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8. 장수, 요절작가 그들은 누구인가

김달진

미술산책 / 미술을 가까이 하는 삶은 행복하다-8
장수, 요절작가 그들은 누구인가

김달진(김달진미술자료관 관장)

전직 국세청장 부인이 현 국세청장에게서 최욱경의 그림 ‘학동마을’을 선물로 받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 그림을 그린 작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연 최욱경(1940~1985)이 한국 미술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한국 현대 추상미술의 대표 화가 최욱경은 한창 활동할 나이인 45세에 음주 후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하늘나라로 떠난 비운의 화가다. 최욱경은 엘리트코스를 밟은 잘나가는 화가였다. 서울예고와 서울대 미대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은 그녀는 대학 졸업 후 미국 미시간주 크랜브루크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매일경제신문 2009. 1.14)
몇 년사이 ‘그림은 돈’이 되고, 비자금으로 미술품 구입, 경매에서 최고 낙찰 작품이 가짜 논란,
유명작가의 가짜그림을 병원에 기증, 그림이 로비에 이용되었다느니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이어지며 예술품인 그림이 수난을 겪고 있다.

유명작가로 장수한 사람은 국내에서 서울대 미대학장을 지낸 장발 100세(1901-2001), 도예가 해강 유근형 99세(1894-1993), 서예가 일창 유치웅 97세(1901-1998), 서예가 석전 황욱 95세(1898-1993), 한국화가 월전 장우성 93세(1912-2005) 등이 있고 서양에서는 러시아 태생으로 유년시절의 추억과 연인들의 사랑을 그린 마르크 샤갈 98세(1887-1985), 벨기에 작가로 성적도착과 현대의 우수를 그린 폴 델보 97세(1897-1994), 중국의 대가 제백석 94세(1863-1957), 미국 액션페인팅의 기수 드 쿠닝 93세(1904-1997), 프랑스 화가인 발튀스 93세(1908-2001), 20세기 대표작가의 한 사람인 파블로 피카소 92세(1881-1973) 등이 있었다.
현재 국내 원로작가로 윤중식 96세, 한묵 씨가 95세이다. 이외에 김병기, 장리석, 전혁림, 황유엽 씨등이 이중섭과 출생년도가 같은 1916년생으로 현재 93세들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비하면 동갑내기 이중섭이 40세에 타계하고 오래된 작가처럼 느끼는데 반해 이들은 장수하는 셈이다. 그리고 정점식 92세, 김종하 91세, 김흥수, 이준 씨와 미국에 있는 미술평론가 이경성 씨도 90세이다. 작년 ‘정년은 없다전’에 장리석, 전혁림, 정점식 씨는 출품하여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에 반해 요절작가는 나이가 젊어서 죽은 작가를 말하는데 몇 세 까지로 국한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현대에 와서 우리나라도 평균수명이 70세로 연장되고 옛날처럼 60세 이상을 원로로 말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조선시대 고람 전기 29세(1825-1854), 1969년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던 서양화가 박길웅 37세(1940-1977), 천재화가 소리를 들었지만 6.25 혼란속에 순경과 시비끝에 총탄에 맞은 서양화가 이인성 38세(1912-1950), 우리 근대 조각의 개척자 김복진 39세(1901-1940), 신체적인 불운을 극복했던 서양화가 손상기 39세(1949-1988), 우리에게 가장 사랑받는 이중섭 40세(1916-1956), 80년대 민중미술 대표작가 한 사람인 판화가 오윤 40세(1946-1986), 역동적 생명력의 조각가 류인 43세(1956-1999), 불꽃 같았던 여류화가 최욱경 45세(1940-1985)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서양에서는 오스트리아 화가로 자아강박적이고 성을 탐구한 에곤 쉴러는 독감으로 28세(1890-1918), 낙서화의 개척자 흑인 바스키아는 마약 과다복용으로 28세(1960-1988), 신인상파의 창시자 쇠라는 32세(1859-1891), 프랑스 낭만파의 대표작가 제리코는 33세(1791-1891), 프랑스의 블루작가 이브 끌랭은 34세(1928-1962), 이탈리아 태생의 목이 긴 우수에 찬 초상인물을 그린 모딜리아니는 36세(1884-1920), 르네상스 3대 작가 중 한 명인 영원한 성모로 유명한 라파엘(1483-1520), 이탈리아 화가로 바로코의 전기를 개척한 카라밧지오(1573-1610), 권총 자살로 비극적인 삶을 마감한 반 고흐(1853-1890), 프랑스 몽마르트르의 애환을 그린 로트렉(1864-1901) 등이 모두 37세에 사망하였다. 미국 액션페인팅의 대표작가 폴록은 교통사고로 44세(1912-1956), 멕시코의 여성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는 픽션보다 더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고 18세 때 열차사고로 불구가 되었고 47세에 자살했다. 칼로는 여성 편력이 심한 21세 연상의 디에고 리베라의 세 번째 부인으로 결혼하여 극심한 정신 고통, 불임, 죽음의 공포에서 살아야 했다.
앞서 거론 한 작가 이외에도 더 많은 장수작가와 요절작가가 있다. 인간들은 장수를 소망하지만 타고난 숙명을 어쩔 수 없다. 2001년 9월 가나아트센터에서는 ‘요절과 숙명의 작가전’이 열린 바 있다. 그리고 사실 예술가의 삶의 길이와 작품의 성과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작가의 수명과 작품의 성과는 비례하지 않는다.
주어진 운명속에서 작가는 남겨놓은 작품으로 그의 생애를 말한다. 사실 밤하늘의 별처럼 수많은 미술인들 속에서 당대에 활동 하지만 작가로 평가받고 미술사에 기록되는 미술가는 소수의 사람 뿐이다.
------------------------------------------------------------------------

