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2000년 공모전 현황과 새로운 방향

김달진


김달진(가나아트닷컴 총괄팀장)

공모전에 대해서는 폐지론과 부정론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신인작가의 등용문이라는 역할 때문에 아직도 많은 젊은 작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금년에 새로운 공모전으로 대교문화재단이 새로운 천년을 이끌어 갈 신예작가를 발굴 지원하여 현대미술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전국대학생조각대전을 창설하였다. 이번 1회 주제는 인간과 환경으로 2년제 포함 전국 대학 재학생으로 출품료 없이 1차는 슬라이드로 접수한다. 대상 1명 상금 500만원을 포함하여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시상하며 10월에 세종문화회관 세종갤러리에서 전시를 가질 예정이다. ‘세계도자기엑스포 2001 경기도’에서도 내년 행사를 앞두고 관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2000 대한민국도자기전을 개최하며 대상은 1천만원이다. 또한 한국조각가협회에서 2000한국조각대상공모전을 16회 회원전과 동시에 개최하며 대상 1점 상금 1천만원이다. 금년들어 동아미술제, 중앙미술대전,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 대한민국사진전람회 등이 이미 개최되었거나 접수가 끝났다. 그동안 가을에 열렸던 대한민국미술대전 2부:구상은 8월에 개최된다.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할 사람은 자세한 사항을 <도표> 참조하여 주최측에 한번 더 확인하기 바란다.

변화된 위상, 변화된 운영방식

최근년에 IMF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기존의 공모전이 협찬사 섭외에 어려움으로 위축을 받았었다. 동아일보사의 서울국제판화비엔날레, 대한매일신보사의 서울현대조각공모전이 중단되었고 문화방송의 MBC미술대전은 격년제가 되었다.
대한민국미술대전은 국전 폐지후 1982년부터 한국미술협회에서 주관해오며 1993년부터 봄에 제1부-비구상, 가을에 제2부-구상으로 분리시켰다. 여기에 1986년부터 운영해 온 대한민국공예대전과 89년부터 운영해 온 대한민국서예대전을 작년부터 대한민국미술대전에 공예부문 서예부문으로 각각 포함시켰다. 이로 인해 동일한 명칭으로 열리던 한국미협의 대한민국서예대전과 한국서예협회의 대한민국서예대전은 정리가 된 셈이다.
대한민국서예대전은 한국미술협회 서예분과에서 탈퇴한 서예가들이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서단, 정직하고 참신한 서단, 창조하고 화합하는 서단의 기치를 내걸고 1989년 4월 한국서예협회를 창립하고 9월에 ‘대한민국서예대전’을 개최했었다. 여기에 맞서 한국미협은 10월 같은 명칭의 ‘대한민국서예대전’을 개최해 왔던 것이다. 여기에 한국서단추진위원회가 서단의 풍토를 바로 잡고 화합을 시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이 ‘서추위’는 한국서가협회를 만들었고 대한민국서예전람회를 별도로 개최하여 크게 3등분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작년에 한국미협에서 모델케스로 실시했던 ‘99 대한민국문인화특별대전은 금년에 문인화대전 명칭을 현대한국문인화협회에서 4월에 먼저 1회 대한민국문인화대전을 사용해 선택을 고심하고 있다. 최근년 들어 대한민국미술대전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는데 출품작 수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출품작 수가 1997년 16회 때 비구상 1,450점 구상 2,100점 1998년 17회 때 비구상 1,403점 구상 2,092점 1999년 18회 때 비구상 1,251점, 구상 2,022점으로 줄고 있다. 전시기간마져도 한 달, 20일에서 줄기 시작해 금년은 12일로 짧아졌다. 이는 권위가 떨어지고 공모전을 거치지 않아도 개인전 등을 통해 작가 발판을 굳혀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는 봄-비구상, 가을-구상 부문에서 조각이 대상을 동시에 수상을 하여 시비를 받았다. 심사위원의 선정도 문호 개방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너무 낮아졌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동아미술제는 1978년 출범하여 ‘새로운 형상성’을 취지로 한국미술발전을 이끌어 왔는데 금년 21세기에 들어서 ‘한국적 특성의 발현’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우리 미술의 자생력과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통일에 대비한 문화 동질성을 회복에 기여하겠다는 취지이다. 금년부터 공모부문을 회화 Ⅰ, Ⅱ, Ⅲ부와 조각부로 되어 있던 것을 평면부와 입체부로 변경하였다. 동아미술제는 짝수인 해는 순수미술 부문과 홀수인 해는 서예, 문인화부문으로 운영한다. 중앙미술대전의 변화는 창조적이고 신선한 감각의 젊은 미술인을 발굴하기 위해 나이 제한을 폐지했고 재외교민까지 참가 자격을 확대하였으며 공모부문도 회화 조각에서 평면 입체로 변경했다. 격년제로 열리고 있는 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이 현대부문을 신설해 새로운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출품자격을 보면 동아미술제는 만 22세 이상, 대한민국미술대전 20세 이상, 중앙미술대전은 나이 제한을 폐지하였다. 공모절차를 1, 2차로 나누어 슬라이드를 거치는데 중앙미술대전의 경우는 1998년 이후 근작 중 발표작 및 출품 가능한 작품 3점의 슬라이드, 미술세계대상전의 경우는 실제 출품할 작품 2점을 슬라이드로 촬영하여 제출한다. 대한민국건축대전은 1994년 제13회부터는 심사위원을 사전 공개하고, 공개심사를 실시하여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1998년부터는 응모방법을 1, 2차로 나누어 실시함으로써 다른 질적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날로 늘어나는 응모자들의 수에 비해 이를 심사하고 전시, 관리할 수 있는 공간의 부족과 응모작들의 표현이 갈수록 과다해져서 과비용이 투자되는 것을 방지하는데서 고려되었다. 1차에 원서 및 작품계획안을 제출하고 예비심사에 입선된 작품에 한하여 2차로 패널 및 모형을 출품한다.

