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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정은하 / ‘꿈꾸는 여행자’ 연작, ‘이미지-추억’을 소환하는 정념 회화

김성호

 ‘꿈꾸는 여행자’ 연작, ‘이미지-추억’을 소환하는 정념 회화


김성호(미술평론가, Kim, Sung-Ho) 


I. 프롤로그   
작가 정은하의 최근작은 여행을 주제로 삼는다. 그 여행은 일상의 공간으로부터 탈주해서 추억 속 공간이나 낯선 장소를 찾아 떠나는 ‘물리적 이동과 일시적 거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금, 여기’에서 여행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고 또 다른 여행을 꿈꾸는 ‘지속적인 심적 여정’을 함유한다. 즉 가깝게는 집 근처의 공원을 거닐던 소소한 기억, 멀게는 이국에서의 강렬한 여행 경험을 아우르면서도, 본질적으로는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비물리적인 심적 공간 속에서 지속하는 ‘삶 속 여정’이라고 할 만하다. 그녀의 최근작인 ‘꿈꾸는 여행’ 연작은 어떠한 미학적 함의를 지니고 있는가? 찬찬히 살펴보자. 





II. 산책 혹은 여행 - 익숙함/낯섦, 정주/이주의 경계에서
모든 여행이 그러하듯이, 작가 정은하에게 있어 산책이나 여행은 ‘익숙함/‘낯섦’ 그리고 ‘정주(定住)/이주(移住)’의 양 갈래 지점에서 작동한다. 
산책이나 여행은 익숙한 일상에 잔잔한 변화를 낳은 사건으로부터 자연스럽게 기인하거나 일상을 무너뜨린 극변(劇變)의 사건 속에서 발흥하기도 하고, 일상을 지속하기 위한 방식으로 고려한 계획의 실천으로 발현하기도 한다. 즉 익숙함을 깨뜨리는 낯선 사건이 산책이나 여행을 촉발하기도 하고, 익숙함을 탈주하는 낯섦을 택하면서 산책이나 여행이 작동하기도 한다.   
한편, 산책이나 여행은 집(住)과 같은 안식처라고 할 수 있는 셀터(shelter)로부터 일정 기간 떠나는 장소 이탈의 유목 과정이자,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 그곳으로 되돌아오는 회귀의 여정마저 한데 아우른다. 즉 산책이나 여행은 한 곳에서의 정주로부터 또 다른 정주에 이르는 장소 변이의 사건을 통해 시공간의 변화를 지속한다. 이처럼 유목과 시공간의 변화를 탐구하는 작가 정은하의 ‘산책’, ‘여행’ 연작은 작가 스스로에게나 관람자에게 잠시의 번민을 해소하고 낙망한 마음을 위로하기에 족하다. 
작가의 ‘산책’, ‘여행’ 연작은 시공간의 변화 속에 존재한다. 특히 정은하의 ‘산책’ 연작은 가족 구성원의 상실과 관련한 일련의 사건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상실이란 익숙했던 일상이 맞닥뜨린 낯섦의 상황을 노정한다. ‘과거에 있었음(had existed in the past)’과 ‘현재에 없음(does not exist in the present)’을 가르는 ‘상실’이라는 존재의 상황은 남은 자의 심신(心身)을 낯선 상황에 처하게 한다. 비교적 짧은 여행인 ‘산책’은 이러한 상황을 위로하거나 치유하는 방식이 된다. 따스한 햇볕, 가벼운 바람, 산뜻한 공기와 같은 변화의 공간에 잠시 잠입함으로써 해결 난망한 현재 상황을 쾌(快)의 상황으로 전이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산책’ 연작은 이러한 변화의 상황을 ‘캔버스 위에 물감을 색점으로 흩뿌림으로써 효율적으로 구현한다. 구체적으로는 ’산포(散布) 형식의 드리핑(dripping)’인 셈인데, 이러한 조형 방식은 언어로 정의하기 쉽지 않은 주관적인 감정 상태를 표현하기에 제격이다. 그녀의 드리핑은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의 ‘표현주의적 추상(Abstract expressionism)뿐 아니라 쇠라(Georges Seurat)와 같은 ’신인상주의(Neo-impressionism)‘의 ’점묘적 추상‘ 사이를 넘나들면서 추상인 듯 구상인 듯 파악하기 어려운 지점에서 전개된다. 그것은 때론 집단의 꽃송이 형상처럼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빛이 산란하는 추상적 풍경처럼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물감을 뒤섞는 신비한 마블링 효과가 접목하면서 이러한 조형적 결과는 극대화된다. 그럼에도 그녀의 이 연작은 많은 부분 탈재현을 가속화하는데, 이러한 추상적 풍경은 산책이나 여행이 익숙함/낯섦, 정주/이주 사이의 경계에서 오가는 것처럼, 구상/추상, 현실/허구의 경계를 서성이면서 심상(心像)의 환영을 창출해 가기에 이른다. 

