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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감각의 역사 안에서 이탈리아 미래주의 요리 운동이 위치한 지점 탐구

윤지수

감각의 역사 안에서 이탈리아 미래주의 요리 운동이 위치한 지점 탐구

윤지수


<목차>
1. 들어가며_ 미래주의 운동 소개
2. 미래주의 요리 운동 소개, 요리운동을 통한 인간의 감각 확장
3. 감각 사 안에서 미래주의 요리 활동의 위치 탐구
3-1) 도시문명의 스펙터클, 일상성의 마비, 그리고 미래주의 요리 운동
3-2) 왜 요리인가? 전쟁과 요리
4. 나가며_ 미래주의 요리 운동의 의의. 동시대인들이 느끼는 감각과 미래주의 요리 운동의 감각지점의 접점 탐구


1. 들어가며_ 미래주의 운동 소개

  미래주의 운동은 20세기 초에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일어난 아방가르드 예술운동이다. 마리네티(Filippo Tommaso Marinetti, 1876-1944)가 발표한 <미래주의 시 선언>1) 이 효시가 된 이 운동은, 미술, 음악, 연극, 문학 등 예술 전반에 걸쳐 대두되었다. <미래주의 시 선언>의 발표 1년 후, 3월에는 보치오니(Umberto Boccioni, 1882~1916), 카라(Carlo Carra, 1881~1966), 루솔로(Luigi Russolo, 1885~1947), 발라(Giacomo Balla, 1871~1958)를 포함한 다섯 명의 화가들이 트리노(Trino)의 키아레라 극장에서 <미래주의 화가 선언>을 공표하면서 미술 운동으로 전개되었다. 
미래주의 작가들은 과거의 고루함을 청산하고, 새로움과 젊음, 기계, 운동, 힘 속도를 찬양하며 다이너미즘(dynamism)을 화면 안에 구현하려고 했다. 이는 “세계는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더욱 풍요로워졌다. 그것은 바로 속도의 아름다움이다. 달리는 자동차는 사모트라스 섬의 승리의 여신상보다 아름답다.”고 말한 마리네티의 사상을 작업 안에 접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2)

  미래주의 운동은 1차 세계대전을 기준으로 하여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첫 단계에는 마리네티, 보치오니, 발라를 포함한 밀라노 그룹과 카라, 소피치(Ardengo Soffici, 1879-1964)를 포함한 피렌체 그룹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전후에 마리네티는 새로운 멤버들과 미래주의 운동을 재건했다. 중심이 되는 인물로는 마리네티의 아내였던 카파(Benedetta Cappa, 1897-1977)와 데페로(Fortunato Depero, 1892-1960)가 있다. 이 2세대 미래주의 활동에서 마리네티는 감촉주의(Tattilismo)를 내세운 선언문과 함께 「미래주의 요리 선언(Manifesto della cucia futurista)」을 발표한다.
  필자는 미래주의 운동이 당대 사회적 배경(제 1차 세계대전, 현대 도시)과 조응하여 진행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워서 주제로 선정했다. 그중에서도 미래주의 요리 운동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이 운동이 감각 사(感覺 史)에 끼친 영향력이 동시대까지도 미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이 연구를 통해 미래주의 요리운동이 감각의 확장에 끼친 영향을 분석하고, 인류의 전 역사 안에서 미래주의 요리운동이 위치한 지점을 탐구해보려고 한다. 더 나아가 동시대인들이 느끼는 감각과 미래주의 요리운동의 접점을 구체적인 사례를 이용해 탐구해볼 것이다.


