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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성 : 클라우드 시대와 인간의 행복

정택영

'행복은 부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이 행복하기를 소망하며 살아갑니다. 행복은 우리 삶이 추구하는 궁극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임마누엘 칸트는 인간의 행복은 '자신의 일을 열심히 행하고, 그것을 사랑하며, 소망을 갖고 살아야 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행복의 추구는 오늘날, 디지털신기술로 인해 현대인의 삶을 디지털세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실시간으로 업로드 되는 새로운 뉴스거리를 스마트폰으로 읽는 모습은 이제 일상적인 일로 바뀐 지 오래 되었습니다. 신기술은 어느 날 갑자기 세인들의 삶 속에 파고 들어와 삶의 형태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바꾸어 놓는 것입니다. 


요즘의 세대를 일컬어 P세대라 이름합니다. 이 세대의 주인공들을 '패러다임의 변화 선도세대(Paradigm Shifter)로 힘(Power)과 열정(Passion), 참여(Participation)에 적극적인 세대를 일컫는 것입니다. 이 세대는 인터넷 활용도가 어느 세대보다 높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세대들 입니다. P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는 CHIEF입니다. 즉, 권위와 고정관념을 거부하는 세대로 도전(challenge)적이고, 관계(human network)를 중시하며 자신이 지닌 정보를 공유하고 전파하는 것을 즐기는 세대들, 개인(individual)의 다양한 의견과 서로의 개성을 존중해주는 세대이며, 경험(experience)도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보다는 다양한 분야를 두루 체험하고 싶어하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감성(fun, feel)의 세대로 무슨 일이든 즐겁고 재미 있어야 하는 세대로 이들의 모든 행동에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가미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디지털 세대들은 느낌과 감성을 중시하고 선과 악의 구분보다는 '좋으냐 싫으냐 (호好,불호不好)로 선택의 기준을 삼는 특징이 있습니다. 


요즘은 교육도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있어야만 흥미를 가지고 몰입하는 특징이 있어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라는 신조어가 자주 쓰이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근자에 이르러, 광고의 패턴도 많이 달라졌는데 '옆 그레이드(옆-Grade)가 그 예일 것입니다. 옆과 Up-grade를 합성한 말로 제품의 성능이나 기능은 별다르게 향상되지 않았는데도 디자인만 살짝 바꿔 신제품이라고 광고하는 작태를 비꼬는 용어입니다. 


과거에는 눈에 보이는 실체가 있는 생산구조를 가져야만 기업이라고 불렸지만 오늘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콘텐츠 개발과 보유로 업계의 큰 기업이란 평가를 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게임 시장이 그것으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리니지 흥행의 성공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으며 현재 북미, 유럽 등 12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대형 게임사로 발돋움한 넥슨이나 엔시소프트 등 게임회사들이 그 예가 될 것입니다.


최근, 어린 아이에게 잠깐 핸드폰을 가지고 놀라고 주었다가 얼마 뒤, 통신비가 수십 만원 청구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어느 분의 사연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아주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추억의 포트리스 게임이 무료라서 다운을 받았는데 차 안에서 잠시 어린 아이가 가지고 놀다가 포트리스 앱의 결재로 연결되었고 엄청난 사용료가 부과되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편해지도록 개발한 디지털기술과 콘텐츠들이 자칫 뜻하지 않은 우리의 소비를 부추기는 애물단지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편리함의 추구가 낳은 디지털혁명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보편화 되었는데, 네트워크 환경이라는 '구름속Cloud'에서 원하는 작업을 요청해 실행하는 것으로 서로 다른 물리적 위치에 존재하는 컴퓨터 리소스를 가상화 기술로 통합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개별 단말에서 따로 데이터를 저장해 작업하는 것보다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서 통합 처리하는 것으로 데이터 업데이트와 정보보안에 효과적이고 스토리지 관리 면에서도 유용한 것입니다. 가정용 또는 회사 PC, 개인의 노트북, 스마트폰 등 각종 단말기의 사용자 환경을 하나로 통합 연동하는 시스템으로 개인의 파일이나 자료를 포털서비스가 제공하는 일정공간에 올려두고 언제든 자유롭게 옮겨 사용하고 있으니 가히 구름 위에 저장창고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근간, 영국의 가디언은 민간 싱크탱크 신경제재단이 실시한 국가별 행복지수(HPI)조사에서 미국, 중국 등 세계 경제 대국 국민들보다 소득수준이 낮은 중남미나 아시아 국가 국민들이 더 큰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51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삶의 만족도와 기대수명, 환경오염 지표 등을 종합한 것인데, 라틴 아메리카의 소국 코스타리카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선정되었으며 베트남, 콜롬비아, 벨리스, 엘살바도르 등이 뒤를 이었고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은 40위권이었고 한국은 63위였으며 최근 고도성장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중국은 종전 20위에서 무려 40단계나 추락한 60위로 밀려났다는 사실을 접하게 됩니다. 국민총생산GDP 1위인 미국은 거의 하위권인 105위로 조사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우리는 생활의 질이 높아지고 윤택하기를 소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생활지수가 높아질수록 그에 따른 자유의지는 희박하여 행복지수는 낮아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만 할 것입니다. 디지털혁명은 자칫 풍요로움과 편리함만을 추구하다가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아날로그 사회를 체험해보지 못한 세대들이 겪을 부작용과 고통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콜롬비아의 문학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Gabriel Garcí¬a Márquez는 'No medicine cures what happiness cannot.' '행복과 만족으로 치유할 수 없는 그 어떤 치료약은 없다'고 한 말을 이 시대에 깊이 상기해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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