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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일반│퍼블릭앤테크 -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

김성호

퍼블릭앤테크 -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 


인터뷰어: 정일주(퍼블릭아트 편집장) 
인터뷰이: 김성호(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 예술감독)



Q1. ‘따스한 재생’이란 타이틀이 행사의 맥락을 전부 대변하는 듯하다. 왜 ‘재생’ 앞에 ‘따스한’이란 수식을 붙였는지, 그렇다면 그것은 보편적 재생과 어떤 차별점을 갖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A1. 네,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의 일상이 모두 답답하실 텐데요. 이러한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겪고 있는 모든 분께 위로와 희망을 드리고 싶은 마음을 주제에 담았습니다. 그래서 전시장마다 전시라는 이름을 버리고 ‘재생1, 재생2’식으로 표기한 것도 그러한 마음의 반영입니다. 한편 ‘따습다’가 ‘다습다’의 강조된 표현인 것처럼, ‘따스한’이란 수식을 통해서 코로나 이전의 ‘위로’에 부합하는 적정 온도와 촉지적 감각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그래서 ‘따스한 재생’이란 주제는 강도를 준 표현일 뿐, ‘보편적 재생’과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네요. 한편, 재생이란 영어 표기를 ‘리제네레이션(regeneration)과 리바이텔리제이션(revitalization)’ 중에서 어떤 것으로 할지 열 분의 영어권 외국인에게 자문을 구했는데요. 의견이 정확히 반반이었어요. 그래서 “좀 더 활력을 갖자”는 의미로 보편적 재생에 가까운 전자를 버리고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Q2. 37개국 104팀 139인의 아티스트의 출품작 120여 점이 여러 공간에 흩어져 선보인다. 각 작품을 나눌 때 어떤 큐레이토리얼 비전을 기준으로 삼았는지 궁금하다.
A1. 먼저 주어진 전시 공간에 부합하는 전시 콘텐츠를 고려하는 것이었습니다. 유휴 공간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구성하기 위해서 폐쇄된 군사시설인 탄약정비공장을 ‘테크놀로지 아트를 통한 기술 재생’으로, 폐교가 된 와동분교를 ‘자연미술 및 대지미술을 통한 생태 재생’으로, 아카이브라는 전시명을 내세운 홍천미술관을 ‘삶을 주제, 소재로 삼은 일상 재생’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퍼포먼스 아트와 커뮤니티 아트가 주를 이룬 홍천중앙시장을 ‘지역 재생’으로 접근하였습니다.   


Q3. 전시 작품의 구작 vs 신작의 비중이 어떻게 되는지, 이번 행사를 위한 커미션워크가 존재하는지 궁금하다. ‘건축형 카페 파빌리온’처럼 반영구 설치 작품을 위해서는 지역민들과 어떤 협의과정을 거쳤나?
A3. 구작과 신작의 비율이 반반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해외 초대 작가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신작보다 구작이 많았고, 국내 작가는 신작이 다수를 이룹니다. 기획 단계부터 커미셔너를 염두에 두었는데, 이번에 동유럽과 아프리카에서 각각 1인의 커미셔너를 모셨습니다. 다만 감독이 구상했음에도, 섭외가 되지 않은 작품의 유형을 마련하고 그 안에서 작가를 추천해 달라고 특별 주문을 했어요. 섭외의 자율권을 주지 않은 탓에, 두 분의 커미셔너가 막판까지 고생했죠. ‘건축형 카페 파빌리온’은 국수집, 카페, 아트숍을 모두 포함하는 감독의 제안을 작가가 수용하면서 이루어졌고 건축과 공간 구성은 전적으로 작가가 디자인했습니다. 아울러 작가는 건축 외관에 비닐하우스 폐파이프를 재생하는 작품을 선보여 주제를 실현해 주었습니다. 이 안의 콘텐츠는 담당 큐레이터들과 홍천군 공무원들이 발로 뛰면서 만들었습니다. 한 지역 대학의 바리스타제과제빵과는 특수 개발한 젤라또 및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카페 운영에 뛰어들었고, 지역 부녀회는 국수집을 운영해 주실 계획입니다. 이곳이 쉼터와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하길 기대합니다.   


Q4. 군부대 폐시설, 폐교, 시장 등 여러 곳을 전시 공간으로 정했다. 동선을 이렇게 넓고 복잡하게 잡은 이유는 무엇인가?
A4. 전시 장소는 제가 선정한 것이 아니고요. 감독 공모 당시 필수 과업 내용으로 감독 후보들에게 이미 제시된 것이었어요. 주위에서 너무 공간이 많아 줄이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죠. 그러한 이유에는, 홍천군이 번듯한 전용 공간을 지닌 입장이 아니니 유휴 공간을 실험적인 미술 공간으로 바꿔보자는 저의 욕심도 한몫 했습니다. 
 

