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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팡세 : 14. 시떼 유니버시떼 - 파리 속의 또 다른 세계

정택영

파리팡세 : 14. 시떼 유니버시떼 - 파리 속의 또 다른 세계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과 자신을 에워싼 환경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쩌면 만족하지 못하는 심리적 갈구가 새로움에 대한 도전을 하게 되고 그러한 집단행동이 문명을 일구어 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BDD증후군이란 병이 있습니다. Body Dysmorpic Disorder ‘신체이형장애 ‘라는 병명으로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못하는 증상으로 추모공포증이라고도 하며 정신과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정신이상의 하나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결국 외모를 바꿔보려는 욕구로 발전하고 성형을 하게 되며 그에 걸맞을 옷이나 액세서리와 가방을 찾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자기불만족한 사람들의 허기진 마음을 채워줄 사치품으로 명품이란 것이 출현했고 수많은 사람들은 이 명품을 구하기 위해 먼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보고 있습니다. 매일 눈만 뜨면 새로운 신조어들이 탄생합니다. 최근에도 어김없이 태어난 신조어가 있습니다. 바로 샤테크- 그것입니다. 설명을 첨부하지 않으면 이해가 어려운 말임이 틀림없습니다. ‘샤넬 헨드백을 사기 위한 외국여행’을 일컫는 말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멀리 파리까지 와서 샤넬표 가방을 사고나면 비행기 티켓 값이 남는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수많은 파리지앵과 이방인들을 파리의 거리에서 늘 만납니다. 오늘도 그들의 표정에서는 서두름도,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경쟁으로 내몰린 극도의 긴장된 모습도, 남을 경계하는 의심의 눈초리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묵묵히 자신의 앞길을, 자신의 길 길을, 자신이 스스로 판단해 정한 바로 그 길을 다만 걷고 있을 뿐입니다. 파리의 어느 병원에서 성형의 대가라고 광고하는 간판을 본 적은 없습니다. 이곳에서의 성형이란 화상을 입고 상처가 난 곳을 이식하고 치료하는 전문의라는 의미 외에는 없습니다. 글자 그대로 병과 상처를 치료하는 진료전문가일 뿐인 것입니다. 원래 생긴 모습을 뜯어고치고 꿰매고 잡아당겨 팽팽하게 하는 곳이 아님을 금방 알아차리게 됩니다. 이들에게는 자신을 스스로 인정하는 자신감이 생득적으로 타고나는 듯합니다. 그렇다고 그러한 심리가 자만으로 자라나지도 않으며 오히려 공생공존을 통한 범자연인으로서의 사랑을 지니고 자라나는 모습을 봅니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움에 대한 동경과 그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며 살아갑니다. 만일 서구인의 외모가 우월하고 동양인들이 열등하다고 심리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이처럼 수많은 동양계 여인들이 프랑스 남편들과 가정을 꾸리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인들은 분명 동양의 신비와 겸손함을 스스로 인정하고 이들의 인간적 풍요에 매력을 느끼고 평생을 함께 하는 모습을 수 없는 가족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리 남쪽 쥬흐덩 가에 ‘시떼 국제 대학 기숙사관’이 있습니다. 세계 40여 개국들의 나라에서 지은 각양각색의 건축물로 이루어진 이 국제기숙사관에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 유학생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문화와 언어, 그들의 전통관습과 풍물, 메너를 한눈에 보며 배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동양에서는 일본과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관 등이 지어져 매년 새로운 유학생들이 이곳에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관은 아직 지어지지 않았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우리의 독자적인 건축미로 세운 한국관이 조만간 우뚝 서기를 소망해 봅니다.
파리 속의 국제 대학기숙사관은 이미 대학생들의 생활공간이기 전에 세계의 여러 나라를 축소해 한 곳에 모아놓은 곳이며 이곳에서 21세기를 이끌어 갈 새로운 인재가 탄생하는 곳임을 보게 됩니다.
시떼 국제 유니버시떼 기숙사관에서 우리의 삶 속에 진정한 명품이 무엇인가를 가을의 바람결이 살며시 스치며 가르쳐주는 소리를 듣습니다.

 

 

정택영(화가/ 프랑스예술가총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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