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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숙-정물화 뒤에 숨어있는 예술적 분화구

정영숙

정물화 뒤에 숨어있는 예술적 분화구
최영숙  OO회 個人展



정영숙(서울산업대 겸임교수, 아트세인 디렉터)



최근 최영숙작가는 [비밀공간]이라는 주제로 기획전, 국제전에 일련의 작품을 출품한바 있으며 이번 개인전이 위 주제를 총체적으로 발표하는 장이다. 
 작가의 [비밀공간]이라는 일련의 작품에는 감각성, 보편성, 공간성이 함축적으로 내재되어 있다. “자연에 따라 그린다는 것은 결코 대상을 그대로 베끼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감각을 실현하는 것이다”라는 폴 세잔의 말처럼 최영숙의 작품에는 정물, 자연 등 대상을 구체화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표출하는 감각을 통해 이성이 내재된 감성을 전개하고 있다. 이것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비밀공간 08-2>을 살펴보면, 굳이 형상을 통해서는 정물의 소재들(식탁, 과일, 꽃 등)과 바다풍경이 오버랩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나, 대담한 화면 분할과 강렬한 푸른색과 회색의 대비로 추상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2003년 개인전에서 발표했던 추상작품의 여운이 남아 있는 듯 하다. 그 당시 작가는 액션페인팅적인 강력한 감성노출로 주목을 받았었다. 이러한 지난 작품이 농축되어 이번 작품에서 부분적으로나마 작가의 감각을 끌어내고 있다. <비밀공간-Red>, <비밀공간09-Blue>에서는 색감각이 형태보다 부각되어 있다. 자연에서 감응하는 색채에 대한 경외심이 지각작용을 일으켜 색채로 형태를 만듦으로서 풍성한 양감과 공간이 연출되고 있다. 

  두 번째는 보편성이다. 여기에 가장 두드러진 것은 일상생활에서의 사물을
주제로 하는 정물화이다. <비밀공간09-7>, <비밀공간09-8>, <비밀공간09-9> 연작
등이 대표적이다. 본격적으로 정물화가 그려진 17세기 이후, 많은 작가들이 정물을 소재로 작품을 하였으며 미술의 독립된 형식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누구나 쉽게 다루는 장르이기에 작가의 독창성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최영숙은 추상작업에서 구상으로 조형양식을 변화하면서 드러냈던 것이 정물화이었다. 2003년 개인전 <나의 노래, 나의 삶(2001-03)연작>에서 정물과 풍경을 통해 평범한 삶의 일상을 소박한 아름다움으로 드러내었다. 그 후 정물화에 대한 표현양식은 재료의 물질(한지-한자 책-달걀껍질 등) 탐구와 더불어 변화하면서 새로운 형식으로 변모해왔다. 작가에게서 가장 익숙한 사물(과일, 다기셋트, 와인잔, 테이블, 식물 등) 이 정물의 주요 소재가 된 것은 작가의 감성을 드러내는 가장 기본적인 삶의 심상 (心像)이기 때문이다. 작가가 선택한 정물 소재는 일상을 대면하는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획득하게 된다.              
세 번째는 공간성이다. 몇 해전부터 작가는 강화도로 작업실을 일부 이전하였다. 서울에서 작업하였던 작가에게 강화도는 자연의 정취를 온 몸으로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도심생활에서 건물, 야경 등만 봐도 풍부한 감성으로 감탄사를 연발하였던 작가에게서 서울하늘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별, 맑은 공기, 노을 빛은 감성의 보고(寶庫)였다. 해를 거듭 할수록 자연은 작가의 작품으로 이입되고 있으며, 특히 <비밀공간09-4>, <비밀공간09-5>, <비밀공간09-10>을 보면, 해와 달, 산, 바다 등이 정물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실내공간의 정물소재와 자연을 표현한 외부공간의 선과 색채의 결합은 화면분할을 통해 주관적 공간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조각이 형태와 주변 공간과의 조화를 꾀하듯, 작가의 [비밀공간]을 통해 사유의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위와 같이 살펴본 특징 외에 보편성에서 언급했던 재료의 물질성에 관한 탐구가 돋보인다. 오늘날의 풍부하고 개성있는 재료를 통해 독자성을 확보하려는 작가들의 노력은 다채롭다. 소재면에서도 최영숙은 작가의 추억과 현실을 반영한다. 여고시절에 주고 받는 친구의 편지, 기존에 작업한 추상작품, 그리고 달걀껍질이다. 한편, 달걀껍질은 소독하여 잘게 부순 후 집게를 이용하여 캔버스에 하나하나 옮겨 놓는 작업을 하는데, 이러한 노동집약적 작업으로서 작가의 작업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볼 수 있다. 작가의 경험 속에 개입되는 역동적인 내면적 모습의 표출이 물질성을 시점으로 이미지, 화면분할, 색채로 연결되어 작가만의 예술적 분화구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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