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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딘스키, 말레비치&러시아 아방가르드 : 혁명의 예술》, 세종문화회관미술관

객원연구원

칸딘스키, 말레비치&러시아 아방가르드 : 혁명의 예술
2021.12.31.-2022.04.17.
세종문화회관미술관


입구 포토존

  세종문화회관미술관에서 《칸딘스키, 말레비치&러시아 아방가르드 : 혁명의 예술展》이 2021년 12월 31일부터 2022 4월 17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초 러시아 혁명 당시 ‘미술의 혁명’을 일으킨 아방가르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칸딘스키, 말레비치, 로드첸코 등의 유명 작가의 회화 또한 포함되어 있다. 본 전시의 기자간담회 및 전시투어는 2021년 1월 5일 오후 5시에서 6시 30분까지 진행되었다. 




해당 전시의 기자간담회에서 이훈석 큐레이터가 시회를 맡았다.

   먼저 기자간담회는 2명의 예술감독 김영호 교수와 러시아의 안드레이 마르티노프, 2명의 큐레이터 황규진과 이홍석을 주축으로 이루어졌다. 간략한 전시 기획팀의 소개가 있은 후에는 김영호 교수가 전시 기획 의도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김영호 교수가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를 전하고 있다.

  “2021 서울에서 주목할 만한 러시아 미술 전시 2개는 《칸딘스키, 말레비치&러시아 아방가르드 : 혁명의 예술展》과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러시아 이콘 : 어둠을 밝히는 빛》이다. 두 전시는 긴밀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20세기 러시아 작가들은 러시아 정교회의 이콘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따라서 이번 겨울은 ‘러시아 시즌’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라는 말을 남긴 김영호 교수는 본격적으로 이번 전시의 의의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번 전시가 가지는 첫 번째 의의는 그동안 서유럽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근대미술의 지평을 러시아를 포함한 비서구권으로 넓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며, 두 번째는 정치와 이데올로기를 넘어 인류 보편의 진리를 탐구했던 20세기 러시아 아방가르드 작품의 정신이 관람객에게 전달되기를 소망하는 데 있다. 20세기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1910-1920년대를 아우르는 러시아의 예술경향을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단어이다. 격변기의 예술가들이 새로운 시대를 꿈꾸며 어떻게 현실의 변화에 동참했는지 살펴보기를 바란다.”

  김영호 교수가 기획의도를 밝힌 후, 질의응답 순서가 진행되었다. 이어지는 내용에서 질문은 Q로, 이에 대한 답변은 A로 표기하고자 한다. 

Q(기자) : 말레비치의 절대주의와 러시아 혁명의 상관관계를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
A(김영호) ; 말레비치의 절대주의의 핵심은 예술가로 하여금 눈에 보이는 형상을 그려내는 것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형상으로부터 이탈을 하면 또 다른 절대적인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말레비치는 러시아 이콘에서 영향을 받아 절대주의를 창출해냈습니다. 검정사각형은 이콘 속 예수의 모습입니다. 예수의 정신, 이데아, 절대미가 그대로 살아있다는 것이 그의 작품입니다. 이러한 예술이 레닌 집권 당시에는 새로운 미술로 칭송 받았지만, 스탈린 정권 이후에는 미술이 중앙정부에 의해 통제되고, 퇴폐미술 취급을 받았습니다. 말레비치는 러시아 혁명의 정신을 지지하는 것이지,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Q(기자) : 왜 우리가 지금 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에 주목해야 하는지, 그리고 여기서 한국의 동시대성을 찾아 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또한 전반적인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이번 전시를 통해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알고 싶습니다.
A(이훈석) : 러시아 아방가르드 작가의 생몰년도는 정확히 100년 전이며, 이들에게 100년 전의 MZ세대라는 별명을 붙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시 작가들은 현실의 어려움을 버텨가며 작품 활동을 하였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예술적 이상을 일구어 나간 모습, 그리고 당시에는 인정 받지 못했지만 큰 연관성을 지니고 있지 않은 한국에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게 되었다는 상황을 통해 한국 관람객들이 격려와 위로를 받았으면 합니다.