Q5. 출품작 중 국공립미술관 소장품이 더러 눈에 띤다. 다른 기관에서 선보인 작품을 가져온 특별한 이유가 있나?
A5. 작가에게 출품 요청을 한 작품이 미술관 소장품이어서 불가피하게 가져온 경우도 있고, ‘재생3 아카이브’의 경우 테마가 ‘일상 재생’이라는 점에서 일상을 다룬 강원도 출신의 화가 박수근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박수근미술관 소장품을 모셔 온 경우도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해외 작가의 입국 및 작품 설치가 불가능했던 까닭도 있습니다. 


Q6. 행사를 총괄 기획하며 총감독이며 동시에 미술전문가로서 강원국제예술제, 강원국제트리엔날레가 추구해야 될 방향을 찾으셨다면 설명 부탁드린다.
A6. 제가 늘 고민하는 부분은 협업을 어떠한 방식으로 견인할 것인가라는 자문자답이었습니다. 기획자와 예술가, 예술과 또 다른 예술, 예술과 비예술의 만남을 기획하거나 중재하는 작업이 힘들지만 제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이번에도 힘들었지만 나름 성과가 있었습니다. 다만 그것이 강원국제트리엔날레가 추구할 방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습니다. 제가 볼 때는 ‘강원도 전역의 예술 공원화’를 목적으로 3년 주기로 강원도의 특정 지역을 점유하고 이동하는 ‘노마딕 아트 프로젝트’라는 특성이 강원국제트리엔날레의 창설 배경이라는 점에서 ‘홍천의 예술 섹터화’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Q7. 강원도가 지닌 관념적 키워드, 가령 천혜의 자연이라든지 낙후된 농촌도시라든지 군사지역 등 요소를 트리엔날레에 적극 반영하셨다. 지역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의도로 이해되지만 자칫 상투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의견에 어떻게 답하시겠나?
A7. 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비엔날레 등 국제전에서 이러한 유휴 공간의 예술 공간화는 여러 차례 시도되었던 실험이었다는 점에서, 이제는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습니다. 상투적인 기획으로 평가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럼에도 조금은 ‘낯선 경험’을 도모하려고 노력했습니다. 20여 년간 움직이지 않던 탄약정비공장의 컨베이어 벨트를 고쳐 다시 가동하게 하고 작품으로 변환시킨다든지, 와동분교의 운동장을 파헤쳐 연못을 조성한 일이나, 카페와 국수집을 만든 것도 낯선 경험을 선사하고픈 노력이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새로운 기획인지에 대해서는 단언할 자신이 없지만요. 


Q8. ‘2020창원조각비엔날레’를 선보이고 연달아 대형 행사를 기획, 운영하셨다. 지역 기반 미술행사를 진행함에 있어 가장 중심에 놓는 철학은 무엇인지, 주요하게 고려해야 되는 요소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신다면?  
A8. 감독의 큐레토리얼쉽이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늘 인식하면서도 자신이 그리는 그림을 위해 발로 뛰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는데요. 말처럼 쉽지 않고  어렵죠. 제가 잘 하지도 못합니다. 지역, 재단, 작가, 큐레이터와 함께 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감독 혼자 고집을 부릴 수도 없고 어떤 경우에는 과감히 포기해야 하는 일도 있지요. 난제들을 조율하고 타인들과 협업해 나가는 일은 정말 힘들죠. 그래도 여기까지 왔네요.  
 

Q9. 관람객이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를 100% 만끽할 수 있는 팁을 직접 전수하신다면?
A9. 모든 출품작에 대해서 감독이 해설한 텍스트를 큐레이터들이 녹음해서 만든 오디오가이드가 팁입니다. 개요만 담은 가이드북도 있고 모든 정보를 담은 카탈로그도 있지만, 오디오가이드를 적극 활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홍천에 오신다면 트리엔날레만 보시지 말고 1박 코스로 주변 관광지를 함께 여행한다면 흥미로운 관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10. 끝으로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를 단 한 문단 혹은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A10. “시대 유감 그러나 따스한 재생!(Sorry for the times, but Warm revitalization!)” 


출전 /
김성호, 「퍼블릭앤테크 -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 인터뷰, 《퍼블릭아트》, 2021.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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