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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성 : 둘인 것은 진리가 아닙니다.

정택영


“The Truth is only One!”

'늘 갈망하라, 늘 우직하라, Stay hungry, stay Foolish' 는 말이 자신의 좌우명이 되었던 스티브 잡스는 지금 이 세상 사람은 아니지만 그가 남긴 유물들은 살아나 여전히 우리 손아귀 속에 늘 함께 하고 있습니다. '윈도우' 운영체제를 개발함으로써 최초로 퍼스널 컴퓨터를 보급했고 스마트폰을 개발해 엡의 활성과 동시에 디지털 세상이 무엇인지를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똑똑히 보여주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는 살아생전, 생모에게 버림받았던 입양아였으며 자신이 설립한 애플회사에서 쫓겨나기도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인생에서는 벽돌로 머리를 얻어맞는 것처럼 충격적이고 괴로운 일들이 일어나지만 결코 삶에 대한 믿음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하기도 했던 그였습니다. 삶은 유한하므로 다른 사람의 생각에 매몰되는 도그마에 빠지지 말라며 자신의 가슴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라고 학생들 앞에서 강연을 할 때마다 주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생애 동안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일을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확신하며, 여러분도 사랑하는 일을 찾아내야 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찾듯 사랑하는 일도 찾아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르게 생각하라 Think different! 고 강조하며 고정관념에 빠져있는 직원들을 질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그도 유한자적인 생을 살고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된 것입니다.


최근 루브르박물관의 장서각 藏書閣 2층 난간에서 자신이 쓴 소설책 '장미의 이름'과 전자책용 기기 '킨들'을 아래층 바닥으로 집어 던져 세상 사람들로부터 이목을 집중케 했던 사람이 있습니다. 킨들은 산산 조각이 났고 종이책은 조금 구겨졌을 뿐이었습니다. 킨들 안에 소설이 100 권이 들어 있든 1000권이 들어있든 종이책의 소멸을 예언하는 사람들에게 e-북(전자책)이 이렇게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려 했던 사람, 세계적인 석학이라 칭함을 받고 있는 움베르토 에코였습니다. 그는 전자책보다 종이책이 오래간다는 지속성을 보여주려는 퍼포먼스를 한 것이며, 인터넷이 발달해도 책은 멸종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종이책의 죽음이라는 말은 네스호의 괴물처럼 지겨운 유언비어에 불과하며 백과사전 같은 책은 인터넷으로 대체될 수 있지만 시와 소설이나 그밖의 많은 글의 경우, 우리는 종이책으로 읽는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고 내다봤습니다. 종이책과는 달리 인터넷은 여과장치가 없어 쓰레기 정보를 판단할 능력이 부족한 지적 빈자들에게는 폐해가 더 커지는 그야말로 인터넷의 역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정보를 여과하고 필터링하는 법과 분별력을 가르쳐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정보화 시대이지만, 정보를 이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반드시 비교를 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정보를 소스만으로는 절대 믿지 말 것이고 서로 비교하여 보아야만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1932년에 이탈리아 태생의 언어학자이자 기호학자이며 철학자 미학자 역사학자이며 동시에 베스트셀러 소설가로 유명하여 세상에 잘 알려진 석학입니다. 그가 쓴 책이 전 세계 42개 언어로 번역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음을 보고 과연 석학의 지적 힘이 얼마나 큰 힘을 지니고 있는지 알게 되는 것입니다.

'회의懷疑하라, Always be skeptical'- 그걸 배우라고 강조합니다. 위대한 기술이자 학습 방법이며, 사람에 대한 판단은 여럿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고 나서 결정하라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입니다. 사실상 교육의 유일한 방법론이요, 회의를 바탕으로 다른 정보를 취하고, 비교하고 판단하라고 교사들은 가르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테크놀로지가 모든 것을 금방 구닥다리로 만들다 보니 사람들은 과거를 금방 잊고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진단하며, 종이책의 사랑은 새것 거부가 아니라 옛것의 망각을 강요하는 문명에 맞서 생각의 끈을 놓지 말자는 지식인의 외침인 것입니다.

문화적 차이에 대한 몰이해는 때로는 인류에게 엄청난 고통과 수난을 주게 됩니다. 이질적 문화간 교류와 충돌이 날로 확대 증폭되어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다인종, 다문화 현상은 이제 지구촌의 보편적 문화현상으로 굳혀진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문화충돌은 더욱 큰 문제를 양산해내고 있습니다. 민족간, 인종간 갈등, 사회폭력과 사건과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인간의 이성과 인간성보다 우선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나간 과거가 되살아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실업.빈부차로 인해 젊은층이 '마르크스 저서'가 인기라는 것입니다. 유럽은 자본주의 모순을 체감하고 '자본론' 등 책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으며 계급 문제의 중요성이 재인식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출구 없는 현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을 실업과 경제난으로 체감하고 있는 청년들 사이에서 카를 마르크스가 말한 '계급투쟁'이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르크스는 1883년에 세상을 뜬 사람으로 '공산당 선언'을 썼던 사람입니다. 이미 실패했고 몰락한 이론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일어나는 모습을 봅니다.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부를 세워 자본주의를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젊은이들이 많은 이유가 그것입니다. 


인간의 삶은 언제나 가변적이었으며,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대안을 모색했고 그 이론을 추종해보다가 실패하여 끝도 없는 시행착오를 겪어온 것이 인류역사입니다. 

아무리 탁월한 이론도 그 방법론이 두 개라면 그것은 진리가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진리란 오직 단 하나뿐인 것을 우리가 딛고 사는 이 땅과 하늘이 말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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