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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팡세 : 13. 마음 문을 닫게 하는 오만과 미숙

정택영

파리팡세 : 13.  마음 문을 닫게 하는 오만과 미숙 

 

 

 



파리의 거리에서, 고층건물 옥탑 간판과 메트로 대형 광고판에서 이제 한국 제품의 브랜드를 목격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유로뉴스 채널에서 월드컵경기에 출전할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한 독일 선수들을 태우기 위해 대기한 대형버스 역시 세계인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한국 브랜드였습니다. 이러한 정경은 비단 파리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오지에서조차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날 동양 하면 중국이나 일본만 떠올리던 시대에서 세계가 괄목할 도약을 이룬 경제 성장으로 국가의 위상을 드높인 것이 의기양양하게 여겨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번 영국의 옥스포드대 새드경영대학원과 스페인 오비도대 응용경제학부 IT기업 시스코 후원으로 세계 66개국 초고속 인터넷통신망의 속도현황결과 한국이 1위였음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지식정보사회의 도래를 내다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예견대로 온 세계는 IT테크놀로지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져 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여기서 초고속 인터넷통신망의 전송 속도가 세계 1위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인터넷이 초고속이란 의미는 전송속도가 빨라 데이터의 업로드나 다운로드가 신속히 이루어져 데이터를 빨리 받아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전송속도가 빨라야 되는 파일은 동영상과 같이 데이터 양이 큰 것들 입니다. 따라서 초고속인터넷통신망이 구축되어 있다는 것은 동영상을 다운받아 바로 볼 수 있는 첨단 통신망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하지요. 초고속으로 다운받은 동영상으로 전문지식과 삶에 큰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라면 정보화 시대에 유익한 가치를 발현시킬 것입니다. 하지만 매스컴의 발표대로 많은 네티즌들이 다운받아 즐기는 동영상은 게임이나 오락, 영화 또는 유희와 쾌락 같은 것들이 많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동영상이 광범위하게 유포됨으로써 사회적 해악과 젊은이들의 탐닉 습관을 제공해 주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속도가 초고속이라는 것에 크게 기뻐할 일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의미가 없다”고 간디는 말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속도는 중요한 키워드지만 그 컨셉이나 방향이 잘못된 것이라면 분명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눈부신 성장이란 동전의 앞뒤 면과 같은 속성이 있습니다. 성장의 그 이면에는 어두운 면이 항상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최근 10분 이상 책을 읽는 한국인은 10명중 1명 정도, (그것도 만화책 포함)임을 언급하면서 전문인과 지도자들의 지식이 모자라 가슴이 아팠다고 토로한 어느 장관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애완동물은 들일지언정 입양은 절대 안 된다는 세계 최고 입양 수출국, 양부와 양모 밑의 아이를 결손가정으로 매도하며 거짓 자기 소개서를 쓰게 하는 사회적 풍토가 바로 그 동전의 뒷모습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국제회의에서 선진국이 정한 규칙을 따르던 수용자였던 한국이 이제는 규칙을 정하는 입안자가 됐다고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낙관하고 있지만 유럽계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CS,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 IB는 한국경제가 여전히 외부환경에 취약하다는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보다 ‘컨트리 리스크’가 높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이곳 저곳에서는 거드름과 오만함을 드러내 현지인들의 빈축을 산다는 우려 섞인 소리를 전해 듣기도 합니다.
교만이란 자신을 제외한 타인에 대한 경멸이며 미숙함에 다름 아닙니다. “새로운 은혜를 베풀고 그것으로 옛 원한을 잊게 하려는 것은 큰 오산”이라고 한 마키아벨리의 말을 곱씹어봐야 할 것입니다.

 

 

Paris에서~


글․그림: 정택영(화가) greatar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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