산책-의식의 흐름1  234 x 91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꿈꾸는 여행자16 - 포르투갈, 50 x 65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III. 여행 추억을 시각화하는 ‘이미지-추억’  
한편, ‘꿈꾸는 여행자’라는 제명의 ‘풍경 연작’은 보다 구체화된 실제적 여행 상황을 둘러싸고 전개된다. 이러한 여행 관련 주제의 본격적인 등장은 작가의 2019년 스페인과 포르투갈 여행 이후부터였다. 익숙함을 떨치고 나선 낯섦에 대한 모험, 즉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은 작가 정은하에게 새로운 경험을 안겨주었다. 특히 대서양과 마주한 항구 도시에서의 이국적 풍경은  “한 번도 경험한 일이 없는 상황이나 장면이 언제, 어디에선가 이미 경험한 것처럼 친숙하게 느껴지는 느낌이나 환상”이라는 데자뷔(déjà vu)와 같은 상황을 체험하게 만들기에 족했다.
데자뷔의 상황은, 마치 캘린더나 그림엽서를 통해서 보았던 외국의 환상적인 풍광이 무의식과 잠재의식 속에서 잠자다가 현실 속으로 뛰쳐나온 것과 같다고 할 것이다. 강물을 가르는 거대한 다리, 그 위를 지나는 갈매기들의 날갯짓,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오래된 건물, 벽화가 그려진 낡고 퇴락한 벽, 울퉁불퉁한 계단을 거치는 골목 풍경, 노란 수은등이 가득한 야경의 리스본(Lisbon)이나 포르토(Porto)와 같은 항구 도시의 ‘독특하고 신비로운 정취’를 전하는 이국적 풍경은 유럽의 전통과 현대가 맞부딪히는 낯선 시공간을 작가에게 전하기에 족했다. 작가는 이러한 풍경에 대한 기억(記憶)을 화폭 위에 추억(追憶)으로 소환한다. 퇴락한 도시의 벽들을 담은 거친 마티에르, 수은등처럼 따스하게 펼쳐 놓은 색감, 강 위에 드리운 거대한 다리, 그라피티를 입고 달리는 노면 전차인 트램(tram)과 크고 작은 배들의 정감 어린 모습까지 그는 화폭 위에 수를 놓듯이 추억을 소환한다. 덧붙여 이러한 회화 대상과 더불어 마블링, 드리핑, 점묘법과 같은 조형 언어는 빛이 산란하는 도시 야경 혹은 골목길의 퇴락한 벽면의 마티에르에 대한 인상과 추억을 표출하기에 제격이다. 
생각해 볼 것이 있다. 기억이나 추억이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면서도 후자가 전자와 다른 점은 ‘나라는 주체가 강렬하게 경험한 구체적 사건으로 기억된다’는 것이다. 기억은 망각과 함께 무의식 속에 잠들어 있는 무수한 과거를 한데 아우르지만, 추억은 뚜렷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강렬하거나 아련한 무엇’이다. 그런 차원에서 작가 정은하가 여행으로부터 소환하는 추억은, 프랑스 철학자 베르그송(Henri Bergson)식으로 말하면, ‘이미지-추억(souvenir-image)’이라고 할 만하다. 혹자는 이것을 ‘이미지-기억’으로 번역하기도 하지만, 엄밀히 변별되어야 하는 까닭은 베르그송이 ‘이미지-추억’에 대립하는 ‘습관-기억(mémoire-habitude)’의 개념을 따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습관-기억’은 반복적 노력이나 실험 등을 통해서 가능한 기억이다. 예를 들어 자전거 타기, 춤 익히기, 글쓰기, 피아노 연주하기와 같은 현재 상황은 ‘습관-기억’의 지속적 소환으로 가능해진다. 이와 달리 ‘이미지-추억’은 어떠한 작위적인 노력 없이 강렬한 경험으로 인해 저절로 인간 주체에게 보존되었다가, 현재의 자극이나 요청에 따라 자유롭게 이미지 형태로 떠오르는 기억이다. 특정 경험이 강렬하면 강렬할수록 기억은 인간 주체에게 ‘이미지-추억’으로 지속적으로 현현한다.  
‘습관-기억’이나 ‘이미지-추억’이 동일하게 과거를 현재 속에 재생하거나 과거를 현재의 순간으로 연장하듯이, 작가 정은하는 자신의 현재 작업 속에 이러한 ‘이미지-추억’이라는 과거의 여행 경험의 보따리를 그림, 즉 시각 예술이라는 ‘이미지’로 풀어 헤쳐 놓는다. 


