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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팡세 : 42 바위산 Rock mountain

정택영

파리팡세 : 42

<바위산 Rock mountain>


<바위산 Rock mountain>

어딜 가나 지천에 널려있는 바위는
늘 그 자리에 누워있다.
제자리를 떠난 바위는 이미 바위가 아니다.
그 큰 돌은 폭우에 휩쓸려 구르고 굴러 ...
마침내 강가에 이르고
모난 곳이 갈고닦여 맨들맨들한 조약돌이 되고 만다.

산꼭대기나 산기슭에 박힌 바위는
거칠고 모가 나있지만 바위는 말이 없다.
다만 삭풍의 그 험한 계절을 묵묵히 참아내며
인고의 주름진 켜를 안고 있을뿐!

어느 바위를 막론하고 서있는 바위는 없다.
모든 바위는 낮아지고 바닥에 누워
더 낮아질 곳이 없다.

바위는 침묵한다.
그러나 그 침묵의 바위는 세월을 몸으로 받아낸
시간의 목격자이다.
사람은 속여도
바위 속에 각인된 침묵의 비밀은 속일 수 없다.

세월 속에 묻혀진 바위 위로
푸르른 나무가 무성한 잎으로 춤을 춘다.
바위의 유일한 친구는
그 곁에서 노래하는 나뭇닢들뿐이다.

고흐는 세상을 등지기 이년 전
괴로움에 지쳐 바위를 친구로 삼고
저 춤추는 나뭇닢들과 속삭였던 것이다.

바위가 그랬듯
고흐 또한 말이 없다.
비장한 침묵을 밥먹듯 삼켰기 때문이다.

침묵한다고 언어가 없는 것은 아니다.

July 1 2014
Paris
www.jungtakyo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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