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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 디지털아카이브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김달진

Culture letter-한국미술에 바란다(28)

 

한국미술 디지털아카이브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사례1#

지난 2020년 214일 국립중앙도서관은 문화예술기록을 효율적으로 보존하고 국민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협약내용에는 예술자료의 수집·보존을 위한 소장자료의 기증·기탁 예술자료의 보존·활용을 위한 디지털화 및 공동 활용 협력 예술자료의 정리 및 서비스 표준화를 위한 기술정보 교류 예술자료의 공유 및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홍보 등의 연계사업 협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문예위 아르코예술기록원의 전시도록 43000건과 프로그램 자료 12000여건을 디지털로 변환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앞서 국립중앙도서관이 발표한 <문화예술자료디지털화 지원계획>은 국내외 공공·민간 문화예술기관, 단체, 협회, 개인에게 신청서를 작년 1227일까지 받았고 최종 대상기관은 협의를 거치는 과정에 돌입한 바 있다. 추진배경은 문화비전 2030(문화체육관광부 새문화정책준비단 2018.5.16.) 의제 7에 문화자원의 융합역량강화 중 대표과제 4. 문화자원의 기록 보존 체계 강화의 일환이다. 그리고 지난 312일 대상기관으로 국립중앙극장, 예술의전당, 광주비엔날레, 한국사진작가협회, 한국화랑협회, 모란미술관, 사비나미술관, 영은미술관, 우제길미술관, 이영미술관, 헬로움뮤지엄, 개인 3인 등 31곳을 선정 발표했다. 미술관 쪽은 대상자료가 주로 전시도록이다.

 

결과물 형태에 대해 국립중앙도서관에 문의하니 전시도록, 팸플릿 인쇄자료를 일괄 이미지 파일 JPEG 또는 PDF로 만든다고 한다. 선정 자료는 어떤 가치에 대한 평가 없이 국립중앙도서관의 기본 임무인 국가문헌 수집과 보존기능을 위해 납본제도가 있는 것처럼 모두 디지털화 작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올해 사업은 1,000만면(10만건)이며 연차별 사업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엄청난 규모의 예산이 뒤따를 것인데 도서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디지털화된 그 결과물이 유의미하게 활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사례2#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예술기록원은 디지털아카이브 구술채록으로 생애사와 주제사를 원로 예술인을 대상으로 2003년부터 2019년까지 수행하여 323건의 결과물을 만든 바 있다. 이중 시각예술 분야는 권옥연, 금동원, 김흥수, 백영수, 신금례, 이경성, 이형록, 조평휘, 황종례 등 99명이 이루어졌다. 올해는 채록연구 시행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구술채록연구사업에서 구술채록컬렉션 구축사업으로 확장하며 그간의 수행성과물 진단평가, 정리, 향후 활용계획 수립에 방점을 둔다고 한다. 구술채록문은 인쇄물로 개인별로 정리되어 나왔지만, 열람자는 관의 채록문과 웹열람 승인절차를 거친다고 해도 채록문 중 비공개사항이 있어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2000년 문예위는 한국미술작가 500인의 공간이라는 작가 웹사이트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관리하는 전문인력과 예산의 부족, 작가와의 소통과 관리자 문제 등으로 격변하는 디지털 생태계에서 유명무실해졌다. 작가와의 온라인상 소통은 작가 개인 홈페이지나 다른 미술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례3#

예술경영지원센터의 KADA(Korean Artist Digital Archive: 원로작가 아카이빙 자료 수집 연구 지원사업)는 국내 시각예술계 원로작가의 평생 화업을 연구, 정리하여 디지털 포맷으로 아카이빙함으로써 한국 근현대 미술자료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한국미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기반 마련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이 지원 사업은 2015년 박서보, 최만린, 이승택, 16년 김구림, 윤석남, 육명심, 김창열, 17년 이건용, 정상화, 임충섭, 주재환, 18년 박영숙, 심문섭, 윤명로, 이강소, 김순기, 19년도 성능경, 안창홍, 윤광조, 박대성 20명이 선정되었다. 65세 이상 생존작가를 대상으로 3명 이상이 팀을 이루어 초기 20155,000만원, 20166,000만원 지원에서 2017년부터 8,000만원(원고 번역비 및 온라인 아카이빙 비용 별도)으로 인상되었고 연구기간은 1년으로 진행된다. 선정작가를 보면 김창열 91세부터 안창홍 67세이며, 한국화: 박대성, 조각: 최만린, 이승택, 심문섭, 공예(도예): 윤광조, 사진: 육명심, 박영숙, 재외작가 : 임충섭(미국), 김순기(프랑스) 등으로 분류된다. 이 사업을 점검하는 세미나가 디지털 아카이빙: 기록과 연결라는 주제로 지난 110일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 사실은 6년 차가 되어서야 추진과정과 내용이 공유되기 시작했으니 이제부터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연구성과를 국제적으로 알리기 위한 영문 사이트 운영과 이에 맞물리는 한국미술 다국어 용어사전완성까지 산적한 과제가 많다.