출품료는 동아미술제가 1인 1점 8만원으로 높은 편이고 대한민국건축대전은 1차 4만원, 2차 3만원으로 각각 받는다. 일반적으로 5만원으로 대한민국미술대전, 미술세계대상전, 구상전공모전 등이 있다.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은 1점당 4만원, 중앙미술대전은 1인당 3점 이내로 점당 3만원을 받고 있다. 시상내역을 보면 대상을 1천만원은 대한민국미술대전, 중앙미술대전,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 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 700만원은 미술세계대상전, 구상전공모전, 600만원은 대한민국사진전람회, 500만원은 동아미술제, 대한민국건축대전, 대한민국서예대전 등에서 주고 있다. 대개 대상의 경우는 상금속에 작품매입비가 포함되어 주최측에 귀속된다.

공모전의 새로운 방향

미술 공모전의 대표급인 국전은 1949년에 시작하여 제도개선에 따라 1981년 30회로 폐지되었다. 주관처가 바뀌고 운영개혁을 시도했지만 과시된 권위 이면에는 비판적 논란과 시비가 늘 따랐다. 그 가장 큰 이유는 공모전의 심사가 학맥, 인맥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공모전의 숫자와 참여하는 작가의 수가 느는 것은 왜일까? 미술대학, 미술교육원, 학원, 화실, 문화센터, 도제수업에 따른 미술인구의 팽창은 공모전의 발생을 부른다. 실제로 공모전이 전국적으로 100개가 넘는 걸로 집계된다. 공모전을 주관처별로 나누어 보면 크게 공공기관, 언론기관, 종교단체, 미술협회, 작가단체, 화랑, 기업체 등으로 크게 대별 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 할 점은 공모전의 국립현대미술관 입성이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 1998년 12월 국민예술협회가 제4회 대한민국국민미술대전을 열더니 작년에 이어 금년에는 명칭을 바꿔 제6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를 10월에 작품을 접수 받는다. 7월에는 국가보훈문화예술협회가 그동안의 대한민국종합미술대전을 분리하여 제14회 대한민국미술회화대전과 제14회 대한민국새천년 서예 문인화대전을 개최한다. 주최 측의 입장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에 작품을 걸어 권위를 높이겠지만 또 다른 혼돈과 오해의 소지를 남기고 있다. 공모전 이름만 들어서는 거창한(?) 공모전이 상당히 많아 내용을 파악하기 전에는 아리쏭한게 있다. 이 대한민국국민미술대전은 지난 1996년 ‘국민’을 뺀 대한민국미술대전을 사용하기로 발표해 혼란을 준다고 신문(국민일보 1996.11.8 과 일간스포츠 11.18)에서 논란이 보도되었다. 한국미협에서는 본 협회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미술대전과 혼돈을 준다는 것이고 국민예술협회에서는 같은 사단법인이고 명칭 자체가 보통명사라는 주장이었다. 이번에 선택한 대한민국미술전람회는 과거 ‘국전’의 원 명칭이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민미술대전 대관으로 문턱이 낮아져 금년의 경우 대관전이 8개 단체의 10회로 대관에 몸살을 앓는다(연합뉴스 2000 3.15)고 보도하고 있다. 이를테면 자업자득인 셈이다.

