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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대관, 문턱에 이상있다

김달진

한 해가 저물어가며 겨울을 재촉하는 시기에 국립현대미술관 제7전시실에서는 『제4회 대한민국국민미술대전』이 12월4일에서 11일까지 열렸다. 사단법인 국민예술협회 주최 및 대한민국국민미술대전운영위원회가 주관하고 문화관광부에서 후원했다. 이 전시는 한국화, 문인화, 서양화, 판화, 조각, 공예, 서예(한글, 한문), 서각, 8개 부문으로 공모했는데 2천9백18점이 출품됐고 입선 이상 입상작은 4백5점이었다. 종합대상은 문화관광부장관상으로 서예 한문에서 나왔다. 7전시실 한 곳 4백30평에서 입상작품과 초대작가전 출품작을 전시하기에는 양이 많아 작품과 작품사이의 전시간격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 일부는 유리창이 있는 벽면에 작품대를 놓고 작품을 세워놓았고, 어떤 작품들은 전시장 바닥에 그대로 전시되었다. 입선이상 4백5점 중에 서예부문에 해당하는 문인화, 한글, 한문, 서각이 2백62점으로 전체 65%에 해당한다.

개막식에는 문화관광부차관까지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는 후문이다. 전시장 입장료는 대인 2,000원, 소인 1,000원 이었고, 도록은 5만원이었다. 전시장에서는 사단법인 국민예술협회서울지회가 개최하는 『제3회 서울미술전람회』안내문도 배포하고 있었다. 이번 전시 인사말씀 중에는 ꡒ…우리 협회는 한국예술단체의 대표적인 사단법인체로서 발돋음하고 있으며 문화예술 진흥과 계승의 사명감, 그리고 미래의 우리 예술계를 빛낼 참신한 신인작가를 발굴코자 매년 공명하고 투명한 전국적인 공모전을 열고 있습니다. 이제 그 기반을 다져 네 번째 전시를 맞았습니다. 특히 이번 공모전부터는 전시장소의 변경으로 작가들의 사기를 높히고 또한 초대작가의 작품이 동시에 전시되어 기성예술인과 신인예술인의 화합에 그 뜻을 두었습니다…ꡓ 공모전의 기능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기존의 공모전이 권위적이고 학연에 얽매이고 문턱이 높다면, 다른 공모전은 작가를 꿈꾸는 신인들의 등용문으로 발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대관규정 제2조는 ꡒ국립현대미술관장은 미술관의 자체전시에 지장이 없을 때는 현대미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순수미술 작품전시를 위하여 전시실을 대관할 수 있다.ꡓ 로 규정하고 있다. 기존에 대관전시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실제적인 대관전시는 한국미술협회에서 주관하는 『대한민국미술대전』, 『대한민국공예대전』, 『대한민국서예대전 』과 동아일보사의 『동아미술제』나 미술관과 공동주최 전시로 한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많은 미술단체나 개인이 국립현대미술관이란 권위있는 곳에서 전시회를 희망하지만 실제로는 어려웠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과천으로 이전한 후에는 역대 관장들도 가능한 외부 대관은 억제해 왔고, 한편 미협에서 주관하는 미술대전마저 거부해야 한다고 했다. 좋은 전시 시즌에 대관을 해주어 자체 기획전에 지장을 받게되는 어려움이 커서 주객이 전도된다는 주장이었다.

이번에 열린 『대한민국국민미술대전』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이례적인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이 전시회를 관람객은 지난 11월 30일 전시가 끝난 『대한민국미술대전』과 어떤 구별을 할 수 있었을까? 전시회의 디스플레이와 작품수준은 어떻게 느꼈을까? 이 국민미술대전은 그동안 매년 비수기인 1월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개최해 오다가 이번에 국립현대미술관에 입성한 것이다. 지난 1996년 11월에 ꡐ국민ꡑ을 뺀 대한민국미술대전을 사용하기로 발표해 혼란을 준다고 신문(국민일보 96.11.8 / 일간스포츠 96. 11.18)에서 논란이 보도되었다. 이 전시회에 관하여 미술관내에서도 의아해하는 직원이 있었다. 그러나 미술관 대관 담당자는 ꡒ사단법인체이고, 문화부에서 후원했고, 전시기간이 짧았고, 7전시실 한 곳 신청이라 승인됐다ꡓ고 하였다.

이 건으로 인해 대관신청이 몰려들고 ꡐ어떤 전시회는 대관이 허용되었는데 우리는 왜 안되느냐ꡑ는 식의 대관 기준의 문제 제기, 민원소지를 안게 되었다. 아니면 문턱을 낮추고 대관을 늘려 신청을 받아 ꡐ현대미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순수미술ꡑ을 심사할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지난 12월1일 덕수궁분관 개관에 맞추어 과천과 덕수궁의 국립현대미술관 상설전, 기획전, 대관전에 대한 방향과 운영을 점검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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