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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인터뷰로 항주(温州)를 만나다

정영숙

 

예술가 인터뷰로 항주(温州)를 만나다

 

                                                                정영숙 (문화예술학 박사, 갤러리세인 대표)

 

                                                                          항주.戴雨享(따이위샹)도예과교수


  저장성(浙江省) 온주(温州)에서 항주(温州)행 기차를 탔다. 폭죽소리와 차의 경적소리로 선잠을 자고 새벽에 결정을 했다. 그날은춘절기간이고 예매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당일 표를 구하는 법은 쉽지 않았다. 수시로 위쳇(WeChat) 텍스트 메시지로 통역을 지원해준 분에게 부탁해서 인터넷 예매를 시도했지만 입석도 외국인 등록과신분을 확인해야 티켓 예매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침10시에 미팅을 예약한 중국인 신부님께 부탁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이 항주에 통역과인터뷰할 수 있는 예술가와 갤러리리스트를 소개받기 위해 여러 채널을 통해 연락을 취했다. 마침내 한분과 위쳇으로 연결됐다. 지난해 어느 아트페어에서 중국작가와 이야기를 하다 위쳇을 알게 되어 스마트폰에설치를 한 후 유용하게 사용한 SNS였기에 나에게 위쳇 연결은 든든한 동아줄을 잡은 셈이다. 내국인끼리는 문제가 없지만, 중국인과의 소통은 위쳇이 어느 정도해소해준다. 번역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 신부님께도미팅 전에 위쳇으로 나의 변경된 일정과 기차표 예매를 부탁하는 메시지를 남겨놓은 상태였다. 그래서 입석이있는 시간대를 체크하고 만나자마자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이동했다. 티켓 창구에 여권을 보여주니 드디어티켓이 나왔다. 온주에서 항주까지는 쾌속 기차로 3시간, 비록 입석이지만 안도가 되었다.

 

  기차역 개찰구에서도 공항에서처럼짐을 점검하는 장치와 외국인 경우 여권과 티켓을 함께 확인했다. 56일일정이었기에 트렁크는 크고 무거웠고, 보조 가방도 만만하지 않았고, 마지막엔신부님께서 선물해준 중국 술과 차까지 있어서 기차 탑승까지 꽤 힘들게 끌고 가는데 어느 청년이 다가와서 큰 트렁크를 들어주겠다고 한다. 탑승 시간이 촉박해서 고민할 겨를도 없이 빠른 속도로 탑승을 했다. 입석이기때문에 우선 통로에 트렁크를 놓을 자리 확보가 중요했다. 다행스럽게도 비좁은 틈에 공간이 있었다. 트렁크를 의자 삼아 앉았다. 그리고 그 청년이 고마워서 가방에 줄만한것이 없을까 찾다가 명동성당에서 구입한 금빛 책갈피를 찾았다. 마침 청년도 입석이었는지 내 옆에 서있어서 건내 주었다. 책갈피에 천사모양과 'HOPE'이라고영문으로 새겨져 있었다. 그는 얼굴이 환해지면서 자신의 이름을 메모지에 적었다. 이름 중앙에 ''자가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필자가 소속된 독서토론 모임에서 대륙을 움직이는 5섯 가지 힘에 대해 20년 이상 중국 협상전문가가 쓴 「지금이라도 중국을 공부하라」와, 중국, 한국, 일본을 관통하는 '동양의그림' 1910년 때가지 그려진 그림을 대상으로 미술가이자인체해부학 박사인 조용진교수가 쓴 「동양화 읽는 법」공부했었다. 특히 「동양화 읽는 법」 요약 정리한 내용을 발제까지 했었기 때문에 내용이 더욱 오래 남는다. 그 중'동음이자(同音異字)로 읽는 법' 파트에서 한 예를 들면, ' '새해를 맞아 기쁜 소식만오다'라는 뜻의 '신년보희'는소나무, 까치, 표범이라는 그림의 소재를 사용하여 표현할수 있다. 표범의 표자와 고할 보자가 중국에서는 'pao'로발음이 같고, 소나무는 정월, 까치는 기쁨을 뜻하므로 이것을한 화면에 그린 그림은 신년의 바램과 희망에 대한 하나의 문장이 되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뜻 음을 중요시하는 것을 확실히 배우는 시간이었고 항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다시금 체험하게 되었다. 그 청년은 북온주에하차 한 후 내가 항주에 내릴 때까지 수시로 '힘들지만 조금만 참으세요','저는 식료품 유통회사에 다니고 있어요.','이제 얼마 남았어요'. 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참 고마운 인연이다. 2시간 쯤 지나니 출출해져서 간식을 샀다. 내 옆에는 고등학생 쯤 보이는 여학생이 쭈그리고 앉아 스마트폰만 만지고 있다.옷차림과 머리모양이 잔 뜻 멋을 부린 모습이다. 다른 쪽에는 3명의 중년 남성, 2명의 남녀가 있었다. 붉은 코트를 입은 여성의 얼굴은 화장기 없는 얼굴이 조금은 피곤해 보였다. 창밖을 바라보는 모습이 사랑이 끝난 후, 이별하는 여인처럼 애처롭다. 화양연하의장면이 오버랩 되고 내 손에 들린 시집에서 딱 맞춤형 시가 펼쳐졌다. 김사인 시인의 화양연화(花樣年華)시다. '모든 좋은 날들은 흘러가는 것 잃어버린 주홍머리핀처럼 물러서는 저녁 바다처럼. 좋은 날들은...' 으로이어지는 시를 조용히 읊조리며 나도 창밖을 바라본다. 이제 항주역은 30여분 남았다. 중년의 남성들은 군것질을 한다. 작은 밤과 은행과의 견과류를 서로나누어서 먹는다. 신부님이 준 초콜렛이 있어서 드렸더니 처음에는 한사코 사절을 하더니 겨우 드셔 본다. 그리고 맛있다고 웃으시며 내게 먹고 있는 것들을 계속 주셨다. 그렇게해서 입석의 피곤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항주역에 하차했다. 손을 흔들어주는 그들은 내 고향의 어른처럼정겨웠다.

