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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레지던시 현장 스캐치] 제주 예술공간 이아 레지던시, 뜨겁게 포옹하는 친구들

정영숙

[국‧내외 레지던시 현장 스캐치] 세인 박사의 아트로드 르포
<제주 예술공간 이아 레지던시, 뜨겁게 포옹하는 친구들> 1


정영숙(문화예술학 박사, 갤러리세인 대표)


제주 예술공간 이아는 제주문화예술재단 소속으로 2017년 (구)제주대학 병원이 <예술공간 이아>로 새롭게 탄생, 레지던시를 운영하며 전시와 교육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시민들이 예술을 향유하는 일상 예술이 이루어지는 공간과 제주대학교병원 제주지역암센터와 연계한 협력프로그램 ‘나의 치유’ 프로그램과 2021년부터 예술치유콘텐츠 사업을 강화,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확장 진행중이다. 




필자가 예술공간 이아를 찾았던 때는 맞은 편 중앙성당에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낮 12시를 지난 때였다. 조용한 구제주시 내에 위치한 이아는 5층 건물로 아담했다. 입구에 아름드리 나무가 오래된 건물임을 추측케 한다. 건물 내부는 작가들의 작업들, 전시공간, 사무실, 공유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창작 공간 4층에 위치, 총 6명 작가들이 입주해 있었다. 그 중 몇 분의 작업실을 볼 수 있었는데 먼저 한윤정 작업실 문을 노크했다. 한 작가는 서울에서 작품활동을 하며 특히 음식문화와 뒷골목의 가게들을 애정있는 시선으로 가게 간판까지 오브제로 결합하는 독특한 형식의 작업을 진행했었다. 7년 전경 제주 이중섭미술관 레지던시에 입주하면서 제주에서 거주, 이제는 제주시민이 되었다. 그로 인해 작업에도 큰 변화가 생겼는데 바로 제주문화를 담아 내고 있었다. 제주도의 오래된 식당, 가게 그리고 거리와 사람들을 치밀하거나 때론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었다. 전시 공간에서 대형 작품을 보며 작가가 레지던시 입주를 통해 더욱 제주인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음은 서예가 윤경우 작업실로 이동했다. 보통 서울이나 경기 근처 레지던시에 서예가를 본적이 없었다. 책상 위에 서예 도구가 있어 붓을 들고 글씨를 써봤다. 먹 향이 그윽이 퍼지는 공간, 벽에 걸린 작품들로 시선을 돌리니 초서와 ‘후두둑’이라는 글자를 겹쳐 쓴 신추상화가 화선지 위에 쓰여져 있다. 그렇다. 그리지 않고 쓴 추상화, 문자로 출발했기에 뜻도 함축되어 있는 그림이었다. 전시 공간에는 보다 큰 대작이 펼쳐져 있었고 화선지 사이 사이를 오가며 감상했다. 작가는 레지던시 기간 동안 교육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했다고 한다. 그리고 제주도 출신의 홍진숙작가는 중견 화가다. 나이를 잊은 열정적인 창작욕구로 30-40대 작가들과 함께 입주, 창작에 몰두했다. 제주도의 곶자왈과 용천수를 역사적 맥락으로 고스란히 담은 회화다. 그리고 입주작가 보고서 전시를 통해 3명의 작가의 작품을 감상했다. 먼저 박한나 작가는 기후 변화에 관심을 갖고 인간에게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일깨워주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가희 작가에 대해 레지던시 윤한결 담당자는 “이번 이아로 입주기간 동안 노동자, 환경미화원, 해녀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의 소박한 유토피아를 그려냈다.”라고 기획 글에 언급했다. 박종호 작가는 ‘나의 치유’에 집중한 작업으로 기존 인중이 캐릭터와 자신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기존에 사용하지 않는 색채를 사용, 내면의 소리를 꺼내 치유의 도구로 사용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2022년 예술공간 이아 레지던시 예술치유콜렉티브 이아로(路) 입주작가 결과보고전 <온전한 조각>전 키워드는 치유였다. 작가 스스로 작업을 통해 치유 받고, 시민들은 ‘예술보건소’ 프로그램을 통해 몸이 아닌 예술을 통해 마음을 어루만지고 치유라는 시간을 갖었다. 예술공간 이아는 장소성, 공간의 특수성, 공공성을 레진던시를 통해 구현하며 입주한 예술가와 참여한 시민들에게 따스한 온기를 불러 일으키는 프로그램으로 특화된 곳이었다. 예술은 길을 걸으며 반갑게 마주친 친구 같은 존재다. 뜨겁게 포옹한다면 그 거리를 걷는 시민은 행복한 예술산책을 할 것이다. 성당의 6시 종소리 나오는 길, 마음이 훈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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