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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팡세 : 20. 김정화 – Paris 89 Galerie 초대전에 부쳐

정택영

파리팡세 : 20. 김정화 – Paris 89 Galerie 초대전에 부쳐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츠의 저서 메가트렌드에서 지식사회, 글로벌 네트워크 사회를 예견했던 것들이 오늘날 그대로 실현되었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 예견을 한 것은 이미 1982년의 일이었습니다. 미래란 현재라는 시간 속에 융해되어 미래가 녹아 들어있음을 인식해야만 할 것입니다. 오늘날의 미래학이란 단정적인 역사가 아니라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 중에서 가장 올바른 것을 선택하는 선택의 미학이며, 현재를 더욱 유익하고 의미 있게 하기 위한 필수적인 분야로 인식의 패러다임이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이어서 그는 3F 가 주도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Female 여성, Feeling 감성, Fiction 상상력,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각하고 살아가는 현재의 사회현상입니다. 지적 능력이 중시되고 여성 특유의 감성과 창의성 그리고 지식 및 문화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대가 바로 이 시대의 특징인 것입니다. 21세기는 아름다움과 상상력이 경쟁력인 시대로 여성의 섬세한 감성의 손끝이 더욱 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상상의 날개를 펼치고 파리의 갤러리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작품들이 환영 속에 유영하며 노니는 생명의 존재들을 만나게 됩니다.
화가 김정화의 작품 세계를 이루는 근간은 크게 두 가지의 팩터로 형성되고 있음을 엿보게 됩니다. 환상과 환영의 세계를 펼쳐 놓은 듯한 배경은 무수한 행위의 반복과 자신이 체득하고 무수한 실험으로 마아블링이나 프로타쥬나 스크레칭 기법에 의해 빚어낸 매우 독특한 효과를 화면에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 화면을 이루는 배경 그 자체로써도 조형의지와 작가가 담아내고자 하는 미학적 의도를 읽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작가는 이렇듯, 자신만이 개발한 독특한 기법과 색의 아우라를 심층 깊이 채굴하고 다시 그 위에 자신의 조형언어들을 얹어 오버랩을 시켜나가는 것입니다. 상상의 날개를 타고 작품의 내면으로 내면으로 침잠을 하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미 그의 재료 연구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사유와 사물의 속성이 지니는 본질을 과학의 정신으로 탐색해 들어가는 실험정신을 발휘하고 있으며, 이 실험정신의 산물로 미술소재의 특허출원을 한 사실로 그녀의 재료와 물성에 대한 탐구심은 남다른 열정을 가진 작가임을 알게 합니다. 즉, 자연적인 조형미를 활용하고 보존성이 어려운 누에고치를 반복적으로 알코올로 분사 처리하여 건조시켜 피막의 강도를 증가시키고 아교날염으로 표면을 매끄럽게 해 보존성과 발색력을 향상시키는 기법을 입니다.
그의 작품에서 수많은 오브제들과 조우하게 됩니다. 환영 속을 유영하는 듯한 나비, 국화 꽃, 군무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실타래 오브제를 직접 화면에 붙여 표현한 꼴라쥬일 것입니다. 그가 깊이 사유하고 조형적 언어를 직조한 것은 바로 이러한 연결고리 Link로서 태고와 현재, 가상과 현실, 전통과 현대 등 수평적 이동을 한 시간의 지평을 기억의 편린들로 끌어 올린 거대한 퇴적물 같은 느낌을 받게 합니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실타래라는 오브제가 주는 뉘앙스일 것입니다. 그것은 연결하여 이어준다는 연결고리로서의 함의와 상징성을 지니는 동시에 여성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인들의 섬세한 손길로 면면히 이어지는 바느질의 그 흔적, 이것이 바로 시간의 역사성일 것입니다.
그의 상상력은 이렇듯, 우리가 흔히 부딪치는 일상적인 사물들을 통해 예측치 못했던 환상의 공간 속에 병치시킴으로써 드라마틱한 시각체험을 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날 모든 분야에서 강조되는 것은 바로 상상력이며 이 힘으로부터 창의력이 도출되고 창의성은 사회적 시스템의 메커니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유분방함과 억압되지 않은 마음의 상태에서만 가능한 것이며 이러한 창의력을 발아시키는 것이 곧 예술의 정신일 것입니다.
‘생각의 탄생’에서 “예술은 21세기에 요구되는 창의적 상상력을 촉발한다.”고 언급한 로버트 미셀 루트번스타인의 말을 되새겨 봅니다. 결국 창의력의 원천은 상상력이며 이 상상의 힘은 생각의 유연성과 인문학적 지식, 그리고 자신의 집중적인 관심으로 체득한 실험정신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작가 김정화는 오늘날의 사회가 인체의 외관과 성적 매력의 시각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집착과 정형화된 의식구조에서 벗어나 미학적 오브제들을 통해 삶의 고귀함과 존재감을 드러냄으로써 사람들에게 인간의 본질과 향수를 느끼게 해주고 있는 듯 보입니다.
소리 없이 내려 앉아 쌓여가는 파리 시내의 낙엽들을 바라보면서 생명의 본질과 그들의 관계항과 그 유한성을 극복할 수 없는 그 존재들의 애잔함을 느껴보는 것입니다.


【정택영/화가,재불예술인총연합회 회장】

 

Pari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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