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해시태그 2020》 전시가 2020년 7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다. 이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현대자동차가 차세대 창작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새롭게 선보인 공모사업으로, 서로 다른 분야의 창작자들이 협업하는 형태의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다.
이사빈 학예사
이 전시를 기획한 이사빈 학예사는 해시태그를 인터넷에서 정보의 검색이나 분류를 원활하게 하는 특수기호라 설명하며 해시태그의 성격을 확장성과 개방성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해시태그의 그런 성격이 다양한 분야와 협업해 이뤄지는 이번 프로젝트의 성격을 잘 담아내고 있어서 전시 프로젝트의 제목을 해시태그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강남버그 이정우 (왼), SQC 권욱 (오)
이 전시에서는 디자이너, 건축가, 연구자 등으로 구성된 강남버그(GANGNAMBUG)와 서울퀴어콜렉티브(Seoul Queer Collective, SQC)가 선발되었으며 두 팀은 강남과 종로3가라는 특정 지역을 소재로 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천하제일 뎃생대회
<강남버스>를 설명하는 김나영
강남버그는 강남을 대한민국의 도시 개발 과정에서 탄생한 일종의 오류(버그)라고 생각하고 강남이라는 지역이 상징하는 이미지와 가치들을 여러 각도에서 해석하는 프로젝트팀이다. 그들은 경제와 교육의 중심지이자 누구나 소속되고 싶어하지만 동시에 누구나 허물고 싶어하는 강남이라는 지역을 몇 가지 키워드를 통해 분석하고 비판하고자 한다.
<마취강남>을 설명하는 이경택
<오르고 또 오르고>를 설명하는 이정우
강남버그는 <천하제일 뎃생대회>, <강남버스>, <마취강남>, <오르고 또 오르고> 등 총 4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이는 모두 ‘강남’하면 떠오르는 입시, 건축, 경제 등을 소재로 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알던 강남과는 또 다른 이면의 강남을 마주하며 과연 강남이라는 지역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비록 코로나로 인해 규모는 작아졌지만 강남버그는 오프라인 참여형 프로그램을 시도함으로서 관람객들이 직접 작품에 참여하는 과정들이 모여 작품을 완성시키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팀 설명
서울퀴어콜렉티브는 2016년부터 본격화된 종로3가 일대의 젠트리피케이션 과정에서 밀려난 소수자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결성되었다. SQC는 종로3가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도시에서 배척당하는 존재가 되어버린 노숙자, 빈민 노인, 성매매 여성 등 소수 집단들을 ‘도시 퀴어’라고 명명했다.
<타자의 연대기>를 설명하는 권욱
<타자 종로3가/종로3가 타자>를 설명하는 남수영
<평평하게 겹쳐진>을 설명하는 김정민
SQC는 세미나, 출판물, 웹사이트, 연대표, 사운드 설치 작업 등 다양한 방식의 작업들을 통해 도시 퀴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은 퀴어라는 단어가 단순히 젠더 섹슈얼리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닌, 도시가 누군가를 낙인하고 배척하는 매커니즘이라고 해석하며 그 낙인의 과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종로3가를 통해 바라보았다. SQC는 독특하게도 전시와 관련해 도서를 출판하기도 했는데 이 외에도 비롯해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 참여형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그 프로젝트는 전시 기간에도 쭉 진행된다. 이런 작업들을 통해 SQC가 전시의 취지에 맞게 다양한 방식을 고민했음을 알 수 있었다.
<평평하게 겹쳐진>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현대자동차가 차세대 미술가들의 발전을 위해 새롭게 기획한 프로젝트인만큼 전과는 다른 형태를 관람할 수 있어 매우 신선했다. 또, 기존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협업을 통해 만들어낸 작업들에 관람객들의 참여까지 더해지며 작품과 작가, 관람객의 상호 소통이 전시를 완성시킨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전보다 점점 더 ‘소통’이 중요시되는 현대 사회에서 이 전시가 ‘예술에서의 소통’의 좋은 선례로 남을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연구원 : 좌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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