루벤스, 바로크 걸작전 2008.12.10-3.13 세종문화회관
T. 1544-4594 www.korearubens.co.kr

바로크 미술의 집대성인 동시에 그 절정을 이룬 위대한 화가피터 폴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1640)의 작품세계와 더불어 그의 제자들, 그리고 동시대를 장식했던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한자리에 선보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바로크 회화전이다.
총 75점에 이르는 바로크 회화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는 안토니스 반 다이크, 야콥 반 루이스달, 얀 반 호이엔 등과 플랑드르 작가들의 작품들을 비롯해 17세기 네덜란드의 황금시대를 아우르는 북부 네덜란드의 개혁적인 시민예술작품들이 소개된다. 전시작 중에는 ‘오레이티아를 납치하는 보레아스’, ‘삼미신’, ‘파리스의 심판’ 등 루벤스의 작품 19점이 포함되어 있다.

클림트의 황금빛 비밀 2.2-5.15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
T. 02-334-4254 www.klimtkorea.co.kr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의 이번전시는 '클림트의 황금빛 비밀' 이라는 제목아래 유화 31점, 드로잉 및 포스터 원본 70여 점, 베토벤프리즈 및 작가 스페셜 인스톨레이션 등 클림트와 동 시대 작가 110여 점이 전시된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벨베데레 미술관과 세계 11개국의 20여 개의 미술관이 작품 대여 및 개인 컬렉터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유디트 1’ ‘아담과 이브’ 등의 대표작과 관능적인 작품을 볼 수 있다.
클림트의 전성기 작품인 풍경화 및 여인 이미지로의 작업 행로를 밝혀내는 과정이 하나의 비밀을 추적해 나가는 흐름으로 전시 전반을 이루고 있다. 회화와 건축을 미학과 실용이라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예술 형태를 지적으로 이해하고 궁극적으로는 현실과 환영의 성공적인 융화를 이룩해내고자 하는 예술적 태도, 즉 토탈아트(총체예술) 개념으로 회화와 건축의 결합을 시도한 클림트 작품들을 통해 클림트 및 비엔나 분리파의 토탈아트에 대한 미술사적 가치를 살펴 볼 수 있다. 그동안 블록버스터 전시 중에 입장료가 가장 높은 성인 16,000원으로 전시 연출에도 높은 성과를 보여주었다.

정종미전 2.6-3.1 금호미술관
T. 02-720-5114 www.kumhomuseum.com

‘역사 속의 종이부인’이라는 타이틀의 이번 전시는 ‘유화 부인, 선덕 여왕, 명성 황후, 허난설헌, 논개, 나혜석’ 등 11인의 역사 속 실존 인물이 등장하는 신작 50여 점이 전시된다.
이 여성들은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았지만 시대가 부여한 중량을 자신들만의 언어로 승화시켰으며 여성으로서의 주체적 삶을 살고자 했던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작가는 이들을 통하여 한국여성의 보편적 정서를 드러내고자 했으며 한지의 질기고도 부드러운 성정에 화려하면서도 무르익은 전통채색의 깊이를 결합하여 한국 여성의 총체적 이미지를 드러내고 있다.

- 월간 삶과 꿈 2009. 3월호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