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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철의 질문들-지평선이 없는 풍경》, 스페이스이수

객원연구원

《안규철의 질문들-지평선이 없는 풍경》

2024.8.23-2025.1.3

스페이스이수


간담회 시간 : 2024.11.5. 11:00

참여자 : 안규철

주최 : 이수그룹

주관 : 스페이스 포 컨템포러리 아트(유)


기자간담회 전경 


스페이스 이수에서 열린 이수그룹 주최, 스페이스 포 컨템포러리 아트 주관의 《안규철의 질문들 - 지평선이 없는 풍경》 전시 기자간담회에 참여했다. 이번 전시는 미술가 안규철이 지난 40년간 미술에서 품어온 질문들을 담은 신작 8점을 소개하는 자리로, 3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이다. 안규철은 일상적 사물과 공간에 내재된 삶의 이면을 드러내는 미술작업과 글쓰기를 병행해왔다.



간담회 시작 전, 안규철과 기자들이 모여있는 한 켠에서 전시 인터뷰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스페이스 이수에 들어서자 안규철 작가가 직접 기자들을 맞이하며 이번 전시를 위한 인터뷰 영상을 앞에 두고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모든 인원이 모이자 본격적으로 전시 관람이 시작되었다.


전시실 입구


이번 개인전의 부제 ‘지평선이 없는 풍경’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다. 지평선은 하늘과 땅을 나누는 경계를 일컫는 말이지만 그 선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고, 혹은 지평선 너머의 세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일 수도 있다. 안규철 작가는 지속적으로 실패와 공회전을 거듭하는 사회의 모습읋 주제로 다뤘다. 그리고 그 안에서 도달할 수 없는 이상적 유토피아를 찾아 헤매는 우리 자신을 이야기 한다.

이번 전시는 ‘지평선이 없는 풍경’ 속으로 들어가 예술가가 던지는 질문에 대해 관람자가 각자의 응답을 떠올리도록 제안한다.


<나선형의 벽>, 2024, 금속, DC모터, 센서, 제어장치, 300×300×240cm | 설치 작품 <나선형의 벽>을 중심으로 작품이 모여있다.


전시실의 무게감을 더하는 검정색 설치물은 관객이 접근하면 돌연 회전을 시작하며, 벽에서 나선형의 길이 나타난다. 그리고 길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듯 하다. 이는 영원히 중심에 도달할 수 없는 우리의 삶을 이야기한다. 블랙홀처럼 관객을 끌어당기지만 무색하게도 공회전을 반복하고, 다가가면 멀어지는 지평선과 같아 도달할 수 없는 유토피아를 의미한다. 



<예술로 가는 길>, 2024, 캔버스에 유채, 20점, 각 80×80cm


눈에 띄는 표지판 이미지를 차용하여 대비가 약한 색조의 유화로 20개의 표지판을 캔버스에 옮긴 <예술로 가는 길>은 예술작품을 가리키는 ‘안내 표지판’이라고 주장하는 그림으로 자신은 미술 작품이 아니며, 예술을 모르고, 예술과 오래 전에 헤어져서 이제는 예술이 어디 사는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캔버스 속 화살표는 방향, 경고, 순환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지며, 이는 혹시 화살표가 지시하는 캔버스 바깥에 예술이 있지 않을까라는 고민이 담겨있다.



<외국어로 된 열두 개의 잠언>, 2024, 캔버스에 유채, 12 점, 각 53×41cm


안규철은 작가가 좋아하는 외국 시인, 소설가, 화가들의 문장을 추려서 직접 캔버스에 적어냈다. 

문장은 영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중국어 간체 등 다양한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 이 의도는 자신의 언어를 떠나며 세계는 낯설고 이해할 수 없는 곳이라는 사실을 확인시키는 것에 있다. 이것은 그림인가 글인가, 이미지인가 텍스트인지 그 경계는 관객에게 달려있다고 말한다. 

이 작품을 소개하며 안규철은 평소 글쟁이냐, 그림쟁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는 얘기를 해 주었는데, 그때 “양손잡이처럼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린다. 서로 협업해서 그리는데 무엇이 문제냐.” 라고 답한다고 한다.


<점 습작>, 2024, 캔버스에 유채, 3점, 각 116.8×80.5cm 중 부분 | 오른쪽 맨 아래 점에 2024년 1월 16일 날짜가 표기되어 있다.


그는 ‘점’과 ‘선’에 온갖 관념적 의미들을 부여해도 예술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생각하며, 추상과 그 시대에 대한 반응을 겹치는 작업을 시도했다. ‘냉소적인 농담의 작업’ 이라고도 말하는 <점 습작>과 <선 습작>은 예술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기준의 자의성을 담고자, 점과 선을 캔버스에 그리고 명명하였다. 이는 미니멀리즘의 한계를 지적하고, 출구를 모색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 중 대표적으로 전시된 <점 습작> 중 하나는 세계각지 전쟁의 발발 일자를 표기했다.


<세 개의 수평선>, 2024, 캔버스에 유채, 3점, 각 91×65cm


어느 미숙한 화가가 수평선이 미세하게 기울어진 바다 그림을 그렸다고 가정에서 시작된 <세 개의 수평선>은 기울여진 수평선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대신 캔버스를 기울여서 걸거나, 전시장 바닥에 기울어진 램프를 설치하거나, 기울어진 그림을 원래 기울어진 그대로 전시하는 세 가지 수평선 그림의 변주로 표현되었다. 또한 작품들이 모여있는 전시실과 떨어진 위치와 따로 걸려 있는 점까지 사회와 미술에서 지속되어 온 고정된 사고나 관습에 대해 질문하는 전시에 맞닿아있는 작품으로 보여졌다.


이번 전시는 이듬해 1월 3일까지 진행되며 설치, 조각, 회화, 텍스트 등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미니멀리즘, 팝아트, 개념미술 작가부터 원로 작가, 모작 작가, 아마추어 작가 등 다양한 형태의 작가들이 참여한 단체전처럼 구성되어 마치 ‘여러 명의 안규철’이 제안하는 ‘의도된 실패들’을 체험하도록 한다. 또한, 추후에 다른 전시공간에서 ‘열두 명의 안규철’ 전시가 예정되어 있어 수 많은 안규철이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김승중 seungjung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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