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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옥: Life Ⅲ : Eternal Love》, 키미아트

객원연구원



백미옥 개인전 《Life Ⅲ : Eternal Love》

2021.08.17-2022.01.22
키미아트 
월요일-일요일(1층 10:30-19:00/2층 10:30-22:30)



전시 입구



  키미아트에서 내년 1월 22일까지 백미옥 개인전 《Life Ⅲ : Eternal Love》을 만나볼 수 있다. 키미아트는 2003년 개관하여 연례공모 프로그램인 ‘KIMI For You’를 진행해왔으며, 이를 통해 선정된 작가들로만 연간 전시를 구성하고 있다. 그 중 개인전을 진행할 작가를 별도 선정하여 전시를 기획하는데, 이번 백미옥 작가의 개인전도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전시 전경(1층)



전시 전경(1층)



전시 전경(1층)



  백미옥 작가가 선보이는 전시의 제목에는 ‘Eternal Love’가 등장한다. 상실과 애도, 죽음 그리고 그 속에서의 끝없는 사랑이 작가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이다. 작가는 어머니의 영면(永眠)을 겪고, 스스로 병마와 싸우는 나날들을 극복했던 경험을 자신의 예술적 상황과 연결시킨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시간적 영원성과 공간의 무한함에 대한 질문을 시도하며, 우리가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영적 성찰을 이어간다.




백미옥, <Life Ⅲ>(두 작품 모두 제목 동일)



백미옥, <Life Ⅲ>(두 작품 모두 제목 동일)



  그 결과로써 드러난 작품은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상당한 레이어가 겹쳐진 모습이다. 먼저, ‘Life’시리즈(2002~2004를 살펴보자. 작가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캔버스 위에 여러 겹으로 바탕색을 쌓고, 형상을 채색한 뒤, 점을 찍어나가듯 전체 화면을 덮거나 긁어내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한다. 여기서 쌓인 지층은 삶과 시간의 지층을 의미하며, 표면의 마티에르나 스크래치는 삶의 흔적 또는 상처를 뜻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단색조로 그 위를 덧칠한다. 아크릴 물감을 물에 푼 뒤, 그 위에 떠오르는 투명한 부분을 채취하여 일종의 반투명한 안료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자면, 투명한 막 뒤로 작품의 굴곡과 생채기를 머금은 표면을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고요해보이지만, 마치 유기체와 같은 생명의 움직임이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서 온다.    




백미옥, <Life Ⅲ-숨겨진 삶>



백미옥, <Life Ⅰ>



   또한 작가의 그림에서는 청, 적, 황, 흑, 백색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동양적 사유가 담긴 오방(五方)색과 연관성을 지닌다. 동양에서 오방색은 우주를 상징하는데, 이것이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속에서의 애환과 사랑이라는 작가의 주제의식과 더불어 작품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 그렇게 삶과 우주를 그린 ‘Life’를 따라가다 보면 1층 전시실 마지막 공간을 장식하고 있는 색색의 광목 천 두루마리와 마주하게 된다. 흰색, 노란색, 빨간색 등의 두루마리가 세워져있고 그 옆으로 청색 두루마리가 천장에서 바닥까지 길게 늘어져 있다. 이는 망자의 영혼을 저승으로 천도하는 의식적 행위이자, 죽음을 염두에 두고 현재를 살아가는 것에 대한 가치를 은유한 것이다. ‘Life’시리즈와 같이 오방색이 주를 이루며, 실제로 한국 전통의 무속신앙과 민속학에 많은 관심을 지니고 있는 작가의 동양 사상에 대한 사유가 녹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시 전경(2층) 




전시 전경(2층)



  결국, 작가의 작품은 가시적이지 않지만 인간의 감성과 감정이 ‘어떤 원초적인 힘’에 의해 작동된다는 것을 탐구하고자하였으며, 동양적 사유와 감수성에 바탕을 두며 인간의 삶과 우주의 원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편, 키미아트 2층에서는 곽동준 작가의 개인전이 진행 중이었는데, 곳곳에 백미옥 작가의 작품들과 함께 배치되어 있었다. 곽동준은 유리의 접합과 연마를 반복하며 작품을 구현하는 작가이다. 유리의 접합으로 생긴 선이 보여주는 내부의 율동감과, 반복된 연마로 만들어진 매끄러운 표면이 합쳐져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작품을 선보인다. 고요함 속의 기운이 느껴진다는 점에서 백미옥 작가의 작품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윤란 rani75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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