아시아 도시의 근대적 도시화는 서구로부터의 수혜(受惠)가 아니라 서구로부터의 오염에 기인한 것이다. 아시아 고유의 역사적 유산과 문화적 기억을 강탈당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시아지역의 도시들이 갑작스럽게 당면한 도시의 제 문제들, 즉 단시간 안의 양적 팽창, 비정상적 성장 균형, 환경오염, 도시민 간의 삶의 풍요와 빈곤의 괴리와 같은 다양한 문제들은 자못 심각한 것이었다.
반면, 그 뒤를 잇는, 아시아 도시의 ‘현대적 도시화’(contemporary urbanization)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들의 잃어버린 유산과 전통에 대한 ‘기억하기(remembering)’의 과정을 거치고 능동적인 ‘회복하기(recovering)’의 단계를 거치고 있는 만큼, ‘아시아인들 스스로 모색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길 찾기’가 된다. 
한국의 계획도시 창원에서 만개하고 있는 아시아미술제를 통해서 아시아 지역의 ‘후기도시인들’의 면모와 더불어 그들(우리)의 ‘길 찾기’의 노력들을 살펴본다.


섹션0프롤로그_후기도시인_유영운_신흥우


도시, 인간 그리고 환경-길을 찾아서
올해 창원시에서 개최되는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의 습지 보전 정책에 관한 국제회의의 취지를 기념하고 근 30년 역사를 목전에 두고 있는 계획도시 창원의 의미를 되새기는 차원에서 '환경과 도시 그리고 인간'을 잇는 개념인 '길'을 두 번째 화두로 제시한다.
‘길’은 인공 환경 속에도, 자연 속에게도, 인간 속에도 모두 존재한다. 그것이 물리적 길이든 관념적 길이든지간에, 길은 관계하고 있는 것들과의 소통을 언제나 도모한다. 길은 소통에 관한 하나의 상징이다. 
이번 아시아미술제에서도 역시 세 개념을 잇는 핵심 키워드인 길은 오늘날 와해되고 있는 환경, 도시, 인간 사이의 관계 회복을 위한 소통의 통로로서 제시된다. 길이 물리적 공간, 관념적 공간 어디에서든 소통을 위한 주요한 키워드로 우리에게 간주되어 왔듯이, 이번 창원아시아미술제에서도 길은 삼자간 관계회복과 소통 도모를 위한 주요 키워드로 모색된다.
한편, 길이 목적지와 과정의 의미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자간의 관계회복의  목적지를 성찰하는 한편, 그 동안의 창원청년아시아미술제로부터 2006년부터 창원아시아미술제로 발돋움한 창원시의 예술축제의 미래적 향방을 가늠하고 현 시점에서의 의미 산출을 도모하기 위해서 '길을 찾아서'라는 목적 지향적 주제를 제시한다.
따라서, ‘길을 찾아서’라는 목적 지향적 어구는, 오늘날 아시아지역을 사는 도시적 현대인에게 주어진 화두를 이번 전시가 드러내 보이고자 하는 의도이자, 그것에 관해서 함께 생각해보자는 제안에 다름 아니다. 이번 전시에는 ‘환경으로...’라는 나름의 대안이 숨어있다. 대안으로 인간 중심적인 윤리가 아닌 ‘자연, 환경 중심적인 윤리(ecocentrism)’를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일견 식상해 보이지만 언제나 최상의 가능태인 이 대안을 아시아지역작가들의 생생한 미술적 발언을 통해서 성찰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길을 찾아서'라는 주제는 당장의 해답을 강구하는 것이 아니며, 과정과 미래의 최종 목적지를 위한 과정을 상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끝없이 움직이고 있는 현재진행형이다.


섹션I_2다시듣기_도시_그룹798_김희곤_김인태


섹션I_2다시듣기_도시_황순일_손경모_권남희_오혜선과 오수연


섹션I_3다시읽기_역사_Tetsushi Higashino_일본


섹션I_4다시생각하기_인간_안재홍2


섹션I-3다시읽기_역사_Brian Gothong Tan_Waking the Fluorescent Lion


섹션I-3다시읽기_역사_Shiro Masuyama


섹션II_5후기도시인_친밀한안_양태근_유지숙_이민호_이재효_이정윤_이중근_karen wockner


섹션II_5후기도시인_친밀한안_홍경택_홍지윤_황은화

 
섹션II_6다시말하기_후기도시인_즐거운밖_Mari Terauchi_Lee Szuhui_신원재_장선경_김병호_Miyako Yabe_김연




전시 공간 연출과 관전 포인트
필자는 1층의 전시공간을 <섹션1 기억하기(remembering)>로, 2층의 전시공간을 <섹션2 회복하기(recovering)>로 구분하고 전시 전체를 하나의 기-승-전-결의 이야기체 구조로 구성했다. 그것은 커뮤니케이션의 ‘수용자’라는 수동적 입장(보기, 듣기, 읽기, 생각하기)으로부터 ‘발화자’라는 능동적 입장(쓰기, 말하기, 행하기)으로 진행하고 있는 발전적 내러티브이다. 필자가 이렇게 전시공간을 연출한 까닭은 마치 인생 같은 연극적 내러티브를 통해 관객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함이었다. 한편, 우리에게 당면한 과제 ‘후기도시인의 길 찾기’를 여전히 사유에만 머물고 있는 단계에서 실천적 양태로 이끌어내고자 하는 의도 또한 없지 않았다. 이것이 첫 번째 관전 포인트이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일상의 오브제와 미술작품이 대등한 비율로 전시에 참여하는 양상이다. 일상의 오브제들은 참여작가의 출품작 속에 더러 포함되기도 하지만 주로 공간 연출을 위한 기획의 일환으로 장치되고 이와 대등하게 미술가들의 작품과 함께 전시에 참여하게 된다. 일상에 침투한 예술을 보던 경험과는 달리 ‘전시’라는 형태로 예술의 장에 침투한 일상의 오브제를 통해서 관객들이 미술감상에 있어 색다른 재미를 만끽하길 바란다.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다시(re-)'라는 접두어를 내세우며 양 섹션 안에 자리 잡은 각각의 소개념들이 의미하는 내용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딱딱하고 관성적인 기존의 성찰들을 잠시 뒤로 밀쳐두게 하고 새로운 예술적 성찰과 상상력을 통해 ‘고정된 무엇’으로부터 탈주하는 ‘즐거운 회복’을 도모하게 만들 것이다. 그것은 창원아시아미술제에서 미술 언어의 소통을 통해서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는 우리 모두에게 있어 매력적이고 즐거운 실천이 될 것이다. ■



섹션II_7다시행하기_후기도시인_환경도시인간_안병석_Sayka Kai_일본



에필로그_성동훈


출전 /
김성호, “후기도시인’의 길 찾기_Post Citizen's a finding their way”, 카탈로그 서문, (창원아시아미술제 본전시, 2008. 8. 4-17, 창원성산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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