  이훈석 큐레이터의 답변에 김영호 교수가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A(김영호) : 지금은 ‘문명사적 전환기’입니다. 이때 한국 청년이 가져할 자세는 도전 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MZ세대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이를 예술로 표현하여 증거물을 남겼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배워야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번 전시는 비서구권 미술의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Q(기자) : 대규모 작품들이 4개의 러시아 미술관에서 오게 되었는데, 흔쾌히 러시아에서 협력한 이유가 있을까요?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A(안드레이 마르티노프) :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4-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국에서 러시아 아방가르드에 대한 학술회의가 있었던 때입니다. 5년 이라는 기간 동안 이 전시를 성사시키기 위해 힘써온 한국일보의 협력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번 전시 제목에는 2명의 작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짧게 활동했던 여러 작가의 작품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들의 작품은 순수예술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연결됩니다. 한국의 DDP를 만든 자하 하디드 또한 러시아아방가르드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 밖에도 서구의 여러 작가, 디자이너들을 봤을 때 그들이 러시아 아방가르드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시 관계자들이 포토존 촬영에 임하고 있다.

  질의응답이 끝나자, 전시 관계자와 참석 기자들은 전시 투어 시간을 가졌다. 전시 투어는 황규진 큐레이터의 안내로 진행되었다. 6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의 첫 번째 섹션 제목은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태동’이다. 새로운 시대에 유토피아의 꿈을 꾸었던 예술가들의 초기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첫 번째로 마주한 작품은 프세볼로트 울리아노프의 <붉은 말들>(1880-1940)이다. 러시아 이콘에서는 붉은 말이 세상을 변화시킨다고 여겨진다. 혁명의 태동기에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점묘화에 많은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는 사실 또한 파악된다. 이 밖에도 미하일 라리오노프의 <유대인 비너스>(1912), 나탈리야 곤차로바의 <추수꾼들>(1911)을 통해 러시아의 민속미술인 ‘루복’ 형식의 계승을 확인할 수 있다.


황규진 큐레이터가 전시 투어 안내를 맡았다.





프세볼로트 울리아노프, <붉은 말들>(1880-1940)



미하일 라리오노프, <유대인 비너스>(1912) 



나탈리야 곤차로바, <추수꾼들>(1911)



섹션 1 전시 전경

  섹션 2의 소제목은 ‘구상에서 추상으로’이다. 1910년대 중반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화두 중 하나는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는 것이었으며, 미술가들은 한 가시 시점에서는 보이지 않는 대상의 이면과 움직임, 시간의 흐름을 회화를 통해 드러내고자 하였다. 러시아 아방가르드 작가들은 입체주의와 미래주의 양식을 수용하고 융합하여 ‘입체미래주의’라는 흐름을 탄생시킨다. 이러한 양식을 이용하여, 블라디미르 베호테예프는 <투우>(1878-1971)라는 작품으로 투우에서 볼 수 있는 격렬한 움직임과 충돌을 화려한 색감과 함께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한편, 나데즈다 우달초바는 <부엌>(1886-1961)에서 부엌의 모습을 독특하게 표현해냈는데, 이러한 화풍은 스탈린의 등장 이후 멸시받으며 위기를 겪게 된다.



