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가옥: Art in Life, Life in Art

2024. 11. 15 – 2025. 05. 18

디뮤지엄

디뮤지엄(D MUSEUM)은 오는 15일부터 2025년 5월 18일까지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마스터 피스와 디자인 가구 컬렉션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 《취향가옥: Art in Life, Life in Art》를 성수동 디뮤지엄에서 개최한다. 디뮤지엄은 일상의 예술이 되는 미술관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의 예술적 가치를 찾아서 다양한 전시로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는 대림문화재단이 2006년부터 전개해온 ‘컬렉션’ 시리즈의 계보를 이어가는 기획 전시의 새로운 시작이자, 2015년 이래로 새롭고 독창적인 시도의 전시와 문화프로그램을 전해온 디뮤지엄의 개관 1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하는 전시이다. 우리 삶의 가장 가까운 공간인 집을 배경으로 저마다의 취향과 아이덴티티, 감각을 표현하는 컬렉션으로 가득 채워진 다섯 페르소나의 공간을 2~4층에 걸쳐 선보인다.  

13일에 진행된 미디어 데이에서 약 50분 가량의 전시투어를 통해 다양한 작품들을 보다 자세히 만나볼 수 있었다. 각기 다른 페르소나의 취향이 응축된 공간에서는 김환기, 박서보, 알렉산더 칼더, 파블로 피카소 등과 같은 거장 작가들의 마스터 피스 작품들부터 장 푸르베, 핀율 등의 디자인 가구에 이르기까지 70여 명의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작품 300여 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공간의 주체인 페르소나에 직업을 부여해 취향과 개성이 가득 담긴 작품들로 다섯 페르소나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고 있다. 

2층에 구현된 취향가옥의 첫 번째 집 스플릿 하우스에는 엄마와 아들의 상반된 두 취향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두 개의 입구로 분리된 집 중, 영상 감독으로 활동하며 대중문화의 관심을 둔 20대 아들의 미감이 오롯이 반영된 공간에서는 애니메이션 또는 그래픽적 스타일이 돋보이는 유 나가바, 아오카비 사야, 심래정, 코이치 야이리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어 티 소믈리에로 활동하며 단아한 미감이 깃든 작품을 수집하는 50대 어머니의 공간에는 이승조, 김환기, 박서보, 차우희, 곽철안과 같은 한국 거장들의 작품들과 코이치로 타카기, 타이드, 아츠시 카가와 같은 젊은 작가들의 위트 있는 작품들을 함께 집안 곳곳에 배치해 감각적이며 단아한 취향을 보여준다. 

3층에 위치한 두 번째 집 테라스 하우스는 자연과 건강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둔 30대 부부의 취향이 녹아든 공간이다. 거실과 침실공간에는 클로드 비알라, 이강소, 파블로 피카소 등의 세계적 거장들의 화려한 작품들로 배치해 공간 곳곳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다이닝 룸에는 역동적인 몸짓을 추상화한 서세옥의 작품이 중심에 자리해 시선을 압도하고,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테라스에는 아트 퍼니처와 도예 작품을 제작하는 로마넬리 부부의 가구와 오브제가 세이어 고메즈, 알폰소 곤잘레스 주니어의 회화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마지막으로 4층의 듀플렉스 하우스는 맥시멀한 취향을 바탕으로 폭넓은 스펙트럼의 작품을 수집하는 40대 남성 갤러리스트의 집으로 화이트 월과 복층으로 구성된 공간이다. 갤러리스트의 집인 만큼 갤러리를 통째로 집에 옮겨놓은 듯한 공간도 있다. 이 공간에서는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거실 중앙에는 최근 예술의전당에서 특별전을 개최한 하비에르 카예하의 거대한 입체 작품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가의 반려묘 미스터 귄터를 모티브로 한 작품들도 집안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알렉산더 칼더, 요시키 무라마츠, 코이치 사토 등 신예와 거장을 아우르는 작품들이 빈티지와 컨템포러리를 넘나들며 갤러리스트의 안목을 보여준다. 특히 기묘한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마리옹 팩, 로비 드 위 안토노 등의 작품들과 히로키 츠쿠다, 스티키몽거 등의 강렬한 색채 대비가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채우고 있다.

이번 《취향가옥: Art in Life, Life in Art》전은 팬데믹 이후 변화된 '집'이라는 공간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더 이상 일상적 생활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개인의 취향과 정체성이 깃든 하나의 전시장으로 진화한 현대의 주거 공간을 다섯 가지 페르소나를 통해 흥미롭게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공간들을 경험하며, 자신만의 공간에서 예술을 향유하는 새로운 방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300여 점에 이르는 다채로운 작품들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예술이 어떻게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심성연 tlatjddus00@naver.com