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파리팡세 : 27. 변화의 시대에 서서

정택영

파리팡세 : 27. 변화의 시대에 서서 

 



 

“모스크바를 따라 고리끼 공원으로 내려갔지요. 변화의 바람에 귀를 기울이면서. 팔월의 한여름 밤 행진해 가는 군인들, 변화의 바람을 들으면서 세계는 가까이 모여서고.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우리가 이렇게 형제처럼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의 내일은 불확실하지만 나는 어디에서나 느낄 수 있어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을. 순간의 마법으로 나를 데려가세요. 영광스러운 밤에 미래의 어린이들이 변화의 바람 속에서 꿈결 같은 시절을 보낼 수 있는 곳.”
메틀 벤드로서는 많은 골드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는 독일 정통 메틀 그룹 스콜피온즈가 노래한 ‘변화의 바람 Wind Of Change’ 의 가사입니다. 이 노래는 당시 소련의 민주개혁을 예감이라도 한 듯, 가사에서처럼 소련의 개방과 전 세계의 공동체적 움직임을 노래하고 있어 주목을 끌었으며 그 이듬 해 소련을 방문하여 고르바초프 앞에서 이 곡을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소련이란 국명은 사라졌고 같은 땅에 지금의 러시아만 존재하고 있을 뿐입니다. 변화의 바람은 이렇듯 무섭게 우리 자신과 주위 환경을 바꿔놓습니다. 변화는 순식간에 찾아오고, 예측불허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변화하지 않는 사람과 사회 집단, 한 공동체와 심지어 국가조차도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단 하나 있다. 그것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 There is nothing permanent except change- Heraclitus 이라고 희랍의 역사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변화에 관하여 엄중한 정의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지금, 세상은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늘날 지식은 거의 두 달 반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고 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미 학창시절에 배운 지식들은 더 이상 쓸모 없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 변화 현상에 의해 사람들로 하여금 변화의 몸부림을 치게 만드는 것입니다. 변화는 또한 위기를 동반합니다.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지가 없는 자는 변화의 바람을 맞을 준비가 되지 않은 자들입니다. 한 사회를, 한 집단을 변화시키기 위해 조직과 권력의 힘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권력의 속성이 본디 위기의 냄새를 맡는 정치 본능을 마비시키는 것이 권력임을 수없이 보아오고 있습니다. 권력에 갇힌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기감각도 둔탁해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변한다’는 의미의 변할 변(變)자는 음을 나타내는 윗부분이 두 개의 ‘실 사(絲)’변과 가운데 ‘말씀 언(言)’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아래에 ‘등글월문(攵(=攴)’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두 개의 ‘실 사’와 ‘말씀 언’은 ‘실이나 말이 헝클어지듯 사물이 뒤섞이는 일, 또는 뒤섞인 것을 고치는 일’을 그림으로 나타내고 있고, 아래 등글월문은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그림글자 입니다. 결국 변한다는 것은 헝클어진 사물들이나 우리의 생각, 언어와 말로써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의 모든 문제들을 바로잡아 나가며, 전통과 습성에 길들여진 구태를 벗고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뜻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변화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반성하고 돌이키고 환골탈태(換骨奪胎)의 의지와 신념으로써만이 가능한 것입니다.
변화의 바람을 읽지 못하고 쌓아온 전통과 우월감으로 인해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져간 것들을 반추해 본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던 과거의 브리테니커 대백과사전이 바로 그 한 예일 것입니다. 총 27권으로 구성되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이 세계적인 대백과사전은, 그러나 그 후 출시된 CD-롬 사전의 출현과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의해 결국 236년 전통이 침몰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시 기록에 의하면 브리테니커의 회장은 시디 전자사전을 ‘아이들 장난감’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 이에 대한 대비책을 전혀 세우지 않았던 것이 침몰의 이유임을 우리는 알게 됩니다.
변화의 바람은 이제 모든 이들의 손아귀 안으로부터 불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디지털 카메라와 핸드폰, MP3 등 외출 시에 챙겨야 했던 번거로움이 이제는 단 하나의 디바이스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바로 모바일 기반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바일 디바이스 시대도 또 변화의 격돌을 맞이하고 있는데 디바이스 경쟁에서 모바일 생태계로의 변화가 그것입니다. 이러한 모바일 생태계 변화가 더욱 더 우리의 삶의 변화를 촉구하게 될 것이며 강풍을 불러 일으킬 것입니다. 이 시대는 이제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힘과 타 분야와의 상호융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금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일이 사업이든, 문화와 예술이든, 서비스업이든, 공무원이든, 학자든 간에 변화의 눈빛을 밝히지 않으면 기회는 점점 명멸해 갈 것임이 분명해 보이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입니다.


【정택영/프랑스 재불 화가】

 

Paris에서~

 

www.jungtakyoung.com

www.facebook.com/takyoungjung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