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나는 ‘부산미술’의 좋은 아키비스트인가?

김달진

나는 부산미술의 좋은 아키비스트인가?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장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 부산시립미술관, 아트부산, 부산미술협회. 부산에 큰 연고가 없는 내게 부산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미술기관이나 행사들이고 이로 인해 부산을 찾게 된다. 계간 부산미술창간호(19853월 발행)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이어 옥영식 선생의 부산미술의 면모(2011)와 강선학 선생의 부산미술의 조형적 단층(2011)을 찾아보았다. 고백하건데 부산미술에 대한 나의 부족한 이해를 극복하고 독자에게 조금 더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자 자료들을 한동안 뒤적였다. 부산미술창간호에서는 혁동인, POINT, 강패전 등 부산에서 그룹활동을 펼친 작가들의 좌담회를 특집으로, ‘작가론-김경과 안창홍 선생의 나의 신작등이 다루어졌다. 또 함께 게재된 오광수 선생의 글, ‘미술의 지방분산적 현상은 아래와 같이 언제까지나 유효할 과제를 제시하고 있었다. “부산화단이란 것이 단순히 부산지역 미술가들의 물리적 집결체가 아니라 하나의 정신적 공동체로서의 독특한 색체를 지니게 될 때 한국미술은 그만큼 다채성을 띈 미술로 구조될 수 있을 것이다.” 옥영식, 강선학 선생의 책은 부산 출생 또는 부산에서 활동한 작가들에 대한 작품론을 중심으로 부산미술을 구체화하고자 시도하고 있었다.


최근 우리 박물관에서는 <20세기 한국화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작품과 아카이브를 통해 개항과 일제강점기, 해방과 분단, 산업화를 거치며 전통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계승, 변용 속에서 경계의 확장을 계속하고 있는 한국화를 되짚어보고, 미술시장에서 위축되어 있는 한국화가들에게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여 작은 힘이 되고자 함이었다. 전시를 기획할 때 인상 깊었던 것은 전시와 함께 24명의 미술평론가, 미술사가, 큐레이터에게 한국화 사건과 이슈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 1위를 차지한 것이 다름 아닌 한국화용어에 대한 논쟁이라는 것이다. 용어의 문제, 장르적 성격으로 정의된 의미가 애매하고, 현대적 추세와 흐름, 현장의 상황을 볼 때 이 어휘가 적절한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합의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용어 논의는 1959년 청강 김영기의 한국화 명칭 사용에 대한 건의문을 통해 촉발되었지만, 전시에 맞춰 발행한 단행본에 게재한 한 젊은 한국화가의 지적과 같이 전통재료를 사용하면 누가 그리던 무조건 한국화인 것인지, 한국 사람이 작업을 하면 재료에 상관없이 한국화인 것인지에 대한 분류와 같은 문제는 합의를 이루지 못 했으며, 예상하건데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 더 복잡해질 것이다.


부산미술, 한국화에 대한 논의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과 용어 자체만으로는 생명력이 없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생명력은 미술가의 창작과, 큐레이터의 비평과 기획, 갤러리스트와 컬렉터의 지원, 아트저널리스트의 보도, 마지막으로 아트아키비스트의 기록에서 나온다. 무엇하나 허투루 할 수 없는 것들이며, 이 모두는 서로를 위해 꼭 필요한 이웃이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의 설립목적은 한국근현대미술 아카이브 구축이며 그것을 이루기 위한 목표는 우리 근현대미술 사료를 정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외에 정확한 미술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얼마 전 부산시립미술관 김영순 관장을 만났고, 이용길 선생이 기증한 부산미술 관련 중요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아트아키비스트가 미술관에 배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20075, 평생 모은 미술자료를 이용길 선생이 부산시립미술관에 기증하였을 때 서울아트가이드에 인터뷰했던 기억, 10년 만에 좋은 소식이다. 부산미술정보센터가 제 기능을 활발하게 수행하길 기대한다. 나는 생명력 있는 담론을 만들고 많은 미술가들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아트아키비스트로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이 과정 속에서 나 또한 부산미술의 좋은 이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