 

 

, 항주다

 

'대국이라고 뻐기는 것과 몐쯔(체면) 세우는 중국 사람들이 유별나게 좋아하는 것이었다.' 이문장은 조정래 장편소설 「정글만리」 1권의 앞 부분에 있는 내용이다.항주역에 하차하자 마자 떠오른 생각이다. 서울역보다 큰 대합실이다. 마중 온 사람이 없었다면 큰 터미널에서 막하게 동서남북을 한 바퀴 돌며 방향을 점검했어야 하는데 위쳇으로 도착지사진을 보내니 후배가 내 앞으로 왔다. 후배는 중국미술학원에서 중국화를 전공해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 까지 취득해 항주에서 15년 동안 거주하고 있었다. 중국에서 최고의 예술대학을 졸업했으니외국인이지만 절강성 대학에 강의도 하고, 작업활동을 하면서 중국화를 가르치는데 그 팀도 꽤 직분이 있는분들이다. 그래서 서호 근처인 호텔에 체크인만하고, 항주에서 30여 년을 갤러리를 운영하는 곳으로 이동했다. 강남역 주변같이 고층건물 사이로 고급스런 상가주택건물로 들어갔다. 20층 중에 중국인이 좋아하는 돈을벌고 재산을 모은다는뜻을 가진 8, 8층에 위치해있다. 中博갤러리 陈学泽(천쉐져)대표 부부는 춘절기간이라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있었다. 프라이빗 갤러리로 운영되고 있었고, 입구에는 제법 큰 금용어 한마리가 특수 제작된 수족관에 있었고, 엔틱과 조각, 그림들이어울려진 공간은 세련미가 물씬 풍겼다. 오랫동안 골동품과 미술품을 수집하고 사랑한 흔적이 켜켜이 쌓여있었다. 어찌 이를 그냥 넘길 수 있을까. 갤러리 대표의컬렉션과 갤러리 운영에 대해 빨리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항주 첫 방문 날밤에 바로 인터뷰에 들어갔다. 陈学泽(천쉐져)대표는 흥쾌하게 응해줬고 무려 2시간을 인터뷰하며 훌쩍 보냈다. 인터뷰하며 갤러리 대표는 갤러리운영 철학, 예술가에 대한 태도, 전속관계, 작품 거래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들려주었다. 그리고 다음날 중요작가의 작업실 탐방과 그 갤러리에서 작품을 설치한 최고급 호텔을 안내해 주기로 했다. 더불어 서호 주변에분점을 낼 예정인 갤러리 자리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낯선 항주, 그것도중국인들의 15일 정도는 고향을 찾고, 가까운 지인들만 만난다는춘절기간에 이런 행운이 있다니. 다음날이 벌써 기대되어 입석으로 왔던 피곤도 잊게 했다.

