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평론가 51명이 걸어온 길

올해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개관한지 10주년이다.

2008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근처 통의동 국민대 동문회관 지하에서 서울특별시에 2종 박물관으로 등록하여 개관한 후 2009년 창성동으로 이전, 201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전용공간 임차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마포구 창전동으로 이전했다. 박물관이 확장된 한국미술정보센터를 운영하다가 건물 전세보증금 지원이 회수되며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14년 종로구 홍지동으로 이전하여 2015년 3월 재개관했다.

박물관은 그동안 2008년 『미술정기간행물 1921-2008』, 2009년 『한국미술사+화가의 초상』, 2011년 『한국현대미술 해외진출 60년』, 2012년 『외국미술 국내전시 60년』, 2013년 『한국미술단체 100년』, 2014년 『한국미술 공모전의 역사』, 2015년 『한국미술 전시공간의 역사』, 2016년 『한국추상미술의 역사』, 2017년 『20세기 한국화의 역사』를 전시회로 꾸며내고 학술단행본을 발간했다.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라키비움 프로젝트〉아트아카이브 교육프로그램을 6년차 진행중이다. 또한 한국미술 기초자료 구축 및 활성화 사업으로 『대한민국 미술인 인명록Ⅰ』, 『한국 미술단체 자료집 1945-1999』, 『한국미술 전시자료집Ⅰ 1945-1969』, 『한국미술 전시자료집Ⅱ 1970-1979』, 『한국미술 전시자료집Ⅲ 1980-1989』, 『한국미술 전시자료집Ⅳ 1990-1999』 프로젝트를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 지원으로 발간했으며 서비스하고 있다.

미술은 작가들의 창작과 전시회를 통해 드러나지만 미술평론가, 큐레이터, 미술사가들의 활동에 의해 평가되며 기획전시가 꾸며지고 미술의 역사 속에 기록된다. 작가를 위한 작품전, 아카이브 전시는 많았지만 평론가들에 대한 관심은 부족했다. 평론가에게 필요에 의한 원고를 청탁하거나 자문을 구하는 일들 뿐이다. 미술평론가이지만 학교에 가르치는 교수나 강사로 현장비평과 멀리 떨어져 있거나 평론, 글을 썼지만 평론집 한 권을 묶어서 펴내지 못하고 일생을 마감하는 분들을 주위에서 보아왔다. 자료박물관 개관 10주년을 맞아 그동안 전시와는 차별화되는 전시를 꾸미고 싶었다.

한국 미술평론의 역사전은 미술계에 평론가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1950년대 말을 서두로 2000년대 이후 현재까지 미술평론가가 남긴 삶의 흔적을 수집, 정리, 기록하기로 했다. 부제를 ‘미술평론가가 걸어온 길’로 정하고 미술평론의 역사적인 흐름은 전문 평론가 4명에게 의뢰했다. 전시는 미술평론가의 설문조사, 저서, 육필원고, 사진 등 아카이브를 보여주기로 했다. 전시구성을 연대순으로 1부 첫 미술평론가인 이경성(1919-2009)에서 오광수(1938- )까지, 2부를 2,3 세대인 김복영(1942- )부터 반이정(1970- )까지로 나누고 공문과 설문지를 보냈지만 불참 의사를 보내온 사람은 제외되었다. 컴퓨터 시대 육필 답변 요구에 대한 불편함을 지적받기도 했고 아카이브 수집에 소극적인 사람도 있었다. 또한 ‘미술평론가가 누구냐’ 라는 구분의 애매함과 활동이 거의 중단되거나 최근에는 다른 활동으로 영역이 바뀐 사람도 있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미술평론가 41명의 삶을 되돌아보는 진솔한 기록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 유준상 씨 타계, 어느 평론가는 유족을 찾을 수 없었고, 누구는 병환 중, 3명은 구술채록으로 정리했다. 전시는 크게 개인·단체 활동, 평론계 논쟁, 이슈, 행사 기록, 주요 기사 목록, 연표 등으로 구성했다. 평론은 이미지가 없고 텍스트로 이루어져 보여주기에 한계가 컸다. 이번 전시에 부족한 부분, 누락된 부분은 앞으로 우리가 보완해 갈 것이며, 누군가에 의해 더욱 연구되기를 기대한다. 이 전시를 위해 아카이브를 기증 및 대여, 전시에 자문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장 김 달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