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커뮤니티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거짓말》 기자간담회, 서울대학교미술관

객원연구원



서울대학교미술관(관장 윤동천)은 <거짓말>을 3월 7일부터 5월 26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구민자, 김범, 신정균, 안규철, 오재우, 이병수, 이수영, 이준형, 장보윤 작가의 작업들이 소개된다.


윤동천 관장이 전시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Post-Truth’, 옥스퍼드 사전이 2016 선정한 단어로 사실보다 감정이 대중 여론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지칭한다. 최근 현대미술계에도 ‘거짓말’로 인식될 법한 창작활동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거짓말>전은 이와 같이 허구의 내러티브를 전제로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는 최근 한국미술의 동향을 살핀다. 


서울대미술관이 선정한 모택동의 일화가 거울상 반전으로 적혀 있다. 

오늘날 ‘거짓말하는 예술가’는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하여 그 사실들에 그럴 듯한 허구를 정확하게 꽂아 넣어 작동시킨다. 미술가들의 창조적 사기는 진실 탐구에 기여하기도 한다. <거짓말>은 미술이 정의되는 방식과 한계를 되짚고, 미술가 자신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관객이 생각해 만들어나가는 전시이다. 


 조나현 학예사가 김범의 <변신술>을 설명하고 있다. 

김범의 <변신술>은 인간이 여러 물체로 변신할 수 있는 방법을 적어 놓은 지침서이다. 작품의 지침을 따르다보면 참과 거짓이 변화와 의지라는 큰 틀에서 어떻게 가려질 수 있는지, 존재를 어떻게 정의할지와 같은 근원적인 질문이 시작된다. 


안규철의 <그 남자의 가방(Ⅱ)>

안규철의 <그 남자의 가방(Ⅱ)>은 산문, 드로잉, 설치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꾸며낸 이야기인 산문이 드로잉으로 제시되고 이제 그것은 관람객의 눈앞에 실제로 펼쳐진다. 이 때 가상의 이야기는 거짓과 실제를 넘나들고 관객은 제시된 산문, 드로잉, 설치의 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구민자의 <스퀘어 테이블: 예술직 공무원 임용 규정 마련을 위한 공청회>

구민자의 <스퀘어 테이블: 예술직 공무원 임용 규정 마련을 위한 공청회>는 공무원직에 예술가 직렬을 신설한다는 가정 아래 미술계 사람들이 모여 근무조건, 자격요건 등을 논의한 퍼포먼스였다. 이 가상의 공청회는 현재 예술계의 의식 조사를 겸하며 이분법적 고정관념을 다시 생각하게끔 한다. 


오재우 작가가 자신의 작업 <콜렉터스 초이스>를 설명하고 있다.

오재우의 <콜렉터스 초이스>는 작가가 콜렉터로 소개되는 시민들에게 소장하고 싶은 작품의 이미지를 가짜로 제작해준 뒤, 그 모작을 소장하게 된 콜렉터들에게 이 작품을 소장하게 된 경위를 들려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 이야기 전체는 미장아빔(mise en abyme)적 허구로 이루어져있으며 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한 단면을 드러낸다. 


이병수 작가가 자신의 작업 <관악산 호랑이>를 설명하고 있다.

이병수의 <관악산 호랑이>는 관악산에 사는 호랑이의 존재를 가정하여 그에 관련된 연구를 수행한 작업이다. <관악산 호랑이>는 하나의 허구적 프로젝트를 가장한 것으로, 한국 또는 한국사회의 상징인 호랑이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품게 한다. 


장보윤 작가가 자신의 작업을 설명하고 있다.

장보윤의 <기억의 서: K의 슬라이드>는 우연히 버려진 사진 슬라이드를 주운 작가가 사진의 주인에 대해 알게 된 자료들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실제와 허구가 혼합된 이 작업에서 작가는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을 넘나들기도 하는 역동성을 보여준다. 


이준형의 <Chapter 11>

이준형의 <Chapter 11>은 배경이 제거된 채 어떠한 행동을 수행하고 있는 인물들을 그린 작품이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일반적으로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매체의 권위를 맹목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그 배경의 ‘맥락’을 볼 것을 제시한다. 


이수영의 <수유시장 사주 프로젝트>

이수영의 <수유시장 사주 프로젝트>는 지역 공동체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의 의미를 발굴해온 작업들 중 하나이다. 이 작업은 시장 구성원들의 사주를 봐준 것으로 운명이라는 미지의 내용을 알려주는 존재에 작가 자신을 위치시켜 믿음으로 이루어지는 ‘소통’의 진위와 강력함에 대해 실험하고 경험한다. 


조나현 학예사가 신정균의 <발견된 행적들>을 설명하고 있다.

신정균의 <발견된 행적들>은 남파간첩의 행동양식을 늦은 시간 공원에서 일반인이 수행하도록 한다든지 집안에서 찾은 기념품들을 경찰의 증거목록처럼 꾸민다든지 하는 거짓으로 점철된 작업이다. 하지만 이 속임수를 착각한 이가 실제로 작가를 경찰에 신고하여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이 한국의 특수성을 보여준 작업이 되었다. 

<거짓말>의 연계프로그램으로 4월 25일에 조윤호(『나쁜 뉴스의 나라』의 저자)와 하병학(가톨릭대학교 교수)의 강연이 있으며 5월 18일에는 이병수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이 있다. <거짓말>은 오늘날 진위와 상관없이 넘쳐나는 정보 속 가장 필요한 자세인, 거짓과 진실 그 자체와 그 둘의 관계를 의심하고 종국에는 자기 인식에 대한 질문을 반복적으로 던지게 하는 전시로 관람을 권한다.

원고작성 및 사진촬영: 류윤혜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