 

  첫 번째 방문은 인터컨티넨탈 항저우호텔(杭州洲酒店)이다. 천쉐져 대표가 2년 전에 서령인사(西泠印社)와 공동 기획해서 미술품을 설치했다.1층 로비에서부터 주요 층별로 작품이 설치된 곳을 안내하고 설명을 해줬다. 추상 그림이중심이고 약간의 조각, 도예작품이 있었다. 특히 VIP룸에는 서령인사 출신의 유명 작가의 작품이 걸려 있어서 VIP룸의품격을 한층 높여주었다. 이 호텔은 중국 공산당 정부에서 주관해서 지어진 건물로 운영은 민간기업이 위탁경영을한다. 그렇게 때문에 초기에 미술품이 설치되는 과정에서 갤러리 개인의 힘보다는 공산당 정부와 가깝고중국내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중국화가가 소속된 서령인사의 작가들과 공동기획을 한 것이다. 호텔 외관은둥근 원형으로 고급스런 재질로 빛났고, 내부는 나선형 구조로 중앙 부분이 오픈 되어 웅장함과 화려함을극대화했다. 설치된 작품은 공간 구조에 적합한 크기와 형태로 조화를 이루었다. 국내에서 미술품장식품 심의위원으로 활동을 해봤지만 건물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 설치될 때 건물의 가치도이용객에게도 훌륭한 문화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해 여름, 베이징에갔었다. 최고의 미술품으로 인테리어를 완성한 호텔에클라베이징(北京怡亨酒店, Hotel Eclat Beijing) 그 옆 아트쇼핑몰에서 익히 체험했지만 항주를 보니 중국의 자본과 문화공간의 해석과 실행력에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했던가... 이제라도늦지 않았다. 중국이 문화를 활용한 문화기업의 변신과 중국인의 삶 속을 생생하게 벤치마킹을 할 때이다.


  드디어 예술가의 작업실 탐방이 시작됐다.첫 번 째는 항주교육대학에 교수이자 서양화가인 陆琦(루치)작가의스튜디오에 갔다. 시내에서 멀지 않는 곳이고 적당한 크기의 오피스텔을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다. 오랫만에 물감냄새를 맡는다. 루치작가는 사실주의 그림을 주로 그리고특히 물고기 그림으로 명성을 얻은 작가이다. 작업실 곳곳에 크고 작은 물고기 그림으로 가득했고 사이사이인물과 풍경 그림이 보였다. 루치작가가 자료로 보여준 도록을 보니 한국에서도 2회 개인전과 그룹전을 한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대학에서 순천대학교미술대학과 MOU가 되어 있어 교환학생으로 한국 학생이 재학중이라고 한다. 서울에 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인터뷰는 더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특히그는 학생들을 위한 교재로 아주 두껍게 세계미술의 주요작가를 조사한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루치작가는동행한 천쉐져 대표가 운영하는 갤러리의 주요 작가이다. 물고기 그림은 구매하는 사람이 기업과 개인 컬렉터이고, 작업실 한 켠에 있는 인민화 그림은 공산당 정부의 의뢰로 그린다고 한다.2016년 붉은 원숭이 해를 맞아 작업실 입구에 그려 놓은 화사한 꽃 그림이 새해를 밝게 빛내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항주의 대표적인 차인 용정차를 듬뿍 선물로 주시니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서 친지로부터 맛난 음식을 포장해서 가져온기분이다. 중국인의 정서에 시나브로 동화된다

 

  두 번째 예술가 작업실 탐방은 중국미술학원을 졸업하고 또한 중국미술학원에서 강의도 하고 있는 何立(허리)작가다. 항주 시내에서 1시간가량떨어진 곳으로 흡사 서울에서 경기도 초입으로 가는 느낌이다. 풍경도 유사하다. 경기창작센터처럼 건물이 큼직하고 작가의 작업실도 꽤 넓다. 이곳은개인 작업실이 아니다. 기업이 소유한 공장을 예술가를 위해 제공하기 위해 중국미술학원과 MOU를 체결한 곳이다. 그곳에는20여명이 입주해 있었지만, 방문했을 때 해가 졌고 춘절기간이라 많은 작가들이 각자의 고향에서쉬고 있는 시기이다. 인터뷰한 허리작가는 부인과 외동딸과 함께 우리를 맞아 줬다. 봄이 오기전이고 창고형이라 천고가 높아서 꽤 추웠다. 용정차로 추위를잊고 인터뷰에 들어갔다. 허리작가는 추상작업을 하는 페인팅 작가로 작품에 따라 레온 작업을 오브제로사용하고 있다. 동시대의 중국 작가들이 추상을 다룰 때 어떤 개념으로 다루는지가 먼저 궁금했다. 허리작가는 파리에도 단기 체류하며 동시대의 서양미술을 학습하고 세계적인 비엔날레를 통해 현대미술가로서 태도와역할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작업의 중심 내용은 감성적 추상이다. 작가의 고향은 시골로 산과 강을 많이 보고 자랐기 때문에 그 정서가 그립고 그 풍경을 추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래서인지 어떤 작품은 잔잔한 물결의 진동이 느껴졌고, 다른 작품은거대한 산과 폭포, 숲 속의 기운들이 꽉 차게 느껴졌다. 그는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도 관심을 보였고, 중국의 장자사상과John Dewey사상과 작품이 맞닿아 있는 예술 철학을 설명해줬다. 작가는 위쳇은 거의사용을 하지 않아 부인과 연결하였고 그 후로 부인과 자주 안부를 주고 받는다.