블라디미르 베호테예프, <투우>(1878-1971)


나데즈다 우달초바, <부엌>(1886-1961)


섹션2 전시 전경

 다음으로, 3섹션에서는 ‘러시아 아방가르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혁명기에 제작된 러시아 아방가르드 영화는 ‘예술적 관습과의 결별’이라는 키워드로 규정된다. 예술가들은 ‘기괴함’, ‘그로테스크’, ‘트릭’, ‘낯설게 하기’, ‘시공간의 카니발화’, ‘몽타주’ 등의 전략을 취하며 살아있는 인간의 다양한 얼굴들을 드러내고자 했다.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 감독의 <10월>(1927)을 비롯한 러시아 아방가르드 영화 10선을 해당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섹션3 전시 전경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 <10월>(1927)

  4섹션은 ‘추상회화의 등장’이라는 내용을 담는다. 칸딘스키의 표현주의적 추상과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추상이 우리를 기다린다. 칸딘스키의 표현주의적 추상은 세 단계를 거치며 전개되었는데, 이는 무의식적으로 떠오른 이미를 그린 ‘즉흥’, 현실의 대상을 형상화환 ‘인상’, 마지막으로 ‘즉흥’과 ‘인상’으로부터 얻은 형태와 색채, 이미지를 분석하여 재조합한 ‘구성’이다. 반면,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추상은 현실 세계의 이미지로부터 벗어나 기하학적 요소를 사용하는 순수 추상이다. 말레비치는 1915년 ‘절대주의’를 선언하였고, 이 선언은 로자노바, 페스텔, 센킨 등 많은 절대주의 추종자들을 양산하였다. 



섹션 4 전시 전경



바실리 칸딘스키, <즉흥>(1913)



바실리 칸딘스키, <즉흥No.4>(1909)



카지미르 말레비치, <절대주의>(1915)

  ‘구성회화의 귀환’아라는 소제목으로 시작하는 5섹션은 추상적 요소가 아닌 현실의 이미지를 통한 화면구성 실험을 진행한 ‘오브젝티비즘’ 작가의 작품들과, 1924년 스탈린 정권 이후 탄압을 받은 미술가들이 택했던 구상회화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또는 정치적 압력이 덜했던 포스터 디자인이나 일러스트 형식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섹션 5 전시 전경



알렉세이 레빈, <정물>(1915-1967)



나데즈다 우달초바, <추소바야, 저녁>(1928)



알렉산드로 티실레르, <장애인들의 시위>(1925)

  전시는 6섹션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된다. 이 공간에서는 ‘러시아 아방가르드와 디자인’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이후 러시아에서는 구성주의(구축주의)가 출현하게 되고, 해당 사조를 이끌었던 미술가들은 회화에서 벗어나 실용품과 건축을 아우르는 디자이너로 활동 영역을 넓혀간다. 26분의 영상 속에서 우리는 러시아 디자인의 역사를 짚어보고, 당시의 디자인이 현재 우리 시대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섹션 6 전시 전경

   한편, 이번 전시의 오디오 가이드는 ‘모범택시’의 다크 히어로로 많은 주목을 받은 이제훈이 맡았다. 다큐멘터리 내레이터로 활동하며 이미 목소리 전달력을 인정받은 그의 부드럽고 차분한 목소리를 따라 가다 보면,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움직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한 가지 이번 전시의 흥미로운 점은 관람객의 자유로운 작품 촬영이 허용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시 기획측은 대중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서 작품 계약 단계부터 섬세하게 고려했음을 밝혔다. 이 밖에도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체험활동지가 제공되고 관람객들에게 미션카드를 배포하는 등 다양한 체험을 유도하는 재미있는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다. 자세한 사항은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www.sejongpac.or.kr)


관람 시간 : 10:30~19:30(전시 기간 중 무휴/19시 마지막 티켓 발권)
주최 : 한국일보사, 코리아 타임스
협력 : 예카테린부르크 미술관, 니즈니 노브고로드 국립미술관, 
크라스노야르스크 수리코프 미술관, 연해주 국립미술관
후원 : 러시아연방 문화부, 주한 러시아대사관, 한국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출품 작가 및 작품 : 바실리 칸딘스키, 카지미르 말레비치, 알렉슨드르 로드첸코 등 49인의 작품 75점.


윤란 rani7510@naver.com
                                                                                                                                                                          동영상 : 김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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