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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성 : 말의 힘- 3 The Power of Words -말은 곧 에너지이다-

정택영


세상은 늘 두 개의 현상이 대립되어 상존하고 있습니다. 음양이 그것이며, 극과 극의 상존이 그것입니다. 진실이 있고 허위가 그것입니다. 진실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이를 왜곡시키거나 오도해 사실을 벗어난 또 다른 사실을 생산해냅니다. 이것을 우리는 '사건'이라 부르고, 사건의 연속으로 인간의 역사는 기록되어가는 것입니다. 사이비 似而非란 말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비슷하나 본질은 완전히 다른 가짜'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비슷하나 본질이 완전히 다른 것이므로 여간 정신 차리지 않고는 구분이 그리 쉽지 않습니다. 진실과 사이비를 가리기 위해 우리는 지식이 아닌 지혜를 쌓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사회구조 속에 사이비는 너무 많이 널려 있습니다. 무늬만 비슷하나 인간의 영혼까지 사멸케 하는 사이비는 음지의 독버섯처럼 자라나 수많은 선량한 사람들의 가슴을 후벼 파내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의 마음과 가슴에는 기만 당한 상처로 인해 구멍이 나고 불신의 바람이 불어 우리의 마음을 닫게 하고 인심이 박해지는 까닭인 것입니다.


최근 온라인리서치회사에서 '상처 받기 가장 쉬운 말' 1위가 '네가 할 수는 있니?'라는 말이었습니다. 결국 이 리서치에서 우리는 상대를 무시하는 말이 얼마나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지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말은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입니다. 어떻게 말을 던졌는가에 따라 상대방이 소망을 가질 수도 있고 절망으로 치달을 수 있는 것입니다. 


'넌 알 필요 없어!' 라든가 '넌 늘 그렇지 뭐!' 라는 말 속에서 상대방의 잠재 가능성을 깡그리 무너뜨리고 폄하하며 부정적인 편견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러한 말들이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구시화지문 口是禍之門'이란 말이 있습니다.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다.'라는 뜻으로 전당서(全唐書) 설시편(舌詩篇)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입에서 모든 화와 복을 불러 들인다는 말입니다. 참으로 인간이 삶을 살아가면서 하는 행위 중에 어쩌면 가장 중요한 행위가 언어행위일 것임이 분명한 것임을 절감하게 됩니다.

말의 중요성에 대한 일화 중에 당나라가 망한 뒤의 후당(後唐) 때에 입신하여 재상을 지낸 풍도(馮道)라는 정치가 일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는 五朝八姓十一君(오조팔군십일군)을 섬겼는데 다시 말하면 다섯 왕조에 걸쳐, 여덟 개의 성을 가진, 열 한 명의 임금을 섬겼으니 그야말로 처세에 능한 달인이었습니다. 

풍도(馮道)는 자기의 처세관(處世觀)을 아래와 같이 후세인들에게 남겼습니다. 


口是禍之門 (구시화지문) :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舌是斬身刀 (설시참신도) :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다.

閉口深藏舌 (폐구심장설) :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安身處處宇 (안신처처우) :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 


풍도(馮道)는 인생살이가 '입이 화근(禍根)'임을 깨닫고 73세의 장수를 누리는 동안 

입 조심하고 혀를 감추고 말조심을 처세의 근본으로 삼았기에 난세에서도 영달을 거듭한 것입니다.

입을 함부로 열지 말고 말을 아끼라는 고사성어 중에 守口如甁(수구여병); 입을 병마개처럼 지킨다, 禍生於口(화생어구); 화는 입에서 생긴다, 禍從口出 病從口入 (화종구출 병종구입); 화는 입으로부터 나오고 병은 입으로부터 들어간다, 駟不及舌 (사불급설);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도 혀에는 미치지 못한다, 등등 동서고금을 통하여 헤아릴 수없이 많습니다. 


지구촌은 바야흐로 대선의 해를 맞게 되었고 향후, 세계 정.경 판도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포춘 온라인판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올해 최근 선거를 치른 러시아를 비롯해, 프랑스, 이집트, 멕시코, 베네수엘라, 미국, 그리고 한국 등 7개국의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어 포춘은 4월 그리스 선거와 10월 예정된 시진핑 중국국가주석 취임 등을 제외하곤 이들 국가들은 지구촌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들로 손꼽힌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선출된 지도자에 의해 모든 이들의 삶의 질과 행복도가 좌우되기 때문에 대선은 인간의 삶에서 행사하는 권리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리더 후보들의 말 속에 얼마만큼의 진실이 담겨있는지 대중들은 날카로운 시각과 관심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주변에 험담하는 사람을 멀리하라'고 말입니다. 그는 어려운 역경을 딛고 성공한 사람들 중의 반열에 선 자입니다. 말을 잘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인생의 성공 여부가 온전히 개인에 달려 있다.'는 오프라이즘 Oprahism을 낳기도 했습니다. 한번의 실수가 많은 사람들에게 편향된 효과biasing effect 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공인들, 지도자들의 말은 더더욱 조심스러워야만 하는 것입니다. 지위가 올라갈수록 사람은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고, 따라서 일이 잘못되면 환경이나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려 합니다. 리더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책임을 지며 스스로를 질타하고 고쳐가는 사람일 것입니다.

교언영색 巧言令色이란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아첨하는 교묘한 말과 보기 좋게 꾸미는 얼굴빛'이란 뜻으로 논어 학이편學而篇과 양화편陽貨篇에 이른 말입니다.


말 한마디로 이 세상은 남이 되고 원수가 되기도 합니다. 

입을 조심하고 혀를 조심하고 말을 삼가 하라는 것은 인간 세상이 존재하는 한 영원한 진리일 것입니다. 심신(心身)이 편안한 삶은 말을 삼가 하는 것이며 '말은 곧 에너지'라는 사실을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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