미술에서의 작품 평가는 스포츠처럼 객관적인 기록이나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수치로 평가할 수가 없고 주관적이므로 수상이나 전시회 경력을 앞세우는 것이다. 소설가, 시인 등을 꿈꾸는 문학 지망생들이 해마다 새해 아침 발표되는 신춘문예에 도전하듯 미술판에서는 공모전을 통한 화려한 작가 등단을 기대한다. 공모전의 매력은 입상을 통해 작품을 평가받을 뿐만 아니라 매체에 보도되므로 파급효과가 높고 평생 중요한 경력으로 꼬리표가 되어 뒷받침해 준다는 것이다. 공모전이 화가지망생이나 소외된 지방작가에게 아직도 매력적이다. 권위있는 공모전에 도전하기에 실력이 모자라는 사람에게는 그 밑 수준의 공모전도 필요할 것이다. 이는 작가라는 한 줄의 경력을 얻기위함인데 작가만을 탓할 수 없다. 그리고 수상이 작가 작품 전체의 보증수표나 되는 듯 여기는 무분별한 애호가, 이 선호를 부추기는 화상(畵商), 이를 인정하는 보도매체, 사회현상이 문제로 떠오른다. 이런 현상은 화랑에서 대한민국미술대전대상수상작가전이니 1996년 국립현대미술관의 대상수상작가전 등이 생겨났다.

오늘 날의 공모전은 뚜렷한 성격도 없이 제한된 출품작 중 심사위원의 성향, 힘있는 심사위원의 독주에 의해 내용이 결정되는 수가 많다. 공모전에 대해 요즘 젊은 작가들은 부정적이다.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제도일 뿐더러 그 운영의 면에서 ‘학맥과 인맥에 의한 불공정한 심사’ 라는 심각한 문제점이 내포된 것을 지적한다. 또한 일부에서는 작가들이 수상경력에 얽매이면서 창조성을 잃게 되고 결국은 젊은 작가를 단명시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공모전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청년작가들은 개인전이나 미술관 화랑의 기획전, 초대전으로 평가를 받아야 하며 공모전의 상금 대신에 후원금을 만들어서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모전의 올바른 위상을 위해 심사위원의 양심과 안목이 무엇보다 앞서야 한다. 이는 제도의 문제보다는 심사위원이 출신교 사제지간 인맥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작품으로 평가하는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실력있고 예술성 있는 작가가 소외당하지 않는 풍토 조성이 시급하다. 이름만 거창한 대형 공모전보다 장르와 표현양식이 분명한 성격의 등용문, 미래의 미술문화까지 제시할 수 있는 공모전의 출현이 절실하다. 작은 규모이지만 박영덕화랑, 신세계갤러리, 갤러리보다, 대안공간풀 등의 공모전이 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신세계갤러리는 주제로 공모하며 갤러리보다 등은 개인 외에 그룹형태도 공모한다.

공모전! 미술작가 이름을 얻는 지름길이지만 부정적인 요소도 결코 만만치 않은 현실이다. 작가를 희망하는 지원자도 너무 공모전의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작가의 길을 마라톤으로 생각해 꾸준히 다져나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