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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성 : 소통, 불통 그리고 먹통

정택영


In the Age of mutual understanding; communication and blocked


현대 기술문명에 의해 만들어진 편리한 생활수단과 기구들을 우리는 문명의 이기利器 라 부릅니다. 현대 문명의 이기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첨단 과학이 개발해낸 기기들이 현대인들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주기 위해 개발한 이기들이 이로움만 주고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최근, 인터넷 카페나 체팅을 통해 불거져 나온 상상치 못했던 비극적 사건들이 그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머지않은 미래에 이 땅의 주인공이 될 청소년들이 애니메이션 만화나 온라인게임, 커뮤니티 카페에 몰두하고 그것에 탐닉하면서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혼동하고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며 사건이 야기되어 비극적 결말을 맞게 되는 사례들이 빈번히 일어난다는 것에 주목해야만 할 것입니다. 근자에 이르러 '코스프레'란 신조어가 등장했는데, 이는 만화나 온라인게임의 주인공이 입은 옷을 모방하는 취미문화의 하나로 코스튬costume과 플레이Play라는 두 단어를 합성해 이른 말입니다. 


소통이란 서로의 생각과 고민을 털어놓고 이를 지혜롭고 현명하게 해결해나가면서 인간다운 성숙함으로 변해가는 과정이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소통이 가족간에 조차도 진지한 소통의 장이 되지 못한 채, 가족의 갈등이 서서히 자라나 소통의 부재현상으로 이른다는 데에 현대인의 고독이 숨어있는 것입니다.


최근 10대들의 청소년 싸움부추기는 카페까지 등장해 스마트폰 채팅 도중 말다툼에서 온라인 싸움이 오프라인으로 불거져 나온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이버말다툼은 현피에서 비롯되었는데, 현피란 현실과 'Play Kill'의 앞 글자를 딴 합성어로, 온라인상의 마찰이 현실의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가리키는 인터넷 용어의 하나입니다. 우리 생활에서 온라인 영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현피로 촉발된 범죄 역시 늘어나고 극단화 되어가는 양상입니다. 현피는 10 여전 전 등장한 신조어로, 당시만 해도 폭력성 짙은 온라인게임에 중독된 일부가 현실Reality과 가상Virtual reality을 구분하지 못해 현실에서 마찰을 빚는 현상을 의미하는 말로 받아들여졌지만 인터넷이 사회 전반에 자리 잡으면서 비단 게임중독자뿐만 아니라 일반 인터넷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졌고 인터넷 게시판에는 현피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나 '현피 뜨자'는 게시물과 댓글이 심심찮게 발견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가족간의 소통, 친구들과의 소통, 사회구성원들과의 소통은 얼굴을 보며 표정과 언어를 통해 이루어지기 보다는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나 카페, 그룹에서 보다 더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시대상황에서 인터넷 사용윤리의 확립이 시급한 것이며 온라인상에서는 상대의 인격을 인식할 수 없어 쉽게 공격성을 표출하게 되고 오프라인으로 이어져 싸움이 나기 때문에 인터넷 사용예절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중론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청소년의 문제는 위기의 가정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명문, 교사가정, 대안학교 등에서도 일어나는 것을 볼 때, 사회 전반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자기 책임으로 통감하면서 늦었지만 지혜를 모으고 대안을 마련하고 집단지성을 발휘해야 할 때인 것입니다.


'헛똑똑 부모 증후군'이라는 말을 아실 것입니다. 자신은 언제나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고, 아이에게 독설을 퍼붓거나, 잔소리와 훈계를 구분하지 못하며, 부모들은 자신의 말이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늘 자녀를 위하여 희생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체면으로 인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자녀에 대해 간혹 거짓말을 하곤 하는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고, 아이는 부모와 대화할 의욕을 전혀 갖고 있지 않으며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가 모두 위선적이라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지적이며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부모들조차도 바쁜 일상과 삶으로 자녀와의 정서적 소통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녀들에 대한 양육이 정서적 공감에 있기보다 능력을 키우는데 더 많은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녀들에게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요구하기도 하며, 체면을 자식보다 중요시 여기기 때문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러나 자녀들은 자신들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기를 바랍니다. 


원만한 소통을 위해서는 잘 들어주는 경청의 기술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따뜻한 관심의 눈과 상호간의 공감을 갖고 진실되게 있는 그대로 대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하는 것이 쉬운 것이고, 그래서 자신은 대화를 잘 하고 있다고 여기며 그리하여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스스로를 자신하며 살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말을 잘 한다 하여 대화를 잘 하는 것은 아니며 대화를 잘 이끈다 해서 상대방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기에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불통이 되고 그러다 보면 둘 사이는 먹통이 되는 것입니다.


'소통에 있어서의 문제란 … 이미 소통이 끝났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The problem with communication … is the illusion that it 

has been accomplished. George Bernard Shaw 고 버나드 쇼는 말하는 것입니다.


소통은 일방이 아닌, 쌍방향이어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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