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파리팡세 : 16. 바르비죵에 울려 퍼진 한국인의 만종 소리

정택영

파리팡세 : 16. 바르비죵에 울려 퍼진 한국인의 만종 소리 

 

 

 

오늘날 UN에 가입된 나라는 191개국이며 지구촌 사람들이 가장 애호하고 사랑하는 예술작품이 두 점 있는데, 그 첫째가 알브레히드 뒤러의 '기도하는 손'이며 다른 하나가 바로 밀레의 '만종'입니다. 원화를 복사한 '만종'은 세계 구석구석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어 이 작품이 명화임을 반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의 여러 나라 중에서 프랑스가 예술의 나라라는 사실에 동의 하게 되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무엇보다 프랑스는 예술가들이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여러 사회적 시스템이나, 예술가들에 대한 대중들의 존경심, 예술품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애정, 그러한 작품들을 잘 관리하고 보존하는 사회제도와 전문적인 기법과 과학적 보존능력의 발달 등이 예술의 도시로 인정받게 된 제 요인이리라 여겨집니다.
무엇보다도 예술가들의 지난한 삶에 대해 일반적인 대중의 눈높이로 그들을 재단하고 그들의 삶에 대해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예술가들의 삶과 그 삶의 방식에 대해 존중하며 작품을 구매해 소장해주어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등 함께 공존하고자 하는 사랑과 배려가 짙게 녹아있음을 자주 보곤 합니다. 프랑스인들은 일상과 예술 사이를 갈라 선을 긋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 예술이 살아 숨쉴 수 있도록 하는 심성이 잘 배어 있음을 알고는 부러운 마음이 솟구치게 만들기도 합니다.
프랑스 곳곳에는 예술가들이 자유로이 작품활동을 할 수 있도록 예술가촌이 형성되어 그들의 창작의욕을 돋구는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기도 합니다. 프랑스의 화가 마을에는 인상파의 대표적 화가인 고흐의 자취가 남아있는 오베르 쉬르와즈 마을, 모네의 유명한 작품 '수련' 의 모델이 된 지베르니 마을 그리고 밀레, 루소 등의 '바르비죵파' 가 생기게 될 정도의 많은 화가들이 활발한 활동을 한 바르비죵 마을이 있습니다. 바로 이 마을에서 밀레의 만종과 이삭줍기 등 세계인에게 감동을 준 명작이 탄생했던 것입니다.
파리에서 한 시간 남짓한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 바르비죵(Barbizon)은 서정적인 풍경이 담긴 전원적인 밀레의 작품이 아니라면 지극히 평범한 프랑스의 시골 마을일 뿐입니다. 밀레가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이 곳으로 들어와 농촌의 모습들을 담은 작품을 그리며 생활하던 집이 현재 박물관으로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밀레 미술관은 2008년 ‘만종’작품 150 주년 되는 해로 이를 기점으로 미술관의 새로운 변신을 위해 미술관 디랙터를 새로 영입을 하고 밀레미술관 관람객이 아시아인이 특히 많은 점에 주목하고 미술관 운영방침을 더욱 견고히 하고자 하는 일환으로 이 미술관이 추구하는 컨셉에 부합하는 작가를 선정, 특별초대전을 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한국 작가로는 첫 번째 초대작가로 장태묵 화가가 선정이 되어 마침내 역사적인 특별초대전을 갖게 된 것은 그 자신 뿐만 아니라 한국인 모두의 기쁨이며 자긍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장태묵 화가의 선정은 조각가이자 미술전문 큐레이터인 한민우 작가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화가 장태묵의 작품세계와 밀레의 화풍에 예술적 화풍의 동질성과 지향점이 자연과 예술의 미학적 해석에 중요성을 전제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화가 장태묵의 작품세계는 바르비죵파 화가의 작품경향에 부합되며 ‘목인천강 木印千江’이라는 대주제로 이는 세종이 석가의 공덕을 찬송하여 지은 노래 ‘월인천강지곡’을 차용, 은유하여 작가 자신이 설정한 대주제이며 결국 달이 물에 비친 아름다운 장관을 노래로 부른 것 같이 화가 장태묵도 물에 비친 나무와 초목 등의 형상을 의인화하여 표면상으로는 풍경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제 작품이 보여주는 내밀함은 곧, 강의 수면 위에 투영된 리플렉션의 시각적 현상을 자신만이 개발한 독특한 기법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물에 비췬 사물의 색감이 달라 보이는 매우 특이한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에서 물에 거꾸로 비추인 나무의 형상이란 작가 자신이거나 군중일 수 있으며, 이러한 의인화 기법, 즉 메타포의 형식을 취해 자연을 그리되 인간의 삶과 그 삶 속에 투영된 모습들을 서정적으로 표현해 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작품은 전부 아크릴릭 물감으로 그려진 바, 이는 아크릴릭 물감이 불변하고 영구적으로 보존 가능하며 물에 용해되는 수용성이 물의 속성 그것과 일치하는데 주목한 작가의 직관력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밀레 미술관 관계자들도 화가 장태묵의 뛰어난 예술성에 찬사를 보내고 있는 것도 이러한 그의 독특한 표현과 예술성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밀레미술관 특별초대된 화가 장태묵을 보면서 한국인으로서의 긍지와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선 한국인 예술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고 모두의 성원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정택영(화가/ 재불예술인총연합회 회장)】

 

Paris에서~

 

www.jungtakyoung.com

www.facebook.com/takyoungjung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