 

  세 번째 예술가는 중국미술학원의 戴雨享(따이위샹)도예과교수이다. 도예과는 서호 옆 건물에 있지 않고 항주 시내에서 1시간쯤 벗어난 곳에 위치해 있다. 그곳에는 도예, 유리, 조소과가 있었고 우리는 도예과 주임 연구실로 들어갔다. 작가를 만나기전에 서호 근처의 갤러리에 먼저 방문했다. 대호(大 호 갤러리는 엔틱과 전통화, 도자기, 현대미술이 골고루 소장되어 있다. 따이위샹 작가의 작품과 그의 선친이신 戴荣华(따이롱화)도예가 작품도 몇 점 있었다. 그 건물이 도예과 교수의 소유였고, 갤러리를 공동 운영한다고 나중에 들었다. 대를 잇는 도예가, 특히 이론과 실기를 겸비해서 양질의 강의를 하고 있는 교수이다. 따이위샹교수또한 한국을 2~3차례 방문했고, 김해크레이아크에서 지난해초대받았었다. 그리고 한중일 도예 교류전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한국에도예과 교수와 작가들 몇 명을 이미 알 고 있었다. 작품에 대한 컨셉과 학교 운영에 대해 집중 인터뷰했다. 예술가로써 독립적인 작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행정가로서도 탁월한 능력을 수유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인터뷰를 마친 후 학교 앞에서 저녁을 먹는데 골동품에 대한 이야기가 무르익자 교수는 자신의 소장한 골동품을보여주겠다고 한다. 학교에서 얼마 멀지 않는 곳으로 이동했는데 그 곳은 고급 주택단지였다. 컬렉터 작품 설치로 방문했던 청담동의 최고급 빌라, 그 이상이었다. 왜냐하면 그 집에는 엄청난 골동품과 그림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명품의지존은 역시 시각예술이다. 그는 그림 그리는 서실에서 한나라의 목마,당나라의 도자기, 티벳의 탱화, 일본에서 구입한은주전자, 차 도구 등 줄줄줄... 함에서 두루마리에서 꺼내서보여주었다. 흰 장갑을 끼고. 어찌나 감상에 집중했던지. 2시간이 훌쩍 지났다. 그렇게 보여준 것은 빙산의 일각, 집안을 돌면서 방과 방 사이, 거실, 2층으로 이동해서 아이의 방, 큰 욕조가 있는 욕실, 다락, 부엌, 테라스등 곳곳에 서랍과 장식장과 가구는 서양식 엔틱과 그림, 중국작가의 조각과 그림이 설치되어 있었다. 절강성 미술관에서 본 안복의 호사를 집안에서 다시 누렸다. 미국인건축가가 미국식으로 설계한 고급 타운형 주택으로 E/V가 각 집안 입구에 설치되어 있었다. 골동품은 더 보고 싶었지만 밤이 깊어져 다음을 기약하고 올 수 밖에 없었다.



                                                                        항주.戴雨享(따이위샹)도예과교수고급자택내부


항주의2일째, 벌써 예술의 향기에 취해 있었다. 3일동안 취재하고 인터뷰를 했지만 미진한 부분이 있었고, 기회가 되어 그 후 항주를 재방문 했다. 두 번 째 본 서호는 더욱 친근했고, 항주의 예술과 맛에 서서히빨려 들어갔다.

