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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동靜中動의 미학: 한국 현대 춤 그림

김달진

                                                                        정중동靜中動의 미학: 한국 현대 춤 그림

 

우리는 춤을 주제로 한 그림하면 서양 19세기 인상파화가 에드가 드가의 <발레>, 20세기 야수파의 앙리 마티스 5명의 누드 군무인 <춤>을 먼저 떠 올린다. 우리나라에서 춤 그림은 무엇이 있을까? 이 물음에 답변 할 수 있는 <한국 현대 춤 그림전>이 경기도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 지난 4월15일부터 7월4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기획은 공연 관람이 어려워진 코로나 시대에 율동미 넘치는 춤을 주제로 다룬 한국화 작가들의 멋진 작품을 통한 ‘그림으로 만나는 공연’을 선보이려는 의도로 준비되었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한국화 작가 15인의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그려진 여러 가지 춤의 모습을 통해 실제 공연 이상의 감흥과 힐링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이다. 또한 이는 그간 충분히 주목받지 못했던 오늘날 수묵채색 인물화의 양상과 특징, 춤과 미술의 관계를 조명하는 학술적 의미도 지닌다. 출품작가는 이응노, 장우성, 장운상, 이석우, 정탁영, 임송희, 김세원, 장상의, 이석구, 이숙자, 정종해, 김병종, 조순호, 이동연, 권지은,  작고작가에서 젊은작가까지15명의 42점을 3부로 구성하였다.

 

1부 전통성과 한국성을 담은 춤 그림은 전통을 상징하고 계승하는 것은 현대 춤 그림에 보이는 중요한 경향이다. 산조춤, 승무, 장구춤, 농악, 탈춤 등이 폭넓게 다루어졌는데 이는 모든 면이 달라진 20세기의 사회적 상황 속에 민족의 문화, 정신, 풍속을 잘 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춤을 다룸으로써, 작품에 한국성과 전통성을 담아내고자 것이다. 전통 춤을 소재로 다룬 작품들은 전통 춤 특유의 춤사위와 정적인 혹은 동적인 운동감, 독특한 복식에 주목했다. 또한 수묵채색화의 장점 가운데 하나인 변화감이 풍부한 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춤을 그려냈다. 

 

2부 강렬한 표현성의 춤 그림은 춤 특유의 동세와 미감을 추상적 표현방식으로 그리는 것도 현대 춤 그림의  주요한 경향이다. 작가들은 춤사위의 아름다움과 역동성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 각자의 방식으로 단순화, 과장 혹은 변형함으로써 표현력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형상성이 감소하긴 했지만 춤 자체의 뉘앙스는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극도로 단순화시킨 수백 명의 춤추는 군상을 실루엣으로만 표현하기도, 커다란 화면 가득 힘찬 선과 진한 채색으로 물 흐르는 듯, 바람부는 듯한 춤사위를 그려내기도 한다.

 

3부 현대적, 이국적 매력의 춤 그림은 당대성과 이국적 매력을 선보이는 주제로서도 다루어졌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낀 오늘날의 소녀가 한복을 입고 칼춤을 추는 모습, 여성 아이돌 그룹이 춤추는 모습 등은 과거에 그려질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제재이다. 또한 남아메리카, 발리, 태국 등 현지의 춤을 소재로 다룬 그림 역시 마찬가지이다. 여행 자체가 쉽지 않았던 20세기 이전과 달리 해외여행이 얼마든지 가능해진 1989년 이후의 새로운 상황 덕분에 가능해진 그림들이다. 

 

이번 전시는 인물화 가운데에서도 가장 운동감 넘치는 조형미를 지니고 있어 제작 난이도가 높고, 희소한 춤을 주제로 한 그림을 보여주어 의의가 크다.  이 미술관은 한국화의 대가 월전 장우성(1912-2005) 사재를 사회에 환원하는 뜻을 세우고 1989년 월전미술문화재단을 설립하여 작품과 수집품을 기증 한 후 2007년에 개관하여 한국화 중흥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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