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걸어온 길 - 화가와 아카이브

《작가가걸어온 길 - 화가와 아카이브》 전시는 미술가들이 살아오며 남긴 작품과 아카이브를 살펴보는 전시입니다. 작가의 생애 활동은 좋은 작품을 남기는 것이 목표였지만 그에 수반되어 아카이브, 증거물, 흔적들이 남겨졌습니다. 그동안우리들은 이 중에서 작품만을 평가하고 그 가격에는 큰 관심을 가졌으나, 그 주변 아카이브들은 소홀히하여분실 또는 소각, 폐기되어 흩어져 버리곤 했습니다.

그러나최근에는 아카이브의 중요성이 높아져 전시회에 가면 관련 자료들을 함께 전시하여, 보여주는 것을 떠나읽혀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이중섭 100주년》 전시에서는 낯익은 작품들만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작가가 가족에게 보냈던편지와 엽서에 남겨진 애절한 사연들을 읽게 함으로써 관람객들로 하여금 작가의 삶, 그 자체에 공감하게했고, 나아가 그 시대의 단면을 체감하게 했습니다. 그 당시상황을 상상하고 느끼게 되는 것, 그저 눈으로 훑어보고 지나치는 것이 아닌 관람객의 발길을 머무르게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작품과 작가에 대한 이해와 감상의 질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시는 신작발표회가 아닌 이상 작품과 아카이브 전시를 병행할 수 밖에 없고, 새롭게 기획되는 전시들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다양한 연출 방식이 개발될 것입니다. 한국 근현대미술 아카이브 박물관인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2016년서울시립미술관, 인천광역시립박물관, 수원역사박물관, 뮤지엄산, 국제갤러리 등 10여개관 이상의 박물관과 갤러리의 요청으로 아카이브 자료를 대여한 것도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전시에서는 몇몇 특정 작가의 아카이브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아카이브의 유형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전시대상 자료는 화가의 작품, 스케치, 드로잉, 삽화, 표지화, 육필원고, 친필편지, 연하장, 방명록, 팸플릿, 리플릿, 초대장, 저서, 단행본, 기록문서, 유품, 아트상품 등입니다.

그동안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소장 아카이브 목록을 정리하여 월간 서울아트가이드에 ‘한국미술대표작가-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소장 아카이브’ 목록을 유형별로 분류하여 기획기사로 20회 연재하고 있으며, 지면의 한계로 담아내지 못 한 것은 daljinmuseum.com > 정보마당 > 작가아카이브에 업데이트하여 이용에 편리성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이와 함께 잡지에 원로작가인 김정 선생님의 ‘미술인 추억’을 17회연재하며 작고 작가들의 인간적인 일면들을 남기고 있습니다.

전시가가능할 수 있도록 귀중한 작품과 아카이브를 기증해주신 분들께 다시 감사드리며, 이번 전시를 통해 아카이브의중요성이 널리 인식되어 그 활용이 확산되기를 기대합니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장김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