2. 미래주의 요리 운동 소개, 요리운동을 통한 인간의 감각 확장
  미래주의 요리 선언과 운동은 “미래주의자들이 이제까지 추구해온 미래주의 이념과 실천의 궁극적인 귀결”이었다고 평가된다.3) 미래주의 요리 운동의 근간이 되었던 ‘미래주의 선언’은 다음과 같다. 
“현대 도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색조와 다양한 음성을 지닌 혁명의 물결, 강렬한 전기 달빛으로 이글거리는 병기고와 조선소에서 박동하는 한밤의 열정, 연기를 뿜는 뱀들을 게걸스럽게 집어삼키는 철도역들, 빛나는 칼날처럼 햇살 속에 반짝이며 거대한 기계 체조 선수처럼 강들에서 다리를 벌리고 서있는 교각들, 지평선 너머로 킁킁대며 지나가는 용감무쌍한 증기선들, 파이프로 재갈을 물린 거대한 강철 말들처럼 철로에서 발길질하며 달리는 기관차들의 넓은 가슴팍, 바람속의 깃발처럼 떠들썩대며 흥분한 군중의 박수소리 같이 펄럭이는 프로펠러를 가진 비행기들의 날렵한 비행 이런 것들을 노래하려고 한다.” 
이 선언문에는 현대 도시문명의 스펙터클이 다양한 감각과 공감각적 은유를 통해 묘사되었다. 마리네티는 새로운 기술문명에 대한 기대감을 다채로운 감각적 언어로 표현하며, 서구의 합리주의 전통이 분리한 다섯 감각의 경계를 넘어서 인간 감각의 새로운 확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4) 
  1차 세계대전 이후 미래주의 운동은 ‘감촉주의’ 선언으로 결실을 맺는다. 감촉주의란 서로 분리된 오감을 넘어 새로운 차원의 공감각을 추구하는 것이다. 마리네티는 이러한 감각이 발현되는 주요 처소를 신체로 보았다. 또한 인간의 힘이 감각의 서로 얽힘에서 나온다고 주장하며, 인간 감각의 매듭이 신체의 표피에서 가장 잘 관찰된다고 주장했다. 그의 감촉주의는 미래주의 요리운동을 낳았다.5) 퍼포먼스이자 모든 예술의 집약 체였던 요리운동은 가장 일상적인 먹는 행위를 예술의 단계로 올렸다.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주체자도, 관객도 모두 식탁에서의 모든 것과 식사 공간 전체의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요리하는 시간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는 오감을 느낄 수 있는 체험의 공간이었다. 왜냐하면 관객들은 다채로운 음식을 제공 받았을 뿐 아니라, 취해야할 행동과 그 순서, 감각의 강도를 조절하기 위한 음악과 시의 사용 등 다양한 지침을 제공받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요리운동이 다양한 감각을 한 공간에서 체험하게 만듦으로써 인지하지 못했던 감각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요리를 준비한 주체 자와 관객은 요리운동의 지침을 통해 감각 비율의 변화를 매 순간 느끼게 되는데, 이를 통해 이전엔 느끼지 못했던 확장된 감각을 체험할 수 있었을 것이다.


3. 감각 사 안에서 미래주의 요리 활동의 위치 탐구
  필자는 미래주의 요리 활동의 위치를 선행 연구를 기초로 하여 탐구해보았다. 그동안 많은 역사학자들이 감각 사를 검토해왔으나, 그중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틀을 제공한 사람은 미디어 이론가이자 문화비평가였던 마샬 맥루한(Marshall McLuham, 1911-1980)과 미디어 생태학 연구자였던 월터 옹(Walter Ong, 1912-2003)으로 꼽힌다. 이들은 감각 사에서 분수령 이론이라고 불리는 구술 이론(Orality theory)의 큰 틀을 만들었다. 필자는 맥루한의 선행 연구를 기초로 하여 미래주의 요리 활동을 대략적으로나마 위치 지을 수 있었다. 
  맥루한은 인류의 감각 사를 문물의 발전에 따라 크게 네 단계로 분리했다. 첫 번째는, 청각 구화 단계이다. 이 단계는 인류가 문자를 사용하기 이전의 시대를 일컫는다. 인류는 말이 소통의 기본일 때, 오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중 말을 듣는 청각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고, 그 다음으로 촉각과 후각(의사소통을 위해 공동체를 형성했던 사람들에게 촉각과 후각은 소통의 매개체로써 이용되었다고 한다.)이 사용되었다. 이 시기의 인간은 오감 중 청각을 가장 많이 이용했다고는 하나, 본질적으로는 공감각을 이용했다고 한다. 
두 번째 단계는, 필기 단계이다. 이 단계는 인류가 문자를 사용하게 된 이후부터 인쇄술이 발달하기 이전까지의 시기를 이야기 한다. 이 단계에서는 시각성이 청지 성을 대체했기 때문에 통합된 감각은 분리되었다. 맥루한은 음표문자를 인간이 부족 사회에서 문명사회로 옮겨가게 만든 엄청난 힘을 가진 매체라고 생각했다. 필기 문화는 활자 문화에 비해 청각적이고 감촉 적이었다. 따라서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과 촉각이 주로 이용되었다. 
세 번째 단계는, 인쇄 시대이다. 이 시기에는 인쇄술의 발달로 인해, 문서가 규격화되고 대규모로 재생산되었다. 맥루한은 이 단계에서 시각이 오감 가운데서 우월적인 지배력을 갖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나머지 다른 감각들은 시각 때문에 밀려났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인쇄 시대를 르네상스에서부터 20세기의 서구 사회로 특징지었다. 
네 번째 단계는, 전자 시대이다. 전자 시대는 감각이 통합되는 시대이다. 전자기기가 소형화되고, 사람들은 전자기기의 터치스크린을 통해 시각과 촉각, 그리고 청각을 계속적으로 자극받는다.6) 또한 신기술이 선사하는 스펙터클을 통해 생생한 가상현실을 체험하고, 이를 통해 공감각을 자극받기도 한다. 
  필자는 맥루한의 이론에 따라 이탈리아 미래주의 요리활동을 세 번째 단계(인쇄 시대)로 위치 지을 수 있었다.7) 그러나 그의 이론만을 따르는 것은 너무 1차원적인 탐구라고 생각했다. 필자는 맥루한의 이론을 단석으로 하여 더 입체적으로 미래주의 요리운동을 위치 짓기 위해 시도했다. 그 탐구는 현대 도시문명의 발달, 전쟁, 인간의 감각을 고려하여 이루어졌다.