 

이번에는 중국미술학원 중국화과에서 최고라고 명성을 얻고 있는 尉晓榕(웨이샤오롱)교수를 어렵게 인터뷰했다.그는 서호 옆, 하얏트레지던시 호텔 내에 작업실이 있다.그것도 2 곳이다. 서호 근처는 임대료가 명동이나청담동 이상으로 비싼 곳도 꽤 있다고 들었다. 미술대학 교수가 어떻게 이렇듯 비싼 곳에 작업실을 사용할수 있을까 무척 궁금해졌다. 사전에 후배로부터 들었지만 직접 인터뷰를 한다면 피부로 느낄 수 있겠지. 약속시간을 정확하게 맞춰 노크를 했다. 작업실을 가득 채우고 있는것은 골동품이다. 도예과 교수처럼 이 분도 골동품 컬렉터이다. 어제봤던 도예가 교수와 비교할 수 없지만 아주 큰 컬렉터임에 틀림없다. 메인으로 걸린 대련 족자에 쓰여진글씨가 명나라 때 것이고, 탱화와 옥, 서양의 오랜 악기와가구 등등 눈이 휭그레 돌아간다. 부인이 준비한 차를 마시며 차분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항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그 다음으로 중국미술학원의 특징에 대해. 마지막으로 작품세계에 대해. 작가는 중국 역사부터 시작해 항주가 문화 도시로 번창하고 면맥을 유지하는 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 했다. 간혹 어려운 한자나 용어가 나오면 필기를 해줬다. 중국미술학원은중국 내 최고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교수들의 지도력과 세계 유수 대학의 교수와 작가를 초빙하는 특강, 그리고예술정신에 대한 이론과 실기의 병행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尉晓榕(웨이샤오롱)교수는 새벽에 일어나 붓을 들고 작업을 한다. 가르치는 틈틈히 작업을놓치 않는데 인터뷰하는 당일 아침에 그린 그림이 놓여져 있었다. 그 동안의 개인전 도록 중에 두꺼운도록 3권을 주셨는데 작업 성향이 각각 다르다. 주요 장르인인물을 기본이고 풍경, 그리고 도자기에 그린 그림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강조한다. 현대적인 것은 결국 전통을 잇는 것이다. 그 그림을 보고 어느 나라의 것인지 모르는 것은 정체성의 문제가 있다. 하지만실험적인 태도를 잊지 않으려 한다. 전통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현대적인 실험을 병행한다면 그 작가만의작업세계를 구축한다고 강조한다. 인터뷰가 3시간이 지나가자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한 이야기, 한국 방문 경험을 안했지만 한의학,한식 등에 관심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래된 피아노에 앉아 아리랑을 연주해주었다. 그는어떤 음악이든 들으면 악보로 그릴 수 있다고 후배가 귀뜸해 준다. 서예, 중국화의 전문가를 넘어 예술인이었다. 그가 컬렉션 한 골동품과 그를보는 것이 가장 큰 장남감이라고 말하는 것에서 서재에 꽂힌 해외서적과 국내의 여러 책들이 그의 예술가 삶의 면모를 단적을 보여주었다.

긴 시간 동안의 인터뷰였지만 머리가 명징해지고충만된 마음으로 작업실을 나섰다. 아 배고프다. 후배와 아주늦은 점심을 먹으며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는데 2시간이 흘렸다. 항주에있으면서 항주에 다시 오고 싶어진다.

 



                                                                                                                     항주.서령인사
  
                                                                                                        항주.웨이샤오롱교수작업실

  서호(西湖)에서 아침을 2번 맞았다. 첫번째 방문에서 후배와 30분씩 따로 시간을 갖었다. 나는글을 쓰고, 후배는 그림을 그리고. 고요히 찰랑거리는 물결따라 저 안쪽의 숲으로 눈을 이동한다. 엊그제 작업실 탐방 길에 방문한 차 밭과 식당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다시 호수로 이동하니 뱃놀이가 한 창이다. 작은 전통적인배에서 최신 유람선까지 섞인체 떠다니고 있었다. 물길을 따라 흘러 흘러 당나라에 당도하니 백거이(白居易)가 백성을위해 제방을 쌓고 있었고, 송나라에 다다르니 서동파는 서호의 뛰어난 경관을 중국 4대 미인인 서시의 아름다움에 빗대어 서호를 '서자호(西子湖))라고부르며 시를 지었다. 항주는 2차 세계대전 후에는 중국을대표하는 문화중심도시로 선정되었다. 지금의 항주가 문화도시로 꽃 피우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니 내가 만난 갤러리 대표, 4명의 아티스트가 예술의 중심 도시에서예술향기를 그윽하게 품어내고 있는 것이다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골고루 예술을 체감할 수 있도록 예술은 높은 곳에만 있지 않고,낮은 곳에도 흐르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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