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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평│김선휘, 조성배 / 안양천 프로젝트

김성호

평가: 김선휘, 조성배의 안양천 프로젝트


김성호(Kim, Sung-Ho,미술평론가)


(아트프로젝트 평가 의견)

안양천 일대 6.5km의 거리를 탐사하고 리서칭 결과를 담아내는 방식으로 지역의 현장을 예술프로젝트화시키는 작업은 유의미하다. 사업 주체인 2인의 예술가, 김선휘, 조성배에게 있어서 예술적 역량 강화는 달성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으나 예술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잘 성취했는지의 문제는 다른 차원의 문제를 노정한다. 

두 작가의 작업을 크게 대별하면 조성배는 디지털 카메라로 안양천 장소의 야생화를 탐구하면서 안양천을 기록했다고 한다면, 작가 김선휘는 자연을 심미적 대상으로 삼아 회화의 언어로 이 프로젝트를 실행했다고 할 수 있겠다. 조성배는 개인 블로그 속 글 속에서 관련한 기록을 남기면서 일반 대중들에게 안양천에 대한 생각을 시민들과 나누기 위한 소통을 시도했지만, 그것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 한편 김선휘는 자연성에 대한 탐구를 모호한 형상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다만 안양천의 실제 사진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의도적으로 배제함으로써 장소성의 회화화를 추진했다기보다 보편적 자연을 제재로 삼아 창작의 바탕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이 프로젝트와 유연한 연동성에 있어 문제점을 드러낸다. 산책하듯이 현장을 다니면서 작은 종이 위에 오일파스텔로 그린 작업은 작가의 작업의 연장선 안에서 유효한 과정이지만 예술프로젝트와 상호적으로 작동한 것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겠다. 

이번 프로젝트의 성과라면 ‘2019안양천 아카이브’라 칭할 수 있는 두 사람의 성과를 책으로 만든 것인데, 한 작가의 회화적 해석과 한 작가의 다큐멘터리적 사진 정리 그리고 크롤링이라는 파트에서 웹사이트에서 ‘안양천’이라는 키워드로 검색되는 결과들을 단어로 모아놓은 것이다. 안양천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을 키워드로 정리한 것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예술적 방식의 접근이었다고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겠다. 





(지역 기반 프로젝트 평가 의견)

이 프로젝트가 안양천을 대상으로 하고 펼쳐지고 있는 까닭에 안양 지역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다만 안양천이라는 공원 주변의 자연이 대상이라는 점에서 국내 다른 지역의 공원 천변과 상이하게 다른 환경에 대한 시각적 연구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특히 안양천을 다른 천변과 다른 조건들을 특수하게 따져 묻거나 시각화하는 방식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 보편적 감상기 차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작업들을 선보임으로써 지역의 특수성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는 못하다. 이러한 점에서 지역에서의 여타의 방식과는 다른 문화예술의 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은 인정되나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관계로 효율성 차원에서 의문점이 남는다. 

더욱이 지역민과의 소통에 있어서 책 발간과 배포 그리고 8월 17일 몇 시간 동안 행해진 북콘서트로 효과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겠다. 특히 대중과의 소통에 있어서 가장 직접적인 북콘서트에 모니터링 관계자 몇 명을 빼고는 시민 관객이 단지 1인이었다는 점에서 지역주민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 제공의 차원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사업이었다. 

      

(프로젝트 운영 평가 의견)

