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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Coreedici | Le Regard du Coeur 여기 한국이 있다

정영숙


2017 Coreedici | 프랑스 몽필리에 국제의집 
Le Regard du Coeur 여기 한국이 있다


정 영 숙(문화예술학 박사, 갤러리세인 대표)







작가는 일찍부터마음을 드러내며 작업을 한다. 근원이 되는 작업을 시작하는 것, 가장작가의 내밀한 정서를 드러내는 것이다. 작가의 정서는 그 사람의 환경에서부터 비로소 시작된다. 환경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느 땅, 어떤 사람들과의 관계에 속했는지, 그리고 어떤 생각으로 그 시간들을채웠는지에 따라 직간접의 경험에 의해 형성 된다. <여기, 한국이있다> 2017년 미술파트에 초대한 박방영, 프란체스카조 작가는 시심이 충만된 작가들이다. 이 두 사람은 총체적인 삶의 경험을 아낌없이 예술로 승화시키고있다. 몽필리에서 시민들은 이들의 작품을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하는가?,어떤 마음으로 접근해야 하는가? 몽필리에 시민을 위해 처음 소개하는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들여다보자.


 


박방영_ With you 53x45 Mixed Media on TraditionalKorean Paper 2014



박방영 작가는 유년시절에 서당에서 한자를 배웠다. 그리고산길 10리를 걸어서 초등학교를 오가며 무덤 근처에서 놀면서 비석에 새겨진 한자를 유심히 보곤 했었다. 고등학교 때에서 전국서예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서예에 능통한 재능을 보였다.그 후 대학에서는 서양화를 전공했고 석박사에서는 한국화와 서양화를 아우르며 재료를 넘어 표현방식에 충실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화려한 여백이 있다. 블랙스완처럼 전통은고수하돼 현대성을 가미한 새로운 혁신은 30년 넘게 작품활동을 하며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상형일기>시리즈는박방영 작가만의 고유한 조형언어이다. 그는 단련된 필치로 추상에 가까운 서법도 자유자재로 구현할뿐더러옛 문인화처럼 그림을 그린 화선지 한 면에 한시를 자유롭게 써넣는다. 20세기 초현실주의 작가들이 오토매틱으로그림을 그리듯이 그는 탄탄한 붓 놀림으로 서예의 모든 서체를 넘나들며 작품에 따라 강약을 집어넣는 것이다. 필자가 2014년 월간지에 기고하는 '작가의 방' 인터뷰를 할 때이다. 부안과 변산반도 주변을 답사할 때 작업해놓은그림을 보여줬다. 그림과 글씨가 혼용된 것들이다. “그림일기인가요?” 부안답사기를 엮은 것으로 그는 작품집을 “상형일기”라고 표현했다. 이렇게 이야기 발전과정을 서술해가는 연작그림을 중국에서는 연환화(連環畫)라 한다. 박 작가의 상형일기는 상형문자와 그림으로그리는 일기이다. 이 일기는 작가가 세상을 보는 감각과 경험을 통해 문자와 이미지를 선택하는 것에서부터출발한다.



박방영_Story of Journey 137x136 Mixed Media on Traditional Korean Paper 2014


그의 작품은 온 몸에 흐르는 유연한 행위의 결과이며, 총체적인사고로 무장된 정신적 발현이다. 고도의 시심(詩心)은 시심( 始心)의 출발에서 시심(示心)의 훈련으로 이어져 작품으로 형상화된 것이다. 박방영 작가는매일 붓을 들고, 매일 글을 짓는다. 그는 이모티콘도 만든다. 최근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이나 SNS를 이용할 때 문자와 이모티콘을 통해 사람들과 대화한다. 박 작가는특유의 이모티콘은 선보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불러낸다. 그의 필력을 바탕으로 먹의 농담과 인물의특징이 요즘 유행하는 캘리그래피(Calligraphy)의 맛을 담뿍 느끼게 한다. 새로운 이모티콘 작업에 대해 그는 “마음의 감정과 현재의 상태를 즉각적으로 표현해내고 마음 밑에 깔려있는 재치와유머를 끌어 올려 표현하고 즐기는 맛이 그만이다”고 웃는다. 자유자재로 구상한 한글과 한자는 때에 따라 자작시로드러나고 그림으로 조합된 이모티콘은 4차 산업 혁명의 시대에 예술가로서의 아방가르드 정신을 여가 없이보여준다. 그는 온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가이다.

 

 


프란체스카 조 _ 무제 50x80 ash & oil 2016-17


프란체스카 조 작가는 강릉에서 20대 초반을 보냈고, 그 후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 한 후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몇 년 전부터는 프로방스로 이동하여 작업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간간히고국인 한국에서 초대받아 미술관과 주요 갤러리에서 작품 발표를 하였다. 필자는  2년 전 서울에서 작가를 처음 만났다. 비로서 작가의 작품세계를 탐색하는 시간을 갖었고 그녀의 환경적 요인과 예술세계관에 대해 감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이번 기획을 위해 작가의 자료를 메일로 주고 받으며 점차 그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집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그녀의 시심은 유년 시절의 경험도 중요하게 자리 한다. 1970년대 봤던 한국의 풍경, 즉 기와집 안채의 창문이다. 그 창문에는 창호지가 발라져 있었고, 집집마다 문화가 달랐다. 프란체스카 조가 본 창호지는 좀 더 특별했다. 계절에 따라 꽃 잎이창문에 붙여져 있었던 것이다. 당시의 어머님들이 이불을 만들고 남은 천 조각을 이어 조각보를 만들 듯이창문에도 모자이크를 한 것이다. 얼마나 운치있는가? 이것은자연친화적인 사유의 세계가 충만된 한국의 정서이다. 프란체스카 조 작가는 런던과 프로방스에서 30여 년을 살고 있지만 10~20대 초반 한국의 정서를 품고 있는것이다. 이것이 작가의 시심(始心)이자, 시심(示心)을 조형화하는데 탁월하다.





프란체스카 조 _ 무제 30x120ash & mixed media 2016-2017


반면 작가는 머리카락을 태워서 재료로 사용하는 작업 방식도 있는데 이 또한 이색적이다. 머리카락은 세월의 축적물이며 역사이다. 재로 만든다는 것은 때()의 기록을 제거하고 소멸시키는 행위이다. 팽팽한 풍선에 공기를 제거하면 어떤가? 공기를 감싼 실체, 풍선의 재료인 고무만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남는 것이 중요하지않다. 그 과정에서 풍선은 이미 존재를 드러냈다. 프란체스카조의 재로 만드는 행위는 그 자체가 팩트이다. 지난 과거를 지우고 싶은 사람도 있고, 추억하는 사람도 있다. 과거는 실체가 없다. 상념 속에 존재하는 것뿐이다. 프란체스카 조는 한국에서 살았던 시간보다유럽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작가가 예술 활동을 하는데 있어 10~20대의 환경과 정서는 작가만이 경험한 세계이고, 작업이 근원이된다. 더불어 유럽의 문화를 경험하며 체화된 예술 행위는 아시아와 유럽을 넘나들며 자유자재로 통섭하는힘이 된다. 프란체스카 조 작품이 각별하게 보여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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