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커뮤니티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김연수 : 불안한 공생 Uneasy Symbiosis》, 금보성아트센터

객원연구원

금보성아트센터에서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김연수 개인전 <Uneasy Symbiosis : 불안한 공생>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거미를 소재로 하는 회화작업으로 알려진 김연수의 세 번째 개인전으로, 그의 작품을 통해 이질적인 존재와 불안한 공생이 반복되는 인간의 숙명과 현대인의 자화상을 찾아볼 수 있다.


전시장 전경

김연수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 석사를 졸업했다. 2017년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과 2018년 인사아트스페이스에서 두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고, 2016년 경민현대미술관, 2017년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2019년 뉴욕의 아고라 갤러리 등 국내외 다수 단체전을 참여한 경험도 있다.



Uneasy Symbiosis


Uneasy Symbiosis

남편과 첫 해외생활 중 거대 독거미에 대한 경험은 처음 작가에게 큰 충격과 공포었다. 


Uneasy Symbiosis

거미의 존재로 인해 작가가 가장 크게 느낀 감정은 불안이었다. 이는 이질적인 존재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였다. 하지만 작가의 감정과는 달리 거미를 온전히 쫓아낼 수 없었고, 그렇게 불안한 공생을 이어나가야 했다.


전시 내부 모습


Uneasy Symbiosis

그러나 불안한 공생에는 불안함만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Uneasy Symbiosis #20-1, 91x91cm, Mixed media on canvas, 2020

이후 작가는 거미를 자세히 관찰하며 관습적 아름다움과 다른 거미에게서 묘한 매력을 느낀다. 


Uneasy Symbiosis

작가는 거미의 다리가 형태학적으로 갖춘 현대적인 미와 복잡한 거미줄 속에 사는 거미의 삶에서 다양한 이해관계로 얽힌 현대인의 모습을 발견한다. 


Uneasy Symbiosis

이질적인 생명체를 향한 관심, 공생 등의 이야기가 메타포의 이미지로 다루어졌다.


Uneasy Symbiosis

코로나 상황으로 두렵고 불안하지만 공생을 이어나가는 지금 시기에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작가 노트

오래 전 집 앞 창문 앞에 붙어있던 거미는 나의 감각에 몇 초 동안 전율을 선사했던 거대거미 Tarantula였다. 거미의 나라라고 불러도 부족하지 않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살았던 경험은 이렇게 어디서든 여러 가지 종류의 거미와 일상에서 만나게 해주었다. 도시의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 있던 내게 그들은 더더욱 이질적이고 생소했으며 생활 속에서 혹시 독을 갖은 거미를 만날 까봐 늘 신경 쓰이고 집 안 구석구석에 늘어져 있는 거미줄은 나의 게으름을 반영 하는 것 같아 불쾌하고 귀찮은 존재였다. 그러나 아무리 부지런히 걷어내도 거미줄을 치는 거미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부터 그냥 그 존재들과 공생하기 시작했다. 그런 후에야 비로소 그들이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 했다. 독이 있는 거미는 극소수이고 대부분의 거미는 해충을 잡아먹는 익충이라는 걸로 일단 그들을 같은 공간에서 인정했다.

내게 거미라는 생명체에 대한 관심은 그렇게 시작 되었고 그렇게 귀찮게 여기던 거미줄의 신비로움에 빠져들게 되었다. 8개의 흐느적대는 다리로도 모자라 거미의 또 다른 몸이기도 한 거미줄로 끝도 없이 실을 뽑아내는 모습은 다분히 그 자체만으로도 표현적 이었다. 그렇게 거미는 언제나 내 작업 속에서 내가 표현 하고자 하는 메타포의 이미지로 등장한다.

2020년이 시작되고 뜻하지 않았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는 지금 각자의 위치에서 거리를 두며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저마다 일상을 행하고 있지만 예전과 같지 않은 일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내가 처음 거대 거미 Tarantula와 맞닥뜨렸을 때도 상대의 존재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두렵고 불안 했다. 그러나 우리는 한 공간에 공존하게 되었다. 그것이 싫든 좋든…. 불안한 공생에는 불안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된다. 이질적이지만 그냥 상대를 인정하며 나의 공간과 일상을 유지하는 현명한 공생이 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의 숙명 아닐까 생각해본다.

조은정 연구원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