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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제주일보칼럼9-기억을 집결시키는 힘, 4·3미술제 30년

변종필

기억을 집결시키는 힘, 4·3미술제 30

 

4·3은 제주인의 마음에 깊은 상흔으로 남아 여전히 아물지 않은 채 소환되는 우리의 역사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4·3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세대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미술로 제주의 비극사를 재해석하며 진실을 소환하는 것은 미래 세대를 위한 역사적 기록의 또 다른 방법이다.

 

미술로 제주 4·3을 알려온 제주 ‘4·3미술제가 올해 30년을 맞이했다. 4·3의 진실을 규명하고, 침묵을 깨는 과정으로 출발한 30년 전의 시작이 서른 해를 맞이하는 동안 창출한 수많은 작품은 그 자체로 4·3미술의 역사가 되었다. 4·3미술제는 희생자를 위로하는 제의(祭儀)의 성격이 강했지만, 진실의 침묵은 곧 역사의 은폐임을 자각하고, 기억 투쟁이라는 운동의 성격으로 확장해온 제주미술의 역사이다. 이는 한마음, 한뜻으로 30년이란 세월 동안 4·3미술제를 통해 4·3을 굳건히 지켜낸 파수병들(탐미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뜻깊은 역사의 시간을 맞이하여 기획된 4·3미술제 30기억의 파수, 경계의 호위는 제주도민이라면 꼭 챙겨보아야 할 전시이다.

먼저 37일부터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시작된 기억의 파수는 제주도민뿐 아니라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제주 4·3을 알리고, 함께 기억하자는 의미로 지난 30년 동안 기억, 투쟁, 해원, 상생, 공동체등의 키워드로 4·3을 기록해온 작가들의 주요 작품을 아카이브형식으로 구성한 전시이다. 특히 기억의 파수는 동일한 타이틀로 제작한 독자적 영상작품을 통해 새로운 형식의 4·3미술과 4·3의 역사를 마주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로도 창출된다.

최근 배우 박해일씨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서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응원하는 온라인 응원 캠페인을 볼 수 있다. 캠페인 메시지의 공통 핵심인 화해와 상생이라는 4·3의 평화적 가치는 이제 제주를 넘어 세계의 유산으로 인식되어야 할 우리 모두의 유산이다. 이는 새로운 평화와 미래를 향한 예술 연대를 4·3정신을 기반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제주미술의 비전으로, 평화예술 활동의 국제적 활성화를 위해 30년 이어온 4·3미술제의 정체성과도 맥락적으로 연결된다.

 

20세기 위대한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켄슈타인(1889~1951)철학자의 작업이란 특정한 목적을 위해 기억을 집결시키는 것이다라고 했다. 기억투쟁을 위한 미술운동으로 출발한 4·3미술제가 30년의 세월을 축적하며 4·3의 실증과 역사적 제의를 다양한 시각예술로 보여준 것은 그 자체로 제주 4·3의 올바른 역사 정립을 위해 기억을 집결시켜는 힘으로 작용했다. 4·3미술제 30기억의 파수, 경계의 호위4·3을 기억하고 기록해온 역사의 시간을 함께 공유할 소중한 기회이다.

 

미디어아트 기억의 파수는 문화예술공공수장고 미디어영상관에서 41일부터 521일까지 상영되고 경계의 호위41일부터 430일까지 산지천갤러리, 예술공간이아, 포지션민 등에서 열린다.


출처 : 뉴제주일보(http://www.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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