 

특히 <작고작가 카탈로그 레조네(전작도록)>20161월 빈번하게 불거지는 위작 시비, 미술품 진위가 사회적 쟁점이 되었을 때 미술품 감정 기초자료의 마련이 시급하고 한국미술을 체계적으로 해외에 알릴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는 학계와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고 정부가 나섰다. 작품성과 거래량, 위작률이 높은 이중섭과 박수근 두 작가를 선정했다. 박수근은 한국미술품감정협회와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이, 이중섭은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와 제주도립이중섭미술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진행하였다. 전작도록은 작가의 모든 작품에 대한 연대, 크기, 상태, 이력, 소장처 변동, 비평, 전시 기록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어 해당 작가의 작품 감정 및 거래 시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두 작가의 미공개 작품 자료수집 공고 후 작품을 전수조사하고 전작도록 발간을 위한 결과보고회를 2018.6.28. 이음센터에서 개최했다. 현재 예술경영지원센터 웹사이트에서 온라인 전작도록을 볼 수 있다. 이 사업을 기왕에 나와 있는 수십 권의 책을 단순 정리하는데 왜 거액을 들여서 만들어야 하고 자칫하면 위작을 거장의 진품으로 둔갑시키는 통로이자 정부가 보증하는 모양새가 될까 우려하는 이견도 있었다.

 

공유는 필수

지난 1월 디지털아카이빙 세미나 질의 중 하나는 표준화된 표기법 기록 지침이었는데, 이와 관련해 기관 간의 정보공유 및 협조가 아쉽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작품과는 그 기록 성격이 다른 예술자료 관리를 위해 AMS(Archive Management System)를 운용하고 있는데 한국아트아카이브협회 차원에서 2018, 2019년 두 차례 기자간담회때 공유를 요청했으나 민간사업 침해방지, 소프트웨어업체 보호를 위한 정부 정책을 이유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연구지원사업을 포함 차후 관련 데이터를 생산할 기관과 각 미술기관마다 자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호환은 물론 통합과 상호검색에서 더 큰 시행착오와 고비용의 예산 낭비가 예상된다. 유사기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은 KOLAS(공공도서관표준자료관리시스템)를 통해 공공도서관을 네트워크화하고 민간에서도 형식을 이용할 수 있으며, 국립중앙박물관은 표준유물관리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밀도 높게 구축하기 위해 한국박물관협회를 통해 인력과 소장품 촬영까지 지원하여 e뮤지엄을 통해 국민 누구나가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때에 안타까운 현실이다. 아직도 미술계는 정부 공공기관 등에서 개발하거나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 매뉴얼 등을 민간기관 등에 적극적으로 배포 공유하며 사용을 권장하고 지원 협력하는 역할을 감당하는 기관이 없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국가 대표 미술아카이브인 미술연구센터를 가지고 있고 미술관 협력망 사업도 진행해왔으니 앞으로 의지를 다지고 풀어야 할 과제다.

 

디지털아카이브는 만드는 일보다도 운영을 어떻게 해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원문과 국영문, 원본 이미지를 시대 환경에 맞게 업그레이드된 상태로 웹 서비스해야 하며 최신의 정보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 미술인들이 현시점에서 관리하는 기록들을 잘 정제한다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의 보고가 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일을 개인이나 개별 기관에서 할 수 없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각 기관이 프로젝트별로 발주하여 결과물을 만들어 놓고 있지만, 아직 유기적으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데이터의 개방과 공유, 연계와 융합 속에서 아루어져야한다. 이를 위해 다시 한번 국립현대미술관의 AMS가 민간차원에서도 공유되기를 간절히 구한다.

   

                                                                                                          - 퍼블릭아트 2020. 4월호


글쓴이 김달진은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화예술학과를 졸업하고 국립현대미술관 자료실에서 근무했다. 2008년부터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장으로 많은 전시를 기획했고 월간 서울아트가이드 편집인, 한국아트아카이브협회 회장, 한국외국어대 대학원 기록정보학과에서 강의 중이다. 저서로 <바로보는 한국의 현대미술>, 대한민국문화예술상(대통령), 홍진기창조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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