사업 목적 자체는 경기 지역의 예술 활동 지원의 취지에 부합한다. 이 사업의 가장 큰 목적은 “기존의 미술 작품을 발표하는 플랫폼의 방식”을 전시 공간에서의 작품 발표로부터 더욱더 많은 이들과의 미술 소통을 하기 위해 책을 발간하는 것으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다만 프로젝트가 발간된 책의 콘텐츠 관점에서 ‘계획 대비 실현 정도’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할 수 없겠다. “드로잉과 사진 이미지들(동식물 접사 이미지) 를 이용하여 두 작가가 재구성한 이야기로 엮은 책”을 만든 성과는 내었으나 그것이 “안양천에 대해 일반 대중들의 생각과 두 작가가 안양천을 탐사하며 가지게 된 생각을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고 안양천을 안양시의 문화적인 장소로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들을 찾아보고자 한다.”는 목적지에 도달했는지 의문이다. 시도 자체는 유의미했으나 그 목적이 대중과 시민과의 미술 소통의 전환점을 찾고자 했던 것이었는데 그것의 구체적인 실현 정도가 아쉬웠다. 특히 책의 콘텐츠가 지나치게 작가 위주의 관점에서 구성된 것이 아쉬웠다. 시민과의 인터뷰를 담아서 그들의 반응과 안양 시민의 예술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과정을 포함했더라면 보다 나은 결과를 얻었을 수 있겠다. 

프로젝트 홍보의 차원에서는 최하의 평가를 받았다. 아트북이 지역 주민센터 등에 배포해서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여지는 있으나, 북콘서트에 대한 시민 참여가 단 1명이었다는 점에서 홍보에 대한 노력이 아쉽다고 하겠다. 장소 운영의 적절성과 현장 운영의 적절성 차원에서도 효율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종합 의견)

예술가의 사업이란 늘 제도권 안의 소통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것을 깨고 새로운 미술 실험을 하는 것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그런 점에서 이 사업은 기획 단계에서의 목적과 취지가 흥미로운 사업이었다. 

전시의 방식이 아닌 시민, 대중과 새로운 방식의 소통을 위해 아카이브 방식의 책을 발간하고 그것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던 만큼, 형식적으로 성과물은 내었지만, 계획 대비 실현 정도의 차원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책의 콘텐츠 면에서 탄탄한 구성을 꾀하지 못했다는 점도 아쉽고, 실제적인 안양천변의 생태적 면모를 사진으로 기록하면서 관련된 여러 텍스트적 분석이나 유의미한 스토리 구성의 차원에서도 부실한 면이 있어 보인다. 사업 과정에서의 치밀한 계획 대비 실천이 미비했던 결과물로 평가된다. 따라서 책 발간 후 홍보와 소통의 방식을 도모한다고 해서 이 사업이 효율적인 성과를 거두리라 예견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아울러 책 발간을 홍보하고 시민과 소통하는 유일한 행사였던 북콘서트에 대한 시민의 참여가 단지 1명으로 저조했다는 점에서, 사업 홍보 차원에서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겠다. 이 사업이 두 작가의 예술 활동에 새로운 국면을 마련하고 새로운 창작 의욕을 고취하는 일에는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을 것이나 새로운 방식의 미술 소통을 도모하는 차원에서는 두 가지 차원에서 효율성을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첫째는 책의 콘텐츠에 시민들과의 소통 과정을 반영해 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했고, 그 구성도 지나치게 단순하고 부실한 측면이 있었다. 둘째는 책으로 소통하는 방식에서 북콘서트에 대한 치밀한 준비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아쉬운 측면이 있었다.   

다만 사업에 대한 이 평가가 사업 주체자인 예술가의 창작 의욕을 꺾는 것에 있지 않은 만큼, 비판적 평가에만 매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에 기초한 아트프로젝트가 치밀하게 준비되고 흥미롭게 전개될 수 있는 여러 방식을 도모하고 개선되어 나간다면, 향후 이 프로젝트가 또 다른 성공적인 성과물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충분히 기대한다. 


출전/
김성호,  「평가서」, 전시평, 『2019년 경기예술활동지원 - 예술찾기』, 경기문화재단/안양문화예술재단, 자료집, 2019 
(김선휘, 조성배 - 안양천 프로젝트 – 곤충, 꽃, 새, 풍경, 2019. 2. 1 ~ 10. 31, 안양천 일대 &  북콘서트,  2019. 8. 17. 오후 2~4시, 안양 오픈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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