3-1) 도시문명의 스펙터클, 일상성의 마비, 그리고 미래주의 요리 운동
  미래주의 요리 운동이 전개된 20세기 초반에는 정치적으로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러시아 공산주의가 들어섰고 자동차와 비행기가 출현했다. 그리고 활동사진과 무선 통신 등의 과학기술이 발전했다.8) 또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일상이 바뀌고, 그들이 느끼는 감각까지도 지배했다. 이 시대는 모든 문화적 양상 및 시각 예술이 엄청난 변화 속에서 발현되었다.9) 
  도시문명의 스펙터클은 일상성을 마비시켰다. 마르크스주의 이론가였던 르페브르(Henri Lefebvre, 1901-1991)와 기 드보르(Guy Ernest Debord, 1931-1994)는 도시문명과 일상성의 관계에 주목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를 펼쳐냈다. 먼저, 르페브르는 도시문명이 만든 일상을 ‘자본주의적 억압과 착취가 자행되는 공간이자 인간 소외 문제가 드러나는 공간’으로 정의 내렸다. 그리고 기 드보르(Guy Ernest Debord, 1931-1994)는 스펙터클한 풍경이 몸에서 분리된 시각중심주의이며, 시각적 구경거리인 이미지로 우리를 포획하며 현실적 감각을 마비시키고 현실을 박탈하여 갇힌 삶을 살게 한다고 주장했다. 르페브르는 현실적 감각의 마비와 일상생활의 소외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제시했는데, ‘일상생활에서 창조적이고 자발적인 생산 활동을 하는 것’이다.10) 
  필자는 도시 문명이 만들어낸 소외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요리를 통한 ‘식문화’가 이용되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미각은 가장 사회적인 감각이다. 함께 식사하고 음식을 나누는 것은 구성원이 되는 의식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자리로 식사 시간이 활용되기도 한다.11) 그렇다면 일상성과 도시 문명의 발달을 염두에 둘 때, 요리운동은 감각 사에서 어느 지점에 위치할까? 일상성을 회복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미래주의 요리운동은 과거 지향적(도시 문명 이전의 시대를 그리워하는)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도시 문명 이전의 사회로의 감각적 회귀를 꿈꾸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감각의 발현과 감각의 충돌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맥루한의 전자 시대와도 교차되는 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3-2) 왜 요리인가? 전쟁과 요리
  도시문명이 감각을 마비시켰다면, 전쟁은 감각을 몸에 새긴다. 대부분의 참전 군인들은 전쟁으로 인해 체화된 경험과 감각을 평생 트라우마처럼 안고 산다. 수많은 사상자를 낳은 1차 세계 대전은 전쟁터에서의 스펙터클을 체화시켰다. 이성을 상실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죽이는 행위를 목격한 자들은 인간을 ‘동물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체감했을 것이다. 필자는 이 원시적인 행태와 충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원시성을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매개체가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음식은 가장 원시적인 행위인 ‘생식’의 의미를 품고 있다. 식물이나 동물이 생식 활동을 통해 먹을 것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우리는 음식을 성적으로 느끼는 것이다.12) 그런데, 이 원시성은 아주 강렬해서 체화되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아이가 태어나서 맛보는 엄마의 젖으로 이 둘의 관계는 아주 끈끈해지는데, 이것이 바로 그 예이다. 따라서 필자는 전쟁으로 인해 체화된 감각과 트라우마를 해소시킬 수 있는 것이 음식이기 때문에 미래주의자들이 요리운동을 진행시켰을 것이라고 유추해본다. 
  촉각은 우리가 삼차원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우리는 특정 물체를 통해 당시 느꼈던 감촉을 떠올리곤 한다. 그리고 촉각은 아주 끈질기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도 물체의 촉각을 기억해내고, 길을 찾는다.13) 전쟁의 기억도 끈질기다. 전쟁에서 다리 한쪽이 잘렸던 사람들은 가끔 잘려나간 다리가 멀쩡히 붙어있다고 착각한다고 한다. 이는 다리가 붙어있었던 촉각이 아직도 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촉각이 끈질긴 이유는 프레데릭 작스(?, ?-?)가 《사이언스》에서 말한 것처럼. 최초로 점화되는 감각이며, 대개 맨 마지막에 소멸하기 때문이 아닐까. 
