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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팡세 : 예술가와 화상 - 1

정택영


예술가와 화상 - 1



1. 


'최후의 심판'이란 작품으로 인류 역사에 또렷이 기록된 미켈란젤로는 청년시절 ' 그의 한 친구 권유로 그가 만든 조각상을 땅속에 묻어두었다가 다시 파내서 '고대로마조각상'이라고 팔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따라 조각작품을 묻어두었다가 다시 파내고 이를 고대조각상이라고 속여 팔았다. 


이 작품을 구입한 사람은 Raffaelo Riario 라파엘로 리아리오 추기경이었는데 이 작품이 고대 조각작품이 아니란 것을 알고 조사관을 보내 미켈란젤로를 로마로 소환했다. 그러나 리아리오 추기경은 그의 뛰어난 조각 솜씨를 알아보고 그를 '문화재위조범'으로 법정에 세우지 않았고 도리어 다른 작품을 주문하게 되었다.


그러나 완성된 '술취한 바쿠스'작품이 경건치 못하다는 이유로 인수를 거부했고, 후에 다른 수집가에게 팔렸다가 로마에 주둔했던 프랑스 대사 라그롤라 추기경에 의해 발탁되어 결국 상 피에뜨르 대성당의 개인 예배당에 장식할 거대한 조각상들을 주문하기에 이르러 조각가로서의 명성을 날리게 되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2. 


1860년 경 파리 귀족들의 퇴폐적이고 음탕한 이중생활을 작품을 통해 부패한 사회상을 고발했던 에두와르 마네는 '올렝피아'란 작품을 르 살롱 전에 출품했지만 음탕하고 저질스럽다는 심사위원들의 반대로 낙선을 하게 되었다. 마네는 이 작품 이전에도 '풀밭 위의 점심식사'란 주제로 작품을 발표했다가 프랑스 귀족들과 비평가들로부터 혹평을 받고 공모전에 낙선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그 후, 기업가이자 화상이었던 폴 뒤랑뤼엘이 한꺼번에 마네의 작품 50여 점을 구입하면서 마네의 생활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폴 뒤랑뤼엘은 파리에 갤러리를 열고 반응이 시큰둥하자 뉴욕으로 진출해 갤러리를 열어 미국인들로부터 많은 작품을 판매하기에 이르렀고 마침내 루브르 박물관의 소장을 거부 당하던 마네의 작품들이 오르세 미술관에 영구소장 되었고 마네는 화가로서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3. 


한국에서 작품 경매가로 가장 비싼 작품가를 기록한 것은 수화 김환기 화백의 '우주'란 작품으로 홍콩 경매장에서 백 육십육억에 낙찰되어 한국미술의 가치를 세상에 알린 계기가 되었다. 이 우주란 작품은 수화 화백이 뉴욕에서 작품활동을 했던 시절에 완성한 작품으로 당시의 그의 생활은 고난스러운 시절이었다. 그리고 수화는 세상을 등졌고 훗날 한 화상에 의해 한국미술 사상 최고가의 경매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4. 


현대에 이르러 화가들이 작품을 세상에 알릴 기회는 많아졌지만 반대급부로 현대사회가 다원주의 시대가 되어 정답이 없는 시대적 특징을 갖게 되었고 마네가 살아있던 시절과는 달리 구심점이 될 만한 사상이 없으며 미술작품을 구매하는 콜렉터들도 작품수집에 대한 어떤 패러다임 없이 투자로 인한 이윤추구가 주 목적이므로 뚜렷한 콜렉션 방향 제시가 불분명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도 분명, 나의 경우 평생을 붓을 들고 살아왔고 작품들을 발표해왔으므로 누군가는 예의주시하여 내 작품 세계를 분석하고 관심을 쏟고 있으리라 확신한다.


'빛의 언어'란 대주제로 작품세계를 전개하고 있는 이 작품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는 좋은 콜렉터를 만나 세상에 널리 퍼져 어두운 이 세상에 '빛'을 발하는 그런 힘을 지닌 예술로 남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2021년 12월 첫날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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