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사
여주미술관 관장의 중책을 맡으며
김성호(여주미술관 관장)
안녕하십니까. 관장 김성호입니다.
저는 고려제약 대표이사 박해룡 명예 관장께서 2019년 5월에 설립, 개관한 아름다운 여주미술관에서 2019년 10월부터 관장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것이 너무 많은 제게 중책을 맡겨 주신 명예 관장님께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미술관은 이제 ‘첫걸음마를 뗀 아기’와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 걸음 보폭을 옮길 때마다 넘어지지 않도록 보살펴주는 엄마의 손길도 필요하겠지만, 결국 아기가 홀로 첫걸음마를 내디디고 스스로 걸음을 배우고 익혀 나가듯이, 여주미술관도 그러한 마음 자세를 지니고 여러 가지를 배우고 다듬어 나가겠습니다.
이제 걸음을 시작했으니 먼저 ‘미술관 등록’을 할 예정입니다. 미술관 조직을 정비하고 소장품 목록을 만드는 작업을 거의 마무리했고 이제 등록만 마치면 됩니다. 동시에 우리 미술관의 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미술계의 주요한 분들의 자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터라, 자문위원회와 실행위원회를 구성하고 조만간 회의 자리를 만들 예정입니다. 미술관에 대한 소명 의식을 가지고 고군분투할 때마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니까요.
미술관의 고유한 역할인 ‘소장품 수집, 연구, 교육, 전시’를 장기적 입장에서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물론 미술관 증축 및 편의 시설 확충에 대한 비전도 병행해 나가는 중입니다. 이제 기본적으로 하드웨어가 갖추어졌으니 소프트웨어를 충실하게 만들어 내실을 다져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미술사적 가치를 지닌 소장품 확충과 연구, 관객을 위한 지속적인 강연 프로그램, 그리고 정기 기획전, 지역 작가 참여전, 중견 작가 발굴과 지원을 위한 공모 대상전 등 다채로운 전시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5월 개관전을 마친 여주미술관은 저의 관장 취임 이후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월까지의 일정으로 《해피! 여주 판타지》를 기획했습니다. 겨울방학을 맞이하는 학생들과 가족을 대상으로 기획된 이 전시는 화려한 볼거리와 관객 참여형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즐거움과 행복’을 전면에 내세우는 친(親)대중적 전시로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했습니다. 지역 미술관이 공공성에 대한 소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의 문화 예술 향유권에 대한 고려는 필수적이라 할 텐데요. 이러한 차원에서 이번 기획전은 여주시의 정책 슬로건인 ‘사람 중심, 행복 여주’에 부응하는 전시로 마련한 것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지역의 예술가와 함께 호흡하는 기획전 《이른 봄나들이 - 예술가의 집》을 2월부터 두 달간의 일정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주뿐 아니라, 인근의 이천, 광주, 양평에 자리한 많은 예술가의 거처를 확인하고 그분들을 뵙고 인사 나누는 일에 나서고자 2020년 이번 봄부터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한국미협 각 지부장님의 추천과 미술관의 지역 작가 탐방을 통해 결실을 맺는 전시라 하겠습니다. 예술가의 작업실이 있는 위치를 매핑해서 우리 지역에 어떠한 작가들이 계시는지 살펴보기도 하고요. 예술가들은 어떻게 창작하고 지내는지 몇 작가의 작업실을 엿보는 것과 함께 창작에 공동 참여할 수 있는 작업실 재현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이러한 전시 외에도 회화와 조각과 관련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우리 미술관이 무엇보다 여주시에 있는 만큼, 여주시와 여주시민은 간과할 수 없는 미술관의 주요한 터전이자 이웃입니다. 또한 현대 미술의 현장 또한 간과할 수 없죠. ‘지역을 품고 현대 미술의 현장’ 속으로 깊이 들어갈 계획입니다. 공공적이고 비영리적인 미술관의 바람직한 모델을 만들어가면서 지역민에게 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여주시민이 자랑할 만한 미술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출전/
김성호, 「취임사 / 여주미술관 관장의 중책을 맡으며」, 전시 카탈로그, 2019
(HAPPY! 여주 FANTASY展, 2019. 11. 5~ 2020. 1. 31. 여주미술관)
김성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