필자는 촉각에 체화된 전쟁의 기억을 또 다른 일상적인 촉각(요리와 음식)으로 상쇄하기 위해 미래주의자들이 요리를 이용했다고 생각한다. 미래주의 요리 운동이 ‘감촉주의 선언’을 시작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은 주목해야할 점이다. 
  미래주의 요리운동은 전쟁, 도시문명이 발전하는 사회적 상황 속에서 발현되었다. 그리고 인간의 일상성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체화된 전쟁의 충격을 덜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위의 모든 내용을 종합하여 필자는 미래주의 요리운동이 위치한 지점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감각의 충돌과 상쇄를 만들고 새로운 감각으로 확장시키는 미래주의 요리운동의 지점은 유동적이다. 그 특징상 맥루한이 주장한 감각의 4단계 중 어느 단계에도 머물지 않는다. 필기단계의 특징, 인쇄단계의 특징, 전자단계의 특징을 모두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4. 나가며_ 미래주의 요리 운동의 의의. 동시대인들이 느끼는 감각과 미래주의 요리 운동의 감각지점의 접점 탐구
  미래주의 요리운동은 오감을 자극하고 감각을 융합시켰다. 특히 20세기 초에 중요한 감각으로 취급받지 못했던 촉각을 회복하여 그 중심에 세웠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필자는 이탈리아 요리 운동의 이러한 의의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부분 반영되었다고 생각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인간은 미디어와 상호작용을 하며 다양한 감각들을 융합하고 증폭한다. 더 나아가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그것을 마치 신체의 일부분으로써 활용한다.14) 또한, 동시대인들은 감각을 융합하고 증폭하는 것 뿐 아니라 너무 생생하게 감각을 체험하여 현실과 가상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단계까지 왔다. 과학기술의 폭발적인 발달은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데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동시에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문제점들을 낳았다.
일례로, 가상현실 기술이 있다. 가상현실 기술은 참전 군인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치료하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15) 동시에 단지 게임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가상현실 기술이 지금보다 발전한 미래에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Ready Player One>(2018)에서 보이듯이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가상현실에서 느낄 수 있는 스펙터클은 현실감각을 마비시켜서, 현실 부적응 자들이 늘어나는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가상현실에서의 폭력성은 현실에 반영되어 다양한 양태의 사회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또 다른 예로 증강현실이 있다. 죽은 가족의 촉감을 기억하여 언제든 꺼내볼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멀리 떨어져서 사는 친구나 가족에게 기분을 공유하고 작은 선물을 보내는 기술은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한다.16) 그러나 이 기술이 악용되면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과학기술로 인해 인간은 점점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벽이 없는 일상을 살아갈 것이다. 인간의 감각은 마비되거나 또 다른 충격이 몸에 새겨질 수 있다. 인간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꾸준히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해결책을 강구하는 데에 미래주의 요리활동이 좋은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주>

