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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성 : 중독은 자기상실입니다 !

정택영


Addiction is loss of self !

삶은 늘 일렁이는 물처럼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정지된 삶은 곧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도 산 자가 멈춰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삶 속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삶이 어떤 목표를 두고 달려가는가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권태가 찾아오기도 하고, 때로는 지루한 일상에 식상하기도 하며, 탈출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선택입니다.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운명의 방향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선택은 바른 길로 되돌아오기에 너무나 먼 거리에 있게 됩니다. 돌이킬 수 없는 길목에서 서성이게 되는 것이 인생입니다. 아무리 속도를 즐기는 시대라 하더라도 방향이 잘못되어 있다면 이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어떤 일에 빠져있는 상태를 우리는 '중독中毒 되었다'고 말합니다.

중독 상태에 이르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을 것입니다.

탐닉 indulgence; addiction, dissipation, debauchery, 즉 방종이나 욕망의 만족, 낭비와 방탕, 유흥, 육욕에 빠지는 모든 상태를 우리는 탐닉이라 일컫는 것입니다.

탐닉은 어떤 일을 지나치게 즐기다가 빠져 익사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탐(즐길 耽)이란 은 어떤 일에 골몰하고, 즐기고, 미혹되다가 그것에 빠진(익溺) 상태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중독'을 영어로는 addiction라고 말합니다. Poisoning, toxication, 또는 의학용어로 intoxication으로 씁니다. '마약 등의 상용, 중독, 또는 나쁜 버릇에 빠지고, 탐닉하고 싶어 못 견디다'는 뜻으로 쓰는 말입니다. 'addiction'이란 말은 라틴어 addictus, 에서 유래된 말로 addicere '아이를 낳다, 양보, 양도, 빠지다, 동의하다, 팔다 (to deliver, award, yield; give assent, make over, sell) 등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말은 접두어 ad- 'to'와 + dicere 'say, declare' 즉, '선언하고 단언하고 표명한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SNS시대(Social Network Service) 즉, 사회적 연결망 서비스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은 넘쳐나는 정보 다발들로 인해 정보의 바다에 빠져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기성세대는 물론, 청소년들조차도 정보의 바다에 빠져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으며, 대화 중에도 상대방을 쳐다보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모바일 디바이스 기기를 뚫어지게 탐닉합니다. 대화는 쉽게 단절되고 상대방의 질문에 대한 대답도 건성으로 하게 됩니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귀에 들어오질 않습니다. 이러한 정경이 요즘의 모습들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눈길과 체온을 느끼지 못하는 온라인 대화에 몰입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IT혁명이 서로를 항상 연결해주어 정보를 공유하고 안락한 삶을 제공해준다고 했지만 정작 우리는 가족과 이웃 동료와 눈을 마주하며 따뜻한 정감을 나누고 공감으로 소통하는 시간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최근 한 20 대 여성이 PC방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고 주차장에 버린 것으로 세간에 알려지면서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 여성은 인터넷 온라인 게임에 탐닉하다가 양수가 터진 줄도 모르고 게임에 빠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인터넷 중독에 따른 범죄행위는 수년 전에도 한 부부가 게임에 빠져 3개월 된 딸을 굶어 죽게 해 결국 감옥에 간 사실도 있었습니다. 한 20대 남성은 게임을 좀 하지 말라는 엄마를 살해하는가 하면 30대 남성은 회사 일은 뒤로 하고 게임 중독에 의한 과로로 쓰러져 죽은 일도 있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모두 비극적 사건들입니다. 인터넷의 중독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중독에서 헤어나오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중독은 또 다른 중독을 동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임 중독자는 성인물이나 알코올, 마약 등의 다른 중독에도 쉽게 탐닉하다가 중독될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중독은 비단 가시적 물질에 의한 중독뿐만 아니라 심리적 중독도 많습니다. '거짓말 중독'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사롭고 작은 거짓말이 반복되다 보면 자신도 어느 것이 진실인지 헷갈리게 되는 것입니다. 거짓말에 중독이 된 사회는 불신이 횡행橫行하게 되며 사람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고 사이가 점점 멀어져 가는 삭막한 사회로 전락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정신으로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육신은 다만 정신을 담아놓은 그릇입니다. 물론 그 그릇이 깨지지 않고 온전히 유지될 때, 그 안에 담긴 정신이 바른 길로 갈 수 있을 것입니다. 


태어난 지 19개월에 성홍열과 뇌막염을 앓은 후유증으로 시각과 청각을 잃고 평생을 살았던 헬렌 켈러! 그러나 그녀는 결코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못했다 해도 그의 정신은 지금 살아서 우리의 가슴에 고여 있음을 봅니다. '나는 눈과 귀와 혀를 빼앗겼지만, 내 영혼을 잃지 않았기에 그 모든 것을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라고 그녀는 일기에 썼습니다. 태양을 바라보고 사십시오, 그러면 당신의 그림자를 못 볼 것이라고 썼습니다.

영혼을 잃지 않은 자는 결코 잃은 것도 잃을 것도 없는 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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