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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건립시대에 우울한 미술관 문화, 그리고 인재난?

김달진

한국 미술계의 과제

미술관 건립시대에 우울한 미술관 문화, 그리고 인재난?



전국은 미술관 건립시대

지난 2월에 서양화가인 목포대 국중효 교수와 그의 아내인 조각가 윤영월 광주예술고 교장이 광주시 동구 운림동에 자신들의 성을 딴 국윤미술관을 개관했다. 국윤미술관은 142㎡ 규모의 전시실을 갖췄고, 이로써 광주 지역 미술관·박물관은 12곳으로 늘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07년 11월 제주시 연동 신비의 도로 인근 3만9천여㎡에 민간투자사업으로 착수한 제주도립미술관 건축공사가 마무리되었다. 사업비 181억5천만원을 들여 지하1층, 지상2층, 연건축면적 7천87㎡로 지어진 이 미술관은, 2005년 제주도에 미술작품 110점을 기증한 원로화가 장리석(93세) 화백의 작품을 설치하는 등 전시 준비를 거쳐 7월에 개관 예정이다.

포항시립미술관이 11월에 연면적 4,900㎡ 로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개관하며 원로 서양화가 장두건(89세)씨가 작품 40여점과 자료를 기증하였다. 대구시립미술관도 2002년 5월 실시설계를 완료했으나 예산부족으로 사업을 중단했다가 2005년 중구 삼덕동 대구공원내에 민간투자사업으로 착공하여 부지면적 71,065㎡ 지하1층 지상3층 연면적 19,360.47㎡ 규모로 내부공사가 마무리된 후 드디어 내년 3월 개관 예정이다. 경기북부 최초로 시립미술관이 양주시에 건립되어진다. 작년 7월 문화예술체험특구로 지정된 양주시 장흥관광지에 들어설 천경자시립미술관은 4월 착공해 2011년 1월에 개관예정인데 연면적 2,752㎡ 규모이다.

전남은 3개의 미술관이 진행 중이다. 진도군은 운림산방 인근에 남도전통미술관을 50억원의 예산을 들여 금년말 완공예정이며 소치 허련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무안군도 57 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연면적 2천744㎡ 규모인 ‘오승우미술관(가칭)’ 개관 예정이 불투명해졌다. 5개의 전시실과 세미나실을 갖추었으며 오 화백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십장생도 시리즈 포함 175점을 전시할 예정이었으나 명칭이 ‘무안군립미술관’으로 바뀌겠다고 하여 거부하고 있다. 신안군은 한국 근대 추상회화의 선구자 김환기화백의 고향인 신안군 안좌면에 그의 예술 혼을 기리는 김환기조형미술관이 건립된다. 예산 30 여억원을 들여 2012년 미술관을 건립하며 김화백과 친척인 서양화가 김암기씨가 유화 2점, 드로잉과 수채화 습작 8점을 기증했다.


우울한 미술관 문화의 단면

몇 년 사이 미술관 문화는 어두운 면이 많이 노출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을 경제논리로 접근해 책임운영기관이니 뭐니 흔들어 놓았다. 2006년 국립현대미술관 정준모 학예연구실장 해고, 서울대미술관에서 장동광 씨 해임, 2007년 신정아씨 학력위조 사건, 작년에는 삼성미술관 리움이 삼성일가의 비자금으로 미술품이 구매됐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홍라희관장이 물러나고 예정되었던 전시도 취소되고 많은 직원들이 사직을 했고 기획전이 중단된 상태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김윤수관장이 해임되고, 전북도립미술관 최효준관장은 재임용에 대해 전북미술발전위원회가 공청회까지 열어 반박하기도 했으며, 부산시립미술관 박천남 학예연구실장은 계약 1년만에 나오게 되어 한국큐레이터협회에서 부당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전북도립미술관 김종주 학예연구실장 해임에 한국큐레이터협회가 항의성명서를 냈다. 환기미술관은 운영권을 두고 아들인 이사장과 이사들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 미술관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씨가 서울중앙지법에 낸 3월11일로 예정된 이사회 개최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소집이 중단되었다.



미술관 운영 인재가 필요하다

지난 2월 국립현대미술관 김윤수관장 해임후 3개월이상 비워두었던 신임관장에 대우전자 회장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CEO출신 배순훈 씨가 임명을 받았다. 일부에서 배관장이 비미술가이여서 우려하기도 했지만 관료와 경제전문가로서 쌓아온 경력을 활용해 경영능력을 발휘하길 기대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는 4월 개관하는 겸재 정선기념관에 경희대 이석우 명예교수와 경기문화재단은 하반기에 개관하는 실학박물관 초대관장에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최근 포항시립미술관 학예실장에는 대전시립미술관 출신 박정구 씨가 임용되었다. 제주도립미술관 초대관장 선임에 미술전문가가 아닌 행정공무원이 임용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학예연구부장은 지난 2003년부터 공석인 채로 운영되어 오다 3월에 서울역사박물관장,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부장과 함께 공모를 했다. 부산시립미술관도 학예연구실장, 국립현대미술관 홍보마케팀장과 작품수집관리담당도 공모를 했다. 그러나 아직 국립현대미술관의 학예연구실장과 작품보존관리실장, 대전이응노미술관장과 경기도미술관도 학예연구실장이 비어있다.

보통 관장이나 학예원의 임기는 2-3년으로 짧아 업무파악 후 계획한 사업을 시행하려면 임기가 끝나는 셈이다. 이 기간 자기 주관보다는 계약 연장을 위해 눈치를 살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미술관장은 외풍을 막아주고 경영인 마인드로 소신과 철학을 갖고 결단력있게 일을 추진해야 하는게 덕목이다. 그러나 관장이 대외적인 일보다 지나치게 전시기획까지 직접 챙기며 학예실과 불협화음을 낳기도 한다. 또한 큐레이터 역시 이제 학교를 갓 졸업하고 큰 경험없이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열정을 가지며 자기 연륜을 쌓아나가야 한다. 앞으로 이제 미술관의 3대 요소인 건물, 작품 외에 미술관을 운영하는 사람이 강조되는 시점이다. 결국 좋은 미술관이란 사람에 의해 운영에 틀이 잡히고 성격이 굳어지고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기당미술관, 이중섭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소암기년관을 도립미술관에 흡수 통합관리 쪽으로 방향을 잡아 특성이 무시된 관료적 발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아직도 정책자들은 미술관을 행정 단위기관인지 문화시설인지 구분을 혼동하고 있다. 이제는 미술관 문화도 업무 분화가 이루어져 시대적인 요청에 앞서 스스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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