1) 마리네티(Filippo Tommaso Marinetti, 1876-1944)는 1909년 2월 20일에 파리 일간지인 『르 피가로(Le Figaro)』에 최초로 <미래주의 시>를 발표했다.

2) 월간미술, http://monthlyart.com/encyclopedia/%EB%AF%B8%EB%9E%98%EC%A3%BC%EC%9D%98/, (2018. 06. 01)

3) 신혜경, 「이탈리아 미래주의의 요리혁신과 새로운 감성-마리네티의 『미래주의 요리책』을 중심으로」, 『현대미술학 논문집』, Vol.21 No.2, 현대미술학회, 2017, p. 204.

4) 앞의 논문, 신혜경, p. 198.

5) 앞의 논문, 신혜경, pp. 200-201. 

6) 마크 스미스, 『감각의 역사』, Su book, 2007, pp. 24-26.

7) 물론 맥루한이 주장한 구술 이론은 학자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다. 특히 그의 주장은 시각을 다른 감각들로부터 이분화 한다는 데에서 비판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졌다. 일부 학자는 감각의 비율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또 일부 학자들은 감각의 사회문화사에 집중하여 기존의 시각 중심적인 서양역사 해석에 균형을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연구는 ‘선구적’이라고 평가받는다. 월터 옹과 마셜 맥루한의 연구가 선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역사 연구를 위해 감각의 중요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며, 인쇄혁명의 중요성을 이해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맥루한이 주장한 감각의 4 단계 연구를 따랐고, 이를 근간이 되는 감각의 역사로 받아들였다. 앞의 책, 마크 스미스, pp. 29-34.

8)  김지현 외 1인, 「기욤 아폴리네르와 필리포 마리네티의 타이포그래피」, 『한국디자인학회』, Vol.25 No.-, 한국디자인학회, 1998, p. 108.

9)  앞의 논문, 김지현 외 1인, p. 5.

10)  김민지, 「도시공간과 실천적 일상전술의 예술적 실행」, 『현대미술학 논문집』, Vol.16 No.2, 현대미술학회, 2012, pp. 37-43.

11)  다이앤 앤커먼, 『감각의 박물학』, 작가정신, 2004, p. 189. 

12)  앞의 책, 다이앤 애커먼, p. 196.

13)  앞의 책, 다이앤 애커먼, pp. 143-144.

14)  이수안, 「감각중심 디지털 문화와 포스트휴먼 징후로서 `호모 센수스(homosensus)`의 출현」, 『문화와 사회』, Vol.18 No.-, 한국문화사회학회, 2015, p. 128.

15)  카나 플라토니, 『감각의 미래』, 흐름출판, 2017, pp. 324-325.

16)  앞의 책, 카나 플라토니, pp. 386-389.



<참고 URL>

월간미술, http://monthlyart.com (2018. 06. 01)


<참고 문헌>

다이앤 앤커먼, 『감각의 박물학』, 작가정신, 2004.

마크 스미스, 『감각의 역사』, Su book, 2007.

카나 플라토니, 『감각의 미래』, 흐름출판, 2017.

김민지, 「도시공간과 실천적 일상전술의 예술적 실행」, 『현대미술학 논문집』, Vol.16 No.2, 현대미술학회, 2012.

김지현 외 1인, 「기욤 아폴리네르와 필리포 마리네티의 타이포그래피」, 『한국디자인학회』, Vol.25 No.-, 한국디자인학회, 1998. 

신혜경, 「이탈리아 미래주의의 요리혁신과 새로운 감성-마리네티의 『미래주의 요리책』을 중심으로」, 『현대미술학 논문집』, Vol.21 No.2, 현대미술학회, 2017.

이수안, 「감각중심 디지털 문화와 포스트휴먼 징후로서 `호모 센수스(homosensus)`의 출현」, 『문화와 사회』, Vol.18 No.-, 한국문화사회학회,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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