꿈꾸는 여행자12 –포르투갈, 91 x 61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꿈꾸는 여행자13 - 포르투갈, 182 x 117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IV. 꿈꾸는 여행자- 타자에게 선사하는 정념의 회화   
작가 정은하의 ‘꿈꾸는 여행자’ 연작 중, 이번 전시에서 주로 탐구하는 회화 대상은 ‘동 루이스 1세 다리(Ponte de Dom Luis I)’와 주변의 풍경이다. 이 다리는 포르투갈 북부의 항구 도시 포르토(Porto)에 있는 아치형 철교다. 도우로강(Rio Douro) 위에 놓인 이 다리는 에펠탑 건축자 구스타브 에펠(Gustave Eiffel)의 제자 테오필 세이리그(Théophile Seyrig)가 설계한 건설 당시 세계 최장 다리이자,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만큼, 그 장관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정도이다. 트램과 사람이 다니는 상층부와 자동차용 도로가 있는 하층부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 이 다리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고 야경이 일품인 까닭에 포르투갈의 풍광을 만끽하게 하는 주요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작가 정은하가 이 다리를 재현하면서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구도시와 신도시를 연결하는 130년이 넘은 이 ‘다리’가 품은 과거와 현재,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을 잇는 메신저 혹은 매개체의 역할이라고 하는 소통의 메시지가 그것이다. 주지하듯, 소통한다는 의미의 커뮤니케이트(communicate)의 어원인 라틴어 ‘콤무니카레(communicare)’는 ‘서로와 나누다’는 의미와 함께 ‘서로를 잇다’는 의미를 지닌다. 즉 소통이란 이처럼 ‘공유와 연결의 의미’를 아우른다.  
정은하의 작업에서 이 다리는 이러한 소통의 강렬한 메타포로 작동한다. 이쪽과 저쪽의 두 세계를 연결하는 존재로서의 메타포! 그것은 한 주체와 타자의 인간관계를 연결하고 중재하는 훌륭한 매개체가 된다. 작가는 부감법(俯瞰法)이나 원경 및 근경 처리 등 여러 시점(視點)을 통해 조망하는 ‘동 루이스 1세 다리’를 통해서, 소통의 다양한 함의들을 은유의 화법으로 화폭 속에 펼쳐낸다. 즉 구도시와 신도시를 잇는 뻗어진 직선과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듯 자리한 지지대의 우아한 곡선, 그리고 주변의 유기적인 선묘들을 겹치고, 난색과 한색이 교차하는 다양한 풍광을 통해서 소통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런데, 이미지-추억’을 소환해서 재현과 은유의 언어로 시각화하는 정은하의 ‘꿈꾸는 여행자’ 연작을 이 글이 ‘정념(情念, passion)의 회화’로 해설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정념’은 “감정에 따라 일어나는, 억누르기 어려운 생각” 또는 “감정(感情)에서 생기는 사념(思念)”과 같은 것이다. 그것은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일시적인 감정의 고양 상태”를 의미하는 ‘파토스(pathos)’라는 용어로 지칭되어 왔다. 이 반대편에는 성격, 관습, 도덕 등을 가리키는 ‘에토스(ēthos)’와 더불어 언어, 진리, 이성, 논리, 설명, 법칙, 관계, 비례 등을 가리키는 ‘로고스(logos)’가 자리한다. 철학적 개념인 ‘파토스로서의 정념’이란 일시적이고 수동적인 ‘받다’라는 의미의 ‘파스케인(paschein)의 정서 상태’로부터 기인한다. 어떠한 대상으로부터 미를 인식하고 감흥을 받는 정서로서의 정념은 여행자의 정서 상태와 닮아 있다. 낯설고 이국적인 풍경 앞에서 심적 경계를 풀고 데자뷔와 같은 감흥으로 감정 이입하는 여행지에서의 경험과 그것을 캔버스 위에 ‘이미지-추억’으로 소환하는 정은하의 회화는 ‘파스케인 정서’로서의 정념이 함유하는 ‘수용의 정서’를 잘 드러낸다. 
다만 이 정념은 무조건적인 수용의 정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념은 철학자 흄(David Hume)의 고찰처럼, “격렬한 반성적 인상(violent reflective impressions)”으로 확장되는 것이기도 하다. 대상에 감정 이입할 뿐만 아니라 인간 주체가 대상 앞에서 자신을 반성적으로 성찰하면서 감정의 고양 상태를 지속화하는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 정념은 현재를 미래의 상황으로 지속하게 만드는 동인으로 파악된다. 
작가 정은하는 여행지에서의 과거 경험을 ‘지금, 이곳’의 빈 캔버스 위에 ‘이미지-추억’으로 불러와 드러내되, 그것을 단순한 재현의 언어로만 시각화하지 않는다. 직접 촬영했던 사진 자료를 참조한다고 할지라도, 정은하의 작업 속 ‘이미지-추억’의 소환은 상상이 견인하는 회화 실험 속에서 작동한다. 달리 말해 ‘재현 위에 얹은 상상’이라는 ‘정념의 회화’를 통해 감정의 고양 상태를 미래로 지속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녀는, ‘포르토’의 도우로강의 한 카페에서 와인을 마시면서 보았던 ‘동 루이스 1세 다리’의 풍광을 전체적으로 ‘붉은 포도주 빛’ 안에 담아냄으로써 포도주 생산지인 포르투갈의 맥락을 작품 안에 효과적으로 녹여낸다. 수은등이 비추는 도시의 거리 풍경을 노란색으로 끌어안거나, 조명이 꺼진 새벽녘의 도시 풍경을 푸른빛 안에 담아내는 작품 또한 이러한 여행지 특유의 맥락을 극대화하는 방식이 된다. 나이프 작업이나 색점을 흩뿌리는 드리핑 방식도 이러한 맥락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사실적 재현 위에 상상을 얹은 정념의 회화’를 효율적으로 시각화한다. 최근에는 화면의 마티에르는 여전하지만, 평면화된 그래픽 화면처럼 더욱 단순한 선묘를 통해서 ‘동 루이스 1세 다리’의 풍광을 선명하게 담아내는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이러한 조형 실험은 선명한 다리 풍경을 통해 소통의 메시지를 강화함으로써 자신의 정념이라는 '정서적 고양 상태', 즉 여행지에서의 기쁨과 즐거움을 이제는 타자에게 선사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오늘날 나올 것이 다 나왔다”고 평가받는 동시대 회화의 난제들 앞에서 작가 정은하가 향후 어떠한 변화를 시도해 나갈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꿈꾸는 여행자39 - 포르투갈, 117 x 91cm, mixed media on canvas, 2020

