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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성 : 현대인과 행복론-2 what is happiness in our life nowadays?

정택영


어느 도시든 그 도시의 색다른 얼굴을 지니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현대화된 도시는 메트로폴리스로 그 위용을 드러내 거대 도시가 마치 유기체인 것처럼 거친 호흡을 하며 움직이고 있습니다.

도시란, 그래서 윈스턴 처칠이 말한 대로 '처음에는 사람이 건물을 모양 짓고 그 후엔 건물이 사람을 모양 지운다'고 말했던 것입니다. 도시는 사람이 짓고 건설을 하지만, 건설이 끝나고 주위환경이 조성되면 그 속에 들어가 사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그 도시의 얼굴을 닮아가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도시란 처음에 지어진 건축물들의 형상과 색상이 그대로 보존되지는 않습니다. 세월이 가면서 퇴색하고 낡아 점점 고색창연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건물들 후미진 곳에는 으레 낙서들로 칠해지고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아름다운 도시에 낙서를 하는 행위는 예전 같으면 범죄행위일 것이지만,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낙서그림들은 버젓이 예술의 한 장르가 되어 현대미술 속에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이른바 그래피티Graffiti가 그것으로, 그래피티란 그리스어 Sgraffito, 이탈리아어 그라피토 Graffito에서 태어난 말로 '긁다, 긁어서 새기다'는 어원으로, 이는 그리피토의 복수형이며 벽에 마구 그려댄 낙서화를 이르는 미술용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현대 그래피티화는 도시에 살고 있는 소외계층으로부터 출현되었으며 특히 뉴욕, 할렘가의 브롱크스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시선을 받게 되면서 번져나갔습니다. 그래피티는 또한 Hip-Hop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신비성, 즉흥성, 대중 생활에 근접하는 등 기존의 형식과 틀 속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신비성에 매료된 것들을 Rap을 통해, 억압받는 소외계층들의 사회적 참여의식을 강하게 표현한 내용들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화 트렌드와 힙합의 영향으로 생성된 내용들을 시각화한 것이 그래피티라 불리는 것입니다.


최근 미국에 사는 한국인 2세가 그래피티 작품으로 억만장자가 되어 돈방석에 앉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웬 낙서화로 억만장자가 될 수 있는지 의아하게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이것은 실화입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 회사인 페이스북 사장이었던 숀 파커로부터 캘리포니아 팰러앨토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에 그래피티 벽화를 그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작품값을 현금으로 받을 것인지 아니면 주식으로 받을 것인지를 선택하라고 하자 주식을 선택하게 되었고, 그 후, 이 회사가 기업공개를 신청하면서 덩달아 이 작가도 2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가가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는 청소년 시절, 거친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성공한 예술가로 여러 주요 미술관에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작가이며 유명 록그룹 린킨파크 앨범 자켓을 만들고 백악관에 대통령의 초상화를 그리기도 한 유명한 작가가 되어 있다고 전해집니다. 


네트워킹의 사회로 접어든 현대인들은 모두가 행복하기를 원하면서도 정작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습니다. 많은 현자들이 행복의 정의를 내렸지만 결론은 그 정의가 다 다르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행복 그 자체가 삶의 목적이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힘쓰는 과정 속에서 행복이 태어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은 보다 나은 직장을 찾기 위해 인터넷 서핑을 샅샅이 하고 발 품을 팔기도 하며 자신의 스펙을 쌓기 위해 몸부림 치는 모습을 이곳 저곳에서 목도하고 있기도 합니다. 구직난 시대로 접어들면서 심지어, 한 직장을 놓고 아버지와 아들이 경쟁을 해야 하는 사회가 되었다는 서글픈 소식을 접하기도 합니다. 

실로 행복이란 손에 쉬이 잡히지 않는 추상적인 것이며,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이 우리네 모습입니다. 그 결과 과도한 속도전으로 치닫게 되었고 사람들은 현기증 나는 속도와의 전쟁에 휴식이란 단어를 잊게 되어 불안한 삶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무엇이든 빨리 해야 되고 빨리 만들어 팔아야만 하는 운명이 속도전의 결과를 초래한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그래피티 예술가가 얼마 전 미디어 여제로 불리는 바바러 월터스와 인터뷰를 가졌는데 부자 소식 이후, 달라진 점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는 것입니다. '프라이버시가 없어진 것, 아무 것도 대신할 수 없는 내 소중한 프라이버시를 잃었으며 5년 전 소식이 끊긴 여자친구의 갑작스런 전화로의 허망한 제안 소식을 토로하며 혀를 내둘렀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위해, 무엇을 향해 달음박질을 치는지를 모르는 채, 현대인들은 무한 궤도의 위에 편승을 하고 질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속도가 빨라졌다 해도 그 속도가 지향한 방향이 잘못되어 있다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 말입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고안해 낸 모든 문명의 이기들과 문화의 형태들이 속도의 문제에 머리를 파묻고 몰두하고 있는 사이, 그 방향이 잘못되어 질주하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잘못 들어선 길은 다시 돌아 나와야만 하고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행복을 위해 추구하는 것이 결코 돈이거나 기쁨이 아닌 것임을 깨달아야만 합니다. 

우리의 삶이 본디 나눔에서 그 기쁨이 태어나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는 일을 즐겨야 한다는 것이며 즐기며 하는 일에 그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위대한 이들은 목적을 갖고, 그 외의 사람들은 소원을 갖고 살아간다고 한 워싱턴 어빙의 말을 상기해보면서 말입니다. 왜냐하면 목적이 분명하면 그 목적한 바가 습관이 되고 행복도 결국은 습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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