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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성 : 지령 600호의 의미와 비전

정택영


-소통과 협력의 장을 향하여-

이 세상은 이야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야기를 하고 듣고 생각하며 그 결과에 의해 행동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며 우리의 모습입니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인간의 영원하고도 부단한 갈등을 설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사람은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의 한 사람이며 노벨 문학상을 받았던 윌리엄 포크너였습니다. 이야기를 생산해내는 것은 사회의 각 구성원이지만 이것을 정확히 통찰하고 분석하여 전하는 기능은 언론매체일 것입니다. 

두말할 나위 없이 언론매체의 생명은 신속성과 신뢰성, 그리고 진실성일 것입니다. 여기에서 교민신문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전자정보시대에서 우리들은 미디어의 홍수에 떠밀려가는 존재들이 되었습니다.

풍요로운 물질의 시대에서 지금 요구되는 것은 정신의 풍요라는 사실과, 투쟁의 시대에서 상호의존시대, 공존과 협업의 시대가 왔다는 것을 자각해야만 할 것입니다.


주지하듯, 파리 교민사회는 그리 크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사회로 진입한 현실에서 한국인 디아스포라 이민사회의 중요성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그간 파리지성은 한인교민사회를 위한 여러 사업과 공익사업을 펼쳐온 것으로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파리중심에 한국의 전당 건립을 위한 100, 1,000, 10,000운동을 펼쳐 온 바, 100개의 동포기업 모금 참여와, 1,000명의 재불한인들이 모금동참, 10,000명의 한국의 전당건립의지를 담은 서명운동이 그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파리 한글학교 건립기금 마련을 위한 모금 운동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전개해 오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지면을 통해 전개해 온 것과 지난 2006년 한불 120주년 수교 기념의 모토였던 'Corée au Coeur'의 연장으로 한류문화와 맛을 프랑스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리기 위한 파리한식당 불어판 가이드북의 출간으로 4만 부를 무료 배포하고 문화원과 대사관에 만 부를 기증하여 각종 초청행사 때 적재적소에 사용하게 됨으로써 한국음식을 현지인에게 알리는데 중요한 기여를 해 온 것입니다. 재불한인 생활편익 전화번호 디렉토리인 알로파리, 등의 자료로 파리사회의 교민들과 유학생들에게 편익을 제공해오고 있고, '그림이 있어 행복한 파리생활'전시회, 2008년 3월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 파리 자선 연주회의 개최로 행복과 희망의 연주를 함께 가슴에 담을 수 있는 감격의 시간을 마련한 것 등을 실행했고 또한, 파리지성은 '예술가의 만남'을 통해 파리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를 보여주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일조를 해 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작품과 삶을 깊이 있게 조명하는 역할을 하고 예술가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의 시간을 마련했던 것과 예술가와의 만남과 미학강연 등도 재불한인들의 생각에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와 단초를 마련했습니다.


파리지성 주체로 55인 전인 '그림이 있어 행복한 파리생활'을 개최하여 원로작가들로부터 청년작가에 이르기까지 한자리에서 함께 전시회를 개최한 것도 큰 변화의 바람이었으며 파리지성 청년작가 3명을 선정, 전시회를 개최해 장학금을 전달하여 함께 꿈을 키우는데 일조를 한 바 있습니다. 


파리지성이 프랑스 파리 사회에서 공익성과 교민들에게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한 언론매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변혁으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첫째, 균형 잡힌 시각과 다양한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문의 사명을 분명히 인식하고 품격과 신의를 유지하며, 공공 메스컴으로서의 소명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공정한 내용, 긍정적이고 균형을 유지해야 하며 독자들에게 유익함과 쉽게 소식을 접할 수 있는 표현과 보도가 절실하다 할 것입니다.


둘째, 독자들에게 가깝게 다가가야 할 것입니다.

교민들과 독자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는 이슈나 문제점들, 개선점들, 공동관심사들에 관한 명명백백한 조명과 취재를 통해 교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고 다양하고도 다각적인 집중조명으로 이해를 도모하여 일상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일조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변화를 원한다면 우리가 변화해야만 합니다.

피할 수 없는 변화의 현실 앞에서 우리는 주저할 겨를이 없습니다. 더욱이 작년 2월 국회 입법 통과로 2012년부터는 우리도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재외동포 파워시대를 맞아 교민사회의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한층 고양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꽃이 위로 솟아올라 향기와 빛깔을 만들어내기 위해 땅 밑 깊숙이 뿌리를 내려야 하는 것처럼, 모든 탑이 땅 속에 묻혀진 기초가 더 크듯이, 파리지성은 그렇게 탄탄한 문자와 미디어의 건축물을 다지고 지어야만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삶이 성공적으로 나아가기를 염원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다 보면 모든 일들이 성공적인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비난과 공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이란 남들이 자기에게 던지는 벽돌로 든든한 기초를 쌓아 올리는 사람을 일컫는 것입니다. 

신선하고 분명한 정체성과 행동으로 새로운 가치를 설정하고 그것을 향해 분출하는 기치를 드높여 새로운 제2의 도약으로 삼는 600호의 의미를 새기는 날로 기록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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