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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성 : 네트, 네티즌, 라이크이코노믹스 시대

정택영


Net, Netizen and the Age of Likeconomics

인간은 결코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그러기에 인간사회는 집단을 이루고 그 집단이 추구하는 방향이 있으며 그 집단이 지닌 특유의 문화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인간의 특성을 정의하는 데는 어떤 측면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정의가 가능할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의 특질을 칭하는 학술적 명칭은 의외로 많습니다.

호모 사피엔스(지혜 있는 인간), 호모 루덴스(유희하는 인간), 호모 하빌리스(능력 있는 인간), 호모 에렉투스(직립보행인간), 호모 에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 호모 자펜스 (자기중심적이고 찰나적인 인간), 호모 모빌리쿠스(신조어로, 휴대전화를 생활화한 사람)등이 그것입니다.


오늘날의 현대인들은 인간이 추구하는 기본 욕구를 충족하고 난 후, 어떻게 여가를 보낼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유희 문화가 발달하게 되었는데 이를, 호모 루덴스Homo Ludens(놀이하는 인간)이라는 조어를 만든 네델란드 문화사학자 호이징가는 인간의 문화가 놀이에서 나온 것이며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것은 놀이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놀이란 먹는 것이나 생존을 위한 것과는 별개의 것으로 인간만이 가진 특징이라는 것입니다. 놀이문화는 소셜네트워킹 사회로 진입한 현대인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습니다. 생활 패턴과 생활 습관, 그리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에 의해 이어져 있다는 사실이 그것입니다. 


지금, 세계는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 향상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나라는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적 풍요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세계의 경제, 사회구조는 금융자본주의의 길을 걷고 있는 미국. 영국의 패턴과 지역블럭화와 수정자본주의의 길을 걷고 있는 유럽의 양상을 띠고 있으며, 북유럽국가들의 생산적 복지사회주의와 절충적 구조로 보다 바람직한 비전과 정책방향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중요한 것은 세계화란 큰 이슈이며 많은 국가들이 빈곤에서 벗어나는 것이 희망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보다 잘 살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인터넷은 단순히 자료를 찾고 메일을 하는 기능을 넘어서서 이제는 소셜커머스 에플리케이션인 '소셔블랩'으로 SNS의 하나인 페이스북을 접속해 친구의 추천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like'와 경제학economics이라는 단어가 합성해 라이크이코노믹스Likeconomics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미국에서의 경우, 소비자들은 페이스북 이용시간 가운데 친구나 지인이 '좋아요'로 추천한 것이나 새로 업데이트된 내용을 보는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상에서도 충동구매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현 상황에서 네트 속에서의 인터넷 게임도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추세이며, 최근에는 PC용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이 합쳐진 웹모바일 하이브리드 게임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화석연료로 움직이는 엔진과 전기에너지로 움직이는 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같은 모양새라 볼 수 있습니다.

잘 아는 바대로, 네트 net 란 라틴어 nodus에서 온 말로 knot '매듭' 또는 '그물망'이라는 뜻입니다. 온라인은 곧 네트에 연결된 그물망과 같은 불가시 세계에 묶여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끈'과 '마디'로 연결된 구조인 하이퍼텍스트는 전 지구에 흩어진 정보들을 관심과 목적에 따라 다양하면서도 중첩적으로 서로 연결해 주고 있습니다. 네트워크에 의한 디지털미디어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우리는 인터렉션이라 부릅니다. 


이렇듯, 상호동시소통을 이루어가는 현대 사회의 미디어는 우리들의 생활을 급격히 바꾸어 놓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마치 거미줄로 얽혀진 인터넷 망 속에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서로 엮여 있으며 이 연결 망으로부터 벗어나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입니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유영하다 보면 이 사이버 세상에서도 경제논리가 횡행함을 느끼게 됩니다. 네트의 세상에서도 상품광고 투성이 이며, 이 광고에 눈길을 돌리게 만듭니다. 

개인주의로 치닫는 현대인들의 소통을 위해 개발된 연결망인 인터넷 속에서도 자칫 방향을 잘못 잡으면 몰라도 될 정보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되고, 허영의 날개를 펴게 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무한경쟁이 가져온 처절한 경쟁 속에 정신이 피폐해져 갑니다. 

'인생은 놀이처럼 영위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자연을 따라 살아야 한다.'고 했던 플라톤의 말을 통해, 진정한 휴식과 놀이의 의미를 잃은 현대인들의 무한경쟁이 초래한 현대문명의 폐해와 스트레스로 허약하고 나른해진 정신 건강을 돌아보게 하는 것입니다.

네트에 연결된 상호소통은 고립에서 벗어나게 할 수는 있으나, 자칫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거대담론에 갈대같이 흔들리는 나약한 사람으로 전락하지 않는 분별력이 절실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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