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파리팡세 : 39. 푸른 잔디 덤불- 단상

정택영

'푸른 잔디 덤불' 단상

My random thought on 'Clump Grass, 1889'




'푸른 잔디 덤불'을 보며 느끼는 단상

모든 비범한 것은 지극히 평범한 것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이다.
평범은 비범의 어머니이다....
밟아도 밟아도 죽거나 쓰러져 소멸되지 않는 잡초인 잔디.
잡초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다.
잔디는 밟힌다 해서 결코 죽지 않는다.
그래서 평범한 우리를 '민초'라 부른다.
탄압과 폭정이 수없이 반복되어온 이 땅에 민초는 버젓이 살아있는 것이다.
폭군이 폭정을 휘두르고 그 주변에서 아부하며 아첨하며
모략질을 늘 일삼던 자들만이 이 땅에서 사라져갔을 뿐이다.

고흐는 이렇게 하찮고 평범하기 짝이 없는 잔디 덤불을 주제로 화면을 가득 채웠다.
꽃도 향기도 없이 다만 푸른 잡초만 그려져있을뿐인 이 그림이 강하게 눈을 잡아두는 것은 우리를 닮아있기 때문이다.
모진 학대와 비인간적인 인격유린을 당하고 몰가치하고 비루한 대접을 받아도 결코 굴하지 않는 우리의 강인한 심성을 그렸기 때문이다.
푸른잔디 덤불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잔디는 푸르디 푸르다.
여기서 '푸르다' 함은 푸른 청색 靑色 Blue일 수도, 푸른 녹색 綠色 Green일 수도 있다. 우리 말 ㅡ '푸르다'의 표현이 파랑靑인지 녹색 綠인지 불분명한 것은 푸르른 기상을 유별히 좋아했던 우리의 깊은 심성에서 기인하리라.
그것이 푸른 녹색이던 파란 청색이던 그건 대수가 아니다.
다만 푸르름으로 무성해진 초야가 그립고 정겨우며 부요함을 상징하기 때문이리라.

푸르른 대지, 그 위에 우리는 서식한다.
밟아도 밟아도 죽지않는 푸른 잔디 덤불처럼,
고흐는 자기자신과 그 친구들인 우리 모두를
이 잡초로 그림 속에 영원히 함께 하고팠던 것이다.
고독과 숙명적인 절대고독을 이 잡초더미 속에 우리를 모아놓고
굳혀 박제를 한 뒤에
그는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난 것이다.
푸르른 잔디 덤불만을 남긴 채!

푸른 잔디 덤불은 곧,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Clump Grass is just our self-portrait!

April 9 Wednesday
Paris
www.jungtakyoung.com.

www.facebook.com/takyoungjungpage

......................

from 'Art of the Day' : Van Gogh, Clumps of Grass, April 1889. Oil on canvas, 44.5 x 49.0 cm. Pola Museum of Art, Hakone, Japan. — at ポーラ美術館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