꿈꾸는 여행자40 - 포르투갈, 117 x 81cm, mixed media on canvas, 2020


꿈꾸는 여행자25 - 포르투갈, 53 x 45cm, mixed media on canvas, 2020


V. 에필로그 
‘작가 정은하는 여행 중’이다. 그것이 물리적인 장소 이동이던, 심리적 상태의 것이든, 그녀의 여행은 ‘꿈꾸는 여행자’ 연작 속에서 함께 지속한다. 익숙함/낯섦, 정주/이주의 경계에서 여행지에서의 ‘이미지-추억’을 ‘자금, 여기’에 소환해서 화폭 위에 시각화하는 작가의 작업은 ‘재현 위에 상상’을 얹는 ‘정념의 회화’를 지향한다. 이러한 작업 속에서 그녀가 바라는 바가 있다면, 추억/정념, 우연/필연, 재현/상상이 교차하고 사람/대상, 주체/타자가 만나는 ‘멋진 여행에 대한 조형 실험’을 늘 ‘지금. 여기’에서 실천하는 ‘꿈꾸는 여행자’가 되길 소망한다는 것이다. 작금의 지속되는 그녀의 회화적 실험 속에서 그 상상의 영역이 더욱 넓어지고 깊어지길 기대해 본다. ● 



출전/
김성호, 「‘꿈꾸는 여행자’ 연작, ‘이미지-추억’을 소환하는 정념 회화」, 『정은하』, 카탈로그 서문, 2022. 
(정은하 개인전, 2022. 02. 18 - 